사이(間)에서 엿보기/길 위의 지나 간 이야기
지리산- 칠선계곡
레이지 데이지
2010. 6. 30. 04:38
칠선계곡은 천왕봉 정상에서 마천면 의탄까지
장장 18km에 걸쳐 7개의 폭포수와 33개소의 소가 펼쳐지는 대자원의 파노라마가
연출된다.
지리산자락 가운데 유독 여성을 상징하는 지명이 가장 많으면서도
들어가면 갈수록 골이 더욱 깊고 날카로운 칠선계곡은
그 험준함으로 인해 숱한 생명을 앗아가기도해 죽음의 골짜기로도 불릴 정도이다.
그래서 지리산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이
칠선계곡을 꼭 등반하고 싶어 하지만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칠선계곡의 총 연장은
18km이지만 등반코스는 추성동에서부터 천왕봉까지 14km이다.
추성동에서 시작되는 칠선계곡 등반로는
계곡등반의 위험성 때문에 상당 구간이 계곡과 동떨어져 있다.
이는 등산로를 벗어나서는 마음 놓고 발길을 둘 곳이 없을 정도의 험난한 산세 때문이다.
추성동에서 등산로를 따라 곧장 가면
칠선계곡에서 처음 만나게되는 용소를 놓치기 쉽다.
등산로에 용소가는 길을 표기해 놓았으나
등산로와 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계곡으로 거슬러 가면 5백여m 지점에 위치한
용소는 산신제를 지낼때 산돼지를 집어 넣는 곳으로 전해진다.
지리산 천왕봉 정상에서 일출을 보고 내려서면 겨울 해는 짧기만 했다.
계곡옆에서 작은 찻집을 차려 지나가는 길손들에게
휴식을 주었던 두메산골 찻집도 사라지고 없었다.
칠선계곡은 깊은 침묵속에 잠들어 있었다.
그러나 늘 겸손하지 않는 자에게는 목숨을 담보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