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 - 웬 생트집? -처용 아내1
웬 생트집?
-처용 아내1 / 정숙
가라히 네히라고예?
생사람 잡지마이소예,
달이 휘영청 청승 떨고 있지예
밤이 어서! 어서! 다구치미 깊어가지예
임카 마시려던 동동주 홀짝홀짝 술병이 혼자 다 비았지예
용광로 부글 부글 끓는 데 임은 안오시지예
긴 밤 지쳐 살풋 든 잠 , 찔레꽃 꺾어든
귀공자를 잠시 반긴 거 뿌인데예
웬 생트집예?
셔블 밝은 달 아래서
밤깊도록 기집 끼고 노닥거린 취기
의처증 된기라예?
사철 봄바람인 싸나이는 간음아이고
외로움에 속 골병 든 여편내
꿈 한 번 살짝 꾼기 죈가예? 예?
*가라히 : 다리,가랑이
*임카 : 임과
*셔블: 신라의 서울, 경주
거짓말 아이라 카이예 -처용아내 4 / 정숙
어마이 심이 쇠똥가리니 우짜니 카미
추키세우지마 마이소예.
몸뚱이는 커져 부풀었지만서도
서방님예, 지도예
바람이 흔드믄 간들간들카는 봄버들이라예.
실버들이라예.
기집이라 카이예.
다 커뿐 아아들 말 없지예,
새라도 붙잡고
지저귀민서예,
고 넓은 가슴에 기대
어링냥 부리보고 싶다 카이예,
내에 모린 척 피하시는 잘난 서방님,
정말 무심도 하시어라.
하 답답해서예,
저 못생긴 疫神이라도 부리고 싶다 카이예.
참말이라예.
거짓말 아이라 카이꺼네예.
갈비집에서
얄궂어라 ! -처용아내 7 / 정숙
참말로 죄송하데예.
친구들캉 갈비를 뜯다보이
사방이 다
여편네들 시상이라예.
찬 점심 잡숫고 기실 서방님을 생각했심더.
싸납게 뜯던 갈비가 고마 목구명에 걸리가
안넘어갈라 카데예. 참말이라예. 근데예
서방님은예,
방석집에 핀 꽃들에겐 그렇게 인심이 좋다데예?
애자시고 번 돈 마구 뗀지준다 카이 참말이라예?
얄궂어라 !
집에서는 고렇게 인색하신 양반네들이......
붉힌 얼굴로 큰소리 쳐 실쩍 넘어갈라 카지 마이소.
구렁이 담장 넘어가다 웃고 있심더.
지도 고집이 씨다카믄 씬 여자라예.
*기실: 계실
고마: 그만
방석집: 요정
애자시고: 애쓰며
뗀지주다: 던져주다
씨다: 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