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間)에서 엿보기/난민처럼 떠나는 여행

달리가 달리 보이고 아를은 아를이다(14)-콩9개의 여행

레이지 데이지 2009. 9. 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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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7일 여행 23일째 되는 토요일 비가 온다.


어제 무리 했는지 피곤하고 정신없이 7시까지 잤다.

교수님도 피곤하신지 얼굴이 푸석푸석해 보인다. 다들 뚱한 표정이다.

나는 달리는 꼭 보아야 한다고 했더니 교수님이 여자의 소원은 들어 주어야지

그냥 가면 평생 원망 할 것이라며 미술관으로 간다.

바르셀로나에서 피게라스까지  3~40분 소요한다. 입구에 타이어 대여섯 쌓아 놓은 위에

제우스 신 을 흉내 낸 모습으로 양 쪽으로 앉아 있다. 파레뜨를 든 모습, 뭔가

두루마리 편지를 읽은 모습이다. 빗속에 하얀 좌상을 보노라니 청승맞다.

달리는 신이나 절대 종교에 관해서  아킬레스가 있는지....

자신을 그렇게 희화적으로 종종 표현한다. 중학교 시절 녹아나는 시계를 보고

삶의 비현실성내지는 허망함을 인식했는데...그의 잡다한 오브젯을 보니 더욱 그렇다.

거침없이 하고 싶은 대로 살다 간 정말 자유로운 화가의 일생을 본다.

그의 그런 자유분방함이 초현실주의 대가가 됐으며 일반 대중에게는 미술은  심오하거나

엄청난 부르짖음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대중예술을 퍼뜨리게 했나 보다.

그는 이 미술관을 살아 있을 때 인수하여 목적을 갖고 미술관으로 꾸미고

2층 로비 바닥에 묘비를 남기고 자신의 관도 남겨 놓았다. 말하자면,

미술관이라고 하기 보다는 무덤인 것이다.

갈라는 아직 살아 있는지 죽어서 합장 했는지 알 수 없었다. 약간 궁금했었다.

갈라의 삶도 만만치 않았고...

그의 전남편 아뽀리네르 역시 달리하고의 우정을 지켰다고하니....

미술관 중앙에는 덜렁 벤츠가 있다. 동전을 넣으면 차 속에 비가 내린다.

비오는 날에 차 안에 있으며 비오는 것을 느껴 보라는 것일까...

비는 언제 어디서나 온다는 것일까....

오늘은 비가 오기에 굳이 그럴 필요는 없는 듯한데..

달걀이 얹어져 있는 미술관 외양도 특이하다.

미술관  옆에는 보석 디자이너로서 남긴 매우 특이한 장식품을 보관한

작은 화랑이 따로 설치되어 있다.

빨간 루비가 총총이 박혀 있는 모양이 섬찍하여 ‘히드라’ 인 줄 알았는데

글쎄 제목이 프쉬케 이라는데  얼른 연상이 안된다.

그럼 영화 ‘페드라’는 뭐야 라는 질문이 나온다.

‘죽어도 좋아’라는 부자집 젊은 후처와 전처소생 아들과의 묘한 관계를 표현한 영화라고

대답했다. 페드라 역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이지만 정확한 내용을

알 수는 없다. 다만. 그 영화의 남자 주인공이 잘생긴 안소니 퍼킨스

미국배우라는 것 밖에...

절벽을 향해 달려가는 빨간 포르세가 점으로 보이며 강렬한 음악이 나온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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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 그림을 보세요.)

 

 

스페인 동북부 그 유명한 자연 보호 구역은 교통상의 조건이 안 맞아

프랑스 국경을 바로 넘어간다고 하신다.


점심을 차속에서 빵으로 먹고 비를 제치고 다시 프랑스로 왔다.


저녁 늦게 숙소에 들어오면서 엄청 많은 고기를 샀다.

내일은 설날이다.

설날 떡국 끓여 먹을 계획으로 많은 떡국 떡을 가져 왔으나 곰팡이가 피어서

여행 초기에 얼른 다 먹었다. 해물 찌개라도 할려고 모듬 해물도 샀다.

다 들 잘 먹어야 하는데...엉터리 주방장의 소원이다.


다음날- 몸페리에 Mont-pelliet 아침에도 계속 비가 온다.

게릴라 비는 끝내 우리와 같이 할 예정인가보다.

작은 성안에 들어갔다. 볼 것도 없고....꾸질꾸질 하다.

비가 오니 다들 언제 장만 했는지 우산을 꺼낸다.

난 성능 좋은 고아텍스 방수 자켓을 입고 있어서 그리 불편함을 모른다.

허나, 보는 사람들은 천둥벌거숭이 다니는 모습처럼 보였나...

쏭쌤이 부담된다고 저리 떨어지라는 말이 왜 이렇게 속상한지...

그래도 애교 떨려고 깜찍하게 아..잉~~ 했더니  끔찍하게 보였는지 어이 없는 표정이다.

거기에다 돈 아끼지 말고 우산을 사라고까지 한다.

그냥 참으려고 하다가 .....

웬지 불괘해서 말도 없이 성당 안으로 들어가 예배를 봤다.

성모송을 부르는데 눈물이 나올려고 한다.

마침 일요일 이라...


나를 뭘로 본거야... 맹추로 아는게야... 늙은 아가씨라고 물로 본게야...

.......

볼 것도 없는 성 안을 돌아보다가 반대쪽으로 빠져서 되돌아 나오는데 시간이 걸린다.

이대로 그냥 나 혼자 사라졌으면.....

약속시간 훨씬 지나서 가니 차가 없다.

그냥 서 있으니 저 쪽에서 차가 온다. 주차 시간 때문에 돌았다고 하신다.


님스-Nimes 쯤 가니 비가 수그리 한다.


움직이기 싫어서 아를에 왔다고 해도 그냥 차 속에 있었다.

현석이가 누나 아를이야... 아를에 왔다니까...

처음엔 바로 그 고호의 아를인지 몰랐다.


상호하고 윤정하고 그냥 차 옆에서 두런 두런 대고 있는데

상호가 고흐와 고갱의 우정에 대해서 얘기하니... 난 깜짝 놀라며

여기가 바로 그 아를이야...

밤의까페가 있는 그곳이야...

별이 빛나는 밤에 외로움에 몸부림치던 그 곳이야...


교수님은 그냥 카페에서 커피 마시는데 그 동네가 고흐가 살던 동네라는

한 노인네의 설명을 듣고 아는데 어디에 뭐가 있느냐 물어 보셨다고 한다.


잠시 착각하여- 오베르교회가 있는 줄 알고...- 헤매다가 겨우 

아를의 다리와 빨래하는 여인

이라는 그림이 걸려 있는 수로에 다다르다.

이 역사적인 곳에서 점심을 먹자고 하여

약간 떨어진 곳에서 버너를 피우고 물을 끓여 점심을 준비 하는데

커다란 관광버스가 오더니 한 떼의 사람들을 쏟아낸다. 가이드인지 젊은 남자가

손짓을 하며 말을 하는 듯 보인다.

멀리서 바라보아도 구도가 어떻고 이 자리가 그림을 그린 위치 라는둥...

하는 말이 들리는 듯하다.

한 남자가 캠코더를 우리 쪽으로 계속 줄창 끈질기게 향하고 있다.

가뜩이나 기분이 안 좋은데...저것이 미티나 하는 생각에

사진기가 중국어로 뭐라고 하드라 생각하며 그쪽으로 갔다. 워ㅔ이 니 하오 인사부텨 하고

항의하고 왔더니- 소리를 있는 대로 질러가며 우리엄마가 일명 ‘개짖기’라고 이름붙은

고함을 마구 지르고 왔다. (이 행위가 더 쪽 팔렸다)- 속이 시원하다.

그들은 대만에서 왔다고 하는데...

난 중국 본토에서 왔다고 했지만 한국 사람인걸 알 것이다.

동쪽에서 매 맞고 서쪽에서 뭐한다고.......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매우 작고 한적한 작은 마을인데 세잔이나 인상파 화가들이

한때 이곳에서 작품활동을 했다는 설명이 있다. 깨끗하고

고대 로마 시대의 콜로세움이 완벽한 모습으로 있고, 신전 터도 있으며

고린토 스타일 기둥이 두 개가 마을 어귀에 떠억 버티고 있다.

아까의 그 팀들을 다시 만났다.

사람들은 나를 보고 인사하고 캠코더 주인은 나를 슬슬 피한다.

나도 그들을 슬슬 피한다.


저녁 늦게 니스(그 곳이 니스 인지 잘 모르겠다) 시내를 슬쩍 돌아보고

바로 아비뇽으로 들어왔다.


 

저녁거리를 준비하고 뭐 때문인지 자리를 잠시 비운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지

우리들끼리도 분위기가 이상하다.

아무거나 잘 먹는 사람들이 고기를 볶아 놓았는데도 밥을 먹으러 오지 않는다.

거기에 모녀은 느닷없이 내게 다구 친다. 만약에 내가 돈을 잃어버리면

운명이려니 하며 가만히 있을 것이냐고....

내 성질에 그냥 조용히 안 넘어 갈 것이라 하는데...

내 성질이 뭐 막무가내인가. 그건 나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 손실을 공동 책임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했다.

그 문제는 교수님이 결정 내리는 대로 따라 갈 것이지만 내 생각은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돈 때문에 그렇게 흥분하냐고 물어 보니

우리가 방을 3개를 계속 사용하니 경비 절감 하기위해 2개로 줄이자고 교수님께 말 했더니

상호가 동생이 모녀하고는 방을 같이 쓸 수가 없다고 말해서 여태 방을 3개 썼다고

말 했단다. 우리들의 불편한 관계가 노골적으로 만 천하에 드러났다.

모녀가 방 2개로 줄이자는 의도는 경비를 아껴서 자기의 손실을 만회 하려는 의도도

들어 있는 듯싶다.

휘슬러 밥통도 사고 싶고.. 파리에 들어가면 쇼핑도 하고 싶고 ...

뭘 그렇게 하고 싶은지...

그렇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으면 저녁밥이라도 다 먹은 후에 얘기 할 것이지...

교수님도 겨우 몇 수저 뜨시고 일어나신다.

나도 밥맛이 없다.


그렇잖아도 상호하고 방 때문에 얘기하다 들어왔는데...

상호보고 교수님에게 방두개 사용하자고 먼저 말씀 드리라고 일러 주었는데...

 

뭔가 시간적으로 맞지 않았다.


아까 낮에 그냥 길을 잃어버리고  나 혼자 파리로 돌아 갈 것을.....

콩 9개인가... 난 몆 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