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지 데이지 2020. 3. 28. 15:27



오늘 3월28일(음력 3월5일).
춘-봄은 절정이다. 4월 한 달 잘 견디면 여름이다.

옛날에는 5월 중순까지 내복입고 지내다 어느날 목깐하고 반팔입었다.

올해는 바이러스속에서도 잔혹한 봄 꽃 피우기이다.
그리고 윤사월이 들어있다.
잔인한 계절 4월이 두번씩이나!
그럼 시 두편을 소리내어 읊는다.

'봄은 고양이로소이다'/ 이장희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윤사월 / 박목월

송화 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 집
눈 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 대이고
엿듣고 있다.

....(1946)

- 송화가루 : 후각과 시각(노랑)을 동시에 드러내주는 시어로 늦봄 초여름 시절을 보여준다.

- 외딴 봉우리, 외딴 집 에 있는 눈 먼 처녀의 비극적 이미지(외로움, 답답함 등)를 나타내주는 배경으로
비애와 적막함을 보여준다. 적막 강산 속에 있다.

- 꾀꼬리는 계절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전령사의 모습이니 분명코 초여름이다. 게다가하루 해가 길다고 울어대는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는데, 뭔가에 대한 애틋함이나 설레임이 없는것처럼 볼 수 있는것은 그런 척 하는거다. 꾀꼬리는 짝을 찾으려는 자기현시소리처럼 처자의 마음도 그러하지 않을까!!

- 눈이 멀어서 아름다운 세계로부터 격리되어 산속 외딴 집에 갇혀 있을 수밖에 없는, 바깥 세상의 아름다움이 너무도 그립지만, 그것을 맛볼 수 없는 불행한, 내면적 설움과 고뇌의 소유자인 젊은처녀.
바깥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야 하는 눈 먼 처녀의 바깥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설레임과 그리움이 담긴 모습이다.

보지 못하는 처녀가 듣는 것으로라도 외부 세계와 봄을 느끼고 싶어하는 모습이라고 할까.

우리 모두 물리적 거리두기로 이 봄을 엿보듯이 몰래 몰래 야합하듯 보내야 한다.

페북 친구가 ...
<
The Spring Is A Cat
On a cat’s fur soft as pollen,
The mild Spring’s fragrance lingers.

In a cat’s eyes round as golden bells,
The mad Spring’s flame glows.

On a cat’s gently closed lips,
The soft Springs’ drowsiness lies.

On a cat’s sharp whiskers,
The green Spring’s life dances.

Jang Hi Lee
translated Chang Soo Ko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