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지 데이지 2020. 12. 16. 23:52

 

<오늘은 무엇을 하였다. #28_욕심이 과도 했다>

오늘 하루, 어떤일이 있었나요? 묻는다면!!

많이 추웠다.
하얼빈의 그날밤 그 싸락눈이 생각났다.
안 보이는 순한 칼날이 바늘처럼 찔러대는  그런  밤의 기온이었다.

별로 하는 일 없이 놀다가  문득 지인이 김치 가져가라는 약속이 생각이 났다.  확인전화도 안하고  중무장하고 나갔다.
동작역을 지나는데 겨울저녁 해너미가 애잔하다.

난 겨울의 이 시간대에는 어디 동굴이나 다락방에서 지냈으믄한다.  쓸쓸하고 허망하고 마음을 뒤숭둥하게 한다.


헐,
그녀는 이미 퇴근했다고!!!
순간 망설였다. 연락할까 말까...삶은 전부 선택인듯싶다.
할까말까
이럴까 저럴까...

졸지에 까마귀 우는 새된 기분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결국은 김치을 받아 왔다. 논현역4번 출구에서 보따리를 지닌 그녀를 만나서 추위때문에 긴말도 못하고 얼른 되돌아왔다.

전철속에서 마구 졸다가 여기가 어디냐고 놀래서 물어보고 가까스레 내렸다. 퇴근시간이라 엄청 사람이 많다.

공릉천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바람도 없이 콧속이 찡하다.
신호등 건널목 할머니 순대국집에서  또 망설인다.
순대국에는 소주인데
그냥 가자. 집에서 밥먹자.

집에 오자마자 보자기를 열어 김치를 보니
조선배추로 얌전하게 담겨져 있고 시제 먹는것으로 익은김치를 따로 주었다. 고마운 심정을 이 어찌 다 말로 표현한다는것인지...

총 2시간 30여분 외출에 치유하지못했던 까말까병이 도진 상태로  들어왔다. 간만에 짱한 추위와 옛날생각이 버물려져 약간의 센치한 느낌도 있다.


싱어게인_위 올 하이 47호+55호
https://youtu.be/D7wtDIiQ_FA
....
맑은 밤하늘엔 별이 편안히들 웃고 있어
저렇게 나도 한번 웃어 봤으면
어둠속에 비치는 건 흐르는 나의 눈물
차가운 추억이 훌쩍 뒤로 감추네
(그리운건 다 내 잘못이야
잊힐줄만 알았는데 이렇게
생각이 다시 날걸
그땐 알수 없었어)

 

지난 일요일 우인선을 타고 가면서 ...무인2량 전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