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피는 꽃/나는 나

<수도계량기가 얼다.>

레이지 데이지 2021. 12. 27. 06:28


난방을 왕왕하는데도 베란다쪽은 서늘하다.
밤에 일어나 화장실 갔는데 찬 물이 안 나온다.
아차...엊저녁에 들어와서 물을 안틀어놓았더니 그만 계량기가 얼었나보다. 온수는 싱크대에서 계속 떨어지게 했더니 잘 나오고 있고

매년 겨울마다 이런 과정을 겪는데 참담한 심정이다.
관리를 잘 못하고 사는것 같다.
얼만큼 더 살아야 담담하게 대처하며 사는것인지..
덕분에 잠이 달아나서 괜히 집안 이곳저곳 들 쑤시며 들여다 보면서 쓸데없는 물건과 활자로 물든 종이조박지들이 넘치고  넘치는구나 싶다. 

주변에 절친 지인도 별로 없는 그나마  조차에서도 소원한 관계가 생각나고 그래도 관계개선할 생각은 안든다.

개와 고양이 차이점을 생각하다.
강아지는 아흔아홉번 구박하다가 딱 한 번 돌봐주어도 바로 그

한 번 때문에 목숨을 받쳐 개집사를 살려준다는데, 나 자신이 개처럼 사는것은 아닐까?

고양이는 항상 쓰담아 주고 늘 잘 챙겨주다가 딱 한번 것도 때린것도 아니고 모라했더니 손등을 할키고 내뺀다. 주변의 자잘한 삶의 과정들이 아차하면 뒷통수를 치고 마음에 생채기 내는것과 같다.

얼어터진 계량기야 고치면 그만인데 오만가지 잡 생각으로 잠은 못자고 있다. 이로인해 마음도 춥다. 그래서 깜깜한 새벽에  따뜻한 생각을 할려고 궁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