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지 데이지 2023. 3. 30. 12:48

어제. 막수일이었따.

잡다한 가사일이 있는데도 처리도 못하고 영화를 보러갔다. 잠시 숨고싶었다. 머릿속에는 필요한것과 해야할것 등등 산적해 있다.

노원 더숲은 작은 소극장이다.
카페와 책이 있다. 이런 곳은 처음이다. 게다가 하루종일 어금니를 앙다물고 있어서 말을 할려고 하면 버벅 버펄링이 생긴다. 현장구매를 하는데 좌석지정에 엄한곳을 누르고 있다.  그냥 말로 하면 될것을...어딘가 모자라는 사람으로 보든지 말든지...

상영시간이 있어서 산적되어 있는 자잘한 가사일을 보고 영화보러갔는데 그래도 30분이 남는다. 볼 책을 골라서 첫 페이지에 "삶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느낄때" 글이 써 있다. 잠시 눈감고 생각하는데 이건 볼려고 하는 영화 주제같구나 했다.

영화는 연극적인 구성이다. 게이였던 아버지와 딸. 그리고 남자친구의 여동생. 잠깐나오는 아내. 남자친구의 환생이듯 나오는 날라리선교사. 총5명과 살아있음을 알리는 피자 배달부의 목소리.

거대비만으로 울혈성심장병으로 죽어가는 찰리가 외치는 말은 "내 인생에서 제대로 한, 딱 한가지라도 있었으면 해" 소리치며
울먹인다.

영화가 끝나도 아무도 안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