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피는 꽃/나는 나

평범한 세계속에서

레이지 데이지 2023. 6. 7. 19:02

<平凡的世界-평범한 일상의 하루>

지난툐욜(3일)
우리  집안 - 곽씨네에서 2번째 잔치가 있었다.  앗, 시집간 곽씨 큰딸네까지 치면 3번째 잔치로 전부 시집을 보냈다.

첫번째는 이모로서 모 해줄것이 없었다.
그들이 알아서 잘하고 있다. 그때는 나의 엄마가 가신지 얼마 안된 불과 3개월이어서 나는 천지분간을 못하는 바로 그 시절이었다. 다행히 그나마 경제가 넉넉했던 때이고 외 할머니가 계셨다면 좀 더 신경을 썼을 것 이라 는 생각에 두툼한 부조를 계좌로 쐈다.
그 여파를 가끔 지금껏 받고 있다. 부조는 댓가를 바라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리 잘 해주니 그건 너희들이 잘 살아서이다.

두번째는 코로나 시절에 행사를 치렀다.
무엇보다 가정사에서 여인네 암투-시뉘(나)와 올케(오빠의 부인) 관계가 아주 좋지않고 냉담이 아닌 완전 절연하고 있었다.  
다른 종형제들은 모두 갔어도 나는 못갔다. 안갔다. 그래도 부조는 했다. 그리고 인사가 (고모 대접이 허술하다고) 없다고 지금껏 가끔 주사처럼 읊는다.
그렇게 살믄 안돼.
나만 잘하고 살자.

세번째가 지금이었다.
시절이 좋아진데다 나의 노년기 삶에서 의지 를 많이 주고 받는 손아래 올케 덕분에 지대한 관심을 표현해야만 했었다. 사전 모임도 2차 3차 했다. 이번에는 드레스코드를 한복이라고 지정한다. 임대한복도 한 가격한다는데 그럼 나는 불참이라고 했다. 강요는 아니라고 하며 조율 하더니 깔끔(?)하게 하고 오라고  되려 나에게 찬조...예단을 한다.  부담 백만배 였다 나도 성의를 보이고 그들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기에 드러나지 않은 잠재력을 드러내 보였다. 옛날 능력발휘를 할려고 동대문 시장에서 린넨원단을 끊어서 약간 개량한복 분위기로 치마바지와 속 저고리와 겉옷을 2박3일 동안 만들었다.

느낌 좋다고 칭송을 자자하게 듣고 기분도 좋았지만 맥주는 전혀 못했다. 옷이 사람을 만드는지 어쩐지 입 꼭 다물고 우아새를 뿜뿜 하느랴 하루가 피곤하였다. 이런 사람이 아닌데 쓸데없이 왜 긴장을 해서 동생친구, 올케 친구, 사촌들 얼굴 기억을 잘 못하고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미소만 남발했다.
피로연 부페 음식도 제대로 못 먹었다. 잔치는 국수라는데 못 먹고 회초밥도 밥이 맛없고 문어 다리 두쪽 겨우 먹고 2차로 구운고기로 방향을 트니 줄이 길다. 그래도 잘 따라붙어서 8쪽을 접시에 올리니 얼마 안 남아서 2쪽을 도로 내려놓고 소스를 담았다. 이 소스가 희안하게 맛나서 모야? 조카에게 물으니 겨자씨라고 한다. 그 소스로 다시 참치와 무슨 회를 갖다가 먹었다.

잔치에는 먹는것이 잘 나와야 그 잔치 잘됐다고 한다.
옛날 같으면 똥그랑전과 홍어무침, 뼈오징어숙회, 누른머리고기를 먹는데 이 삼성동 00호텔부페가 망쳤다.

동생이 집근처에서 모이자고 성화를 부려서 어쩔 수 없이 잘가는 맥주집에서 먹태와병맥을 한잔하며 딸을 보내는 아빠의 심정을 도닥여 줬다. 요즘은 주례없이 신랑아버지가 성혼 서약하고 신부아버지가 '덕담'으로 잘 살라고 한다고 한다. 동생은 자기가 쓰고 연습은 없고 5분에 맞추었다고 한다. 난 "잘한다 신부아버지 박수치며 훌륭하다 내동생"  할려다 참았다고 하니 모두 잘 참았다고 웃는다. 예식도중에 웃음이 남발하면 너무 가볍다나...게다가 장모가 노래하고 사돈이 춤추고 하는 예능은 옳지 않다고 입을 모운다. 고지식한 꼰대들.

집에 돌아와서 바로 기절상태처럼 깊은 잠에 들어갔다.
눈뜨니 새벽 3시.
그렇지. 시고르논네처럼 조금일찍 잠들면 이 시간에 깨어서 화장실가고 물먹고 사래 긴 밭 도 없이 하릴없이 넋놓고 있다가 아침 나절 에 다시 스르르 깊은 잠을 잔다. 그렇게 하루하루 평범한 일상만 내게 남아 있다.




그리고 일요일 오후. 오래된 약속을 깜박하고 있다가 서둘러 천변으로 나갔다.

몇 년전에 페친을 우연하게 천변풍경에서 만났다. 한참 얘기하다보니 국민학교선배.
궂이 국민학교라는 왜색용어를 쓰는 이유는
그 때 그 시절에는 그렇게 사용하고 그렇게 배우고 졸업 했기 때문이다. 요즘은 초등학교 라고 한다지.

그가 서울 생활정리하고 도로 마다카스카르 로 간다고 해서 어제 5일 만나기로 했다.
확정된 날짜는 없지만 6월안에 간다고 하니 잘가라.
사업 아이디어도 탄탄하니 걱정이 안된다.

그는 코로나시절 생존확률  4 %까지 갔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게다가 요즘에는 얼굴에 살도 붙었다.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데 버스킹을 한다.
일요일은 없었는데...
이곳 사장님이 카수를 초대했나 싶었다.
그런 여유가 없을텐데...

매우 낯이 익는 분들이 컨추리+올드 팝송을 한다. 감미롭고 듣기가 아주 부드럽다.

중.고시절로 돌아간듯 하다.
추억속의 팝송은 나에게는 영어과외 교재 였던 시절이었다.  라지오에 그 라지오보다 더 큰 밧데리를 고무줄로 엮어서 항시 듣던 그 시절로 잠시 갔다.

흐흐...렛츠스우스트어게인...몸을 흔들고 발바닥을 비벼야 하는데..
https://youtu.be/rJz2-W1HM6U

일요일 오후 특별한 일 없으면 정릉천변에서 나른한 시간을 즐겨봄도 조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