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지 데이지 2024. 2. 18. 22:28

1월의 마지막 날 31일
-24년도 첫번째 막수일.

조용하게 집에 있으려 했다. 몬가 찾고 정리하고...눈에 안 보여  뒤집고 책을 다 털어보고 속이 터질듯해서 영화보러 나갈려했다. 아...것도 대문을 두 번 씩이나 열었다가 닫았다.

결국 2시 40분 cgv는 못 보고
3시20분 롯데시네마 갔더니 막수 할인이 안된다고 한다. 막수50프로 할인은 오후꺼가 된다고? 모시라...
그럼 안한다고 환불원정대 노래 하며 나와서 걸었다.

노원에서 중계->하계->월계 ->집.
중계 북서울 미술관은 별로였다.

앗...cgv가 보여서 휘리릭 가기로 한다. 이런 이곳은 8시 타임이 있어서 급 부리 나케 갔더니 오후 8시 타임에는  어떤 모임에서 전부 전관을 예매했단다. 완전매진!!
그래서 이런 법은 없으니 책임지라고 했다. 인터넷 검색에 완전매진이란 말도 없고 이러면 소비자 고발 조치 한다며  막 소리 지르려고 숨을  크게 쉬는데 매니저가 급 달려 나와서 사과를 하며 양해 해달라고 한다.

그럼 오늘 가격으로 내일 보러오게 해달라고 했더니 절대 안되니 여기서 표를 끊어서 지금 5시 하계 cgv에서 하니 그곳에서 보라고 한다. 길만 건너가면 된다고 한다.

순간 더 잘됐다 싶지만.
- 시설이 똑같아요?
- 그럼요.

외계+인 2부 보기 힘들었지만 SF로서 잘 만든 사랑이야기같다.
고려시대에서 얼떨결에 현대로 오게 된 어리버리 두 신선이 가장 먼저 하는 말인 "이성계가 왕이 됐나?" 런닝머쉰화면에 나오는 요괴에 대한 행동은 웃음이 나오게 하는 영화적 요소였다.

무륵은 ("내 안에 있었던 게 없으면 난 아무것도 아닌데…")
이안이 ("네 안에 뭐가 들어있든 너는 그냥 너야")  유머와 사유를 오가는 대사들로  재미는 증가하고 있다.

특히 "뜰 앞에 잣나무가 하필이면 왜 있었을까 라는 말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인물들 사이를 관통하는 의미 있는 대사로 서사를 우연으로 가장한 인연을 강조하는듯 했다. 하필이면 왜?

무륵이가 불안정하게 연결된 시간축을 통해서 이안을 찾으러 숭례문으로 나왔다.  "택씨~~"... 사랑을 찾아서

과거를 보니 최소 한 달에 한 번은 일반 극장에서 영화를 본듯 하다.

앞으로 없어질 풍속은 극장인듯 하다.

어릴 적 추억이 흠뻑 깃든 마포극장은 이미 사라지고 무슨 대학교 동문회관으로 변했다.

그때는 TV가 없고 귀해서 부모님은 힘든 나날 중에도 자주 동네 영화를 보러가신듯 하다. 어쩜 유일한 낙이지 싶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무료입장하고...

마포아파트앞 공터에는 동춘 서커스가 공연하곤 했지만 그곳은 싫어했다. 이유는 그 어떤 더러운 느낌때문이었고 그곳까지 걸어가기에는 어렸다.

이젠 모 좀 해야겠다하고 책상정리한다.
너저분을 분류하는데 낯익는 봉투.
버릴려고 보니 안에 극장표 한장이 들어있다.  앗. 1월 31일까지.

급히 뛰쳐나가서 ... 결계해제하는데 조금도 망설임이 없었다. 전철,극장, 많은 사람들이 스치던 그곳으로간다.
두려움도 없어라. 극장표 한장이 그렇게 만든다.

요즘은 주문과배달 그리고 핸폰으로 살 수 있다.
물. 공기.  햇빛. 관계의 필요성을 망각하고.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보다.
옛날 수교도 하기전 중국으로 장기 출장가서  있을 때 숙소안에 있던 낡은 책들 속에 몇권의 소년 챔프들. 그리고 사무실 동료들이 보내준 일상용품안에 보물섬도 따라왔다. 정말보물섬이었다.
일 끝나고 따로 할 것 없는 숙소에서 즐거운 낙이었다.
그 때 만난 '포스''광선검'..츄바카, 한솔로 ......영화는 수없는 판타지를 보여주지만 결코 우리 현실의 삶과도 그리 동떨어져 있지 않다.
영화속 주인공이 고뇌하며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들은 현실을 살아가는 나 자신도 생각하게 하는  근본적인 질문들이 담겨 있다.
자라나는 청소녀같은(?) 깨어나는 포스 레이에게 루크는 '진정으로 두려워하는것이 무엇인가?'
이를 악물고 대답은 "바로 나자신"
자아는 유전이 아니고 고된 훈련안에서  만들어져 가는듯 하다.

빛과 어둠, 포스와시스, 선과 악
극명한 대립은 자웅동체인양 하나에 담겨있다.

40년간의 우주대서사 별들의 전쟁은 종식하는듯 하다. 어쩜 스카이워커家 가족서사극이기도 하다.  결국은 시스가족과 스카이워커가족의 오래된 대결을 손자代에서 하나를 이룬다.

마지막장면.
해가 지고 뜨는 두개의 해가 보이는  행성에서 여명과노을을 바라보는 그때  그 사막이 멋지다는 느낌이 있는데, 나만 쮸삣거리며 일어나고 뒤의 관람자들은 미동도 안한다. 모가 더 남아있나...웬지 뒤가 켕기는 미련을 접고 밤늦게 돌아오니 너저분과 먼지는 그대로 산처럼 쌓여있다.

에효...
신화와 문명충돌이 버물려 색과 빛으로 보이는 터어키가 그립다.
다시 또 가고싶은 그곳은 마음으로 풀어보자.

튀르키예 야경
마르마라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