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만져보기/그림들

칸딘스키의 콤포지션 넘버8

레이지 데이지 2010. 3. 23. 22:20
무제

 

흰 나비들이 기지개를 켜면

 

사방에서 음표들이 쏟아진다.

 

 

 

 

 

칸딘스기의 콤포지션 넘버8  1923년작 캔버스에 유화

 

 

 

 칸딘스키는 러시아에서 나고 프랑스로 귀화한 현대 추상미술의 창시자 중의 한 사람이다. 칸딘스키의 추상화는 나치스가 퇴폐 예술이라고 폄하하고 그의 작품을 몰수한 적도 있다. 그의 초기작품을 보면 추상회화보다는 구상회화에 가깝다. 하여튼 칸딘스키는 현대 추상화의 선구자인 것만은 분명하다.


 칸딘스키가 추상화가 된 동기가 있다. 그는 자유로운 창작을 위해 러시아에서 독일로 망명했다. 그도 처음에는 풍경화를 그렸다. 어느날 야외 사생에서 돌아와 화실의 문을 열었을 때 매우 황홀한 그림이 눈에 띄었다. 자신의 풍경화인데 거꾸로 걸려 있는 것이다. 자기가 본 것은 순수한 색깔의 조화였다. 회화에서 중요한 것은 인식이 아니라 색 그 자체였다. 그림 속의 사과가 아무리 먹음직해도 물감에 불과하듯 사과의 형상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칸딘스키의  콤포지션 넘버8이란 작품을 통해 음악을 그림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하였다. 상단의 반원 네개는 음표를 표기한 것이다. 원의 크기와 색의 변조에 의해 감정을 표현하고 있는데 금방이라도 악기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칸딘스키는 선들의 만남을 삶을 살면서 갖는 인연이라 생각했다. 칸딘스키가 그리는 원형은 일반적인 화가들이 그리는 원형과는 다르다. 밤 하늘 별들이 연상되는 콤포지션은 칸딘스키의 수작이다. 1910년부터 사망전까지 콤포지션이라는 이름으로 10점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