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마도 수중 보물선
■[이광형의 ‘문화재 속으로’] (20) 주꾸미가 건져올린 고려청자
![]() 2007년 5월 18일 충남 태안군 안흥항 대섬 앞바다에서 주꾸미 잡이를 하던 어부 김용철씨는 전날 밤 수영을 하는 꿈을 꾸었다고 합니다. 어민들 사이에선 길몽으로 전해지는 ‘물꿈’이었죠. 주꾸미를 신나게 낚아올리던 김씨는 뭔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주꾸미 한 마리가 비색(翡色)이 감도는 접시를 단단히 감고 있는 겁니다. 이 주꾸미는 조개껍질 대신 바다에 있던 청자 대접을 끌어다 쓴 것이죠. 주꾸미가 붙어있는 청자 대접을 유심히 살펴본 김씨는 경찰에 즉각 신고했답니다. 고려청자 2만3000여점을 실은 태안 보물선 발굴은 이렇게 시작됐지요. 800년 넘게 해저에 묻혀 있던 고려청자는 아직까지 햇빛을 보지 못했을 겁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의 수중발굴 결과, 보물급 ‘사자 모양 향로’와 손잡이만 깨지지 않았어도 10억원은 호가할 ‘참외 모양 주전자’ 등이 나왔습니다. 당시 문화재보호법은 신고한 문화재의 가치에 따라 1∼5등급으로 나눠 최대 2000만원까지 차등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었죠. 태안선 청자는 300억원대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됐지만 김씨는 대접 한 점을 신고한 것이어서 포상금이 미미해 나중에 법정 싸움까지 벌어졌답니다. 지금은 포상금이 최대 1억원까지 상향됐고요. 당국에 수중 유물 신고가 접수됐으나 소홀히 여기다 중국 송·원나라의 도자기가 밀거래된다는 정보가 입수돼 전격 수사에 나서 도굴범 일당을 검거하면서 신안해저유물의 존재가 알려졌답니다. 신안 해역은 파도가 너무 세 수감 중이던 도굴범을 투입하기도 했다는군요. 일본으로 항해 중이던 중국 배라는 점 때문에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반면 태안 보물선과 고려 조운선(漕運船)의 발굴은 우리나라 수중고고학의 성과를 대표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해바다 속의 고려청자’ 특별전을 6월23일부터 8월 20일까지 경기도 광주시 경기도자박물관에서 연다고 합니다.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발굴한 비안도, 원산도, 태안선, 마도1호선 유물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랍니다. 마도1호선은 정확한 제작연대(1208년)가 적혀 있다는 점에서 귀중한 문화재입니다. 서해 앞바다에서 발굴한 보물을 아직 보지 못하신 분들은 전시장을 들러보시죠. 푸른 빛의 고려청자를 보면서 청운의 꿈을 품을 수도 있을 겁니다. 문화부 선임기자<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문화재청, '고려 청자 유물' 경기도자박물관에서 공동 개최연합뉴스보도자료 기사전송 2010-06-16 11:15
<참고>태안 마도
충남 태안군 근흥면 신진도리에 속한 섬인 마도는, 신진도의 서쪽에 신진도와 마주보고 있는 섬으로 섬의 생김새가 마치 달리는 말같이 보인다 하여 마섬, 말섬 등으로 불리다가 마도가 되었다고 합니다. 마도는 안흥항에서 1km쯤 떨어진 곳에 위치하는 작은 섬으로서 주민 대다수가 어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마도의 산정상에는 보리수나무가 군락을 형성하고 있으며 바다낚시가 잘돼 주말이면 많은 인파로 성시를 이루는데 주로 멸치, 삼치 등이 잡힙니다. 바위 낚시도 잘 되고, 물이 빠지면 바지락, 골뱅이, 홍합 등을 딸 수 있으며, 해안에는 천연 모감주 나무군락지도 있습니다. 또한 신진도와 마도를 육지와 연결시켜주는 연륙교인 신진대교 옆에 있는 안흥항 주위의 횟집에서는 생선 뿐만 아니라 멍게, 해삼, 성게, 전복, 가리비 등 다양한 수산물을 회로 맛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