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박진성은 한국 사회에 있어서 도시 서민의 자화상을 하나의 캐릭터처럼 전형화하여 보여주면서 삶에 대하여 진솔하게 다가가 볼 수 있도록 인물의 표정과 몸짓에 인간 내면의 순수한 감정을 담아 표현하고자 하는 독특한 작가이다. 작업엔 주변에서 언젠가 본 듯한 이른바 “아저씨”의 모습이 등장한다.
속옷차림에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나 노래방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심취하여 노래를 부르는 모습 그리고 술에 기분좋게 취하여 술잔을 들고 있는 모습 등 서민의 삶과 정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작가가 묘사한 인물의 얼굴 표정을 보면 깊게 패인 주름이 보이고 눈가에는 눈물방울이 보인다. 담배나 술 혹은 노래 한소절에 무언가 마음속에 맺혀 있는 시름을 풀어보려는 듯한 인물의 모습에는 인생의 질곡이나 사회적 소외와 같은 개인사적 맥락이든 사회적 맥락이든 궁극적인 삶의 문제를 인물의 표정과 몸짓에 투영해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미묘한 분위기가 있다.
오래전에 우연하게 보고
무지하게 마음에들던....
...p.24
개의 공부는 매우 복잡해. 개는 우선 세상의 구석구석을 몸뚱이로 부딪치고 뒹굴려서 그 느낌을 자기의 것으로 삼아야 해.
그리고 눈, 코, 귀, 입, 혀, 수염, 발바닥, 주둥이, 꼬리, 머리통을 쉴새없이 굴리고 돌려가면서 냄새 맡고 보고 듣고 노리고 물고 뜯고 씹고 핥고 빨고 헤치고 덥치고 쑤시고 뒹굴고 구르고 달리고 쫓고 쫓기고 엎어지고 일어나면서 이 세상을 몸으로 받아내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자.....선생님은 많아.
이 세상의 온 천지가 개들의 선생님이지. 나무와 풀과과 숲과 강과 안개와 바람과 눈비가 모두 개들의 선생님이야. 돌멩이와 먼지도 선생님이고 논두렁에서 말라붙은 소똥도 선생님이야. 개미나 벌이나 참새나 까치도 모두 선생님이야. 이 선생님들이 개들을 교실에 모아놓고 하나씩 붙잡고 가르쳐주는 것은 아니야.
개들은 이 많은 선생님들을 찾아가서 함께 뒹굴면서 스스로 배우는 거야. 정확하고 빈틈없는 공부지.공부에는 기초가 중요해. 공부에 스스로 하려는 마음이 중요해. 기초가 튼튼하지 않은 개는 좋은 개가 될 수 없어. 그래서 개들은 어렸을 때가 가장 바쁜 거야. 어린 개들은 잠시도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하지. 워낙 바쁘니까. 나도 어렸을 때 그랬어.이 공부를 끝까지 잘 해내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바람이야. 머리끝부터 꼬리끝까지 신바람이 뻗쳐 있어야 한다는 것이야. 신바람! 이것이 개의 기본정신이지. 신바람이 살아있으면 공부는 다 저절로 되는 것이고 억지로 한다고 해서는 되는 일이 아니야. 신바람은 어떻게 일어나느냐고? 이 세상을 향해 개들처럼 콧구멍과 귓구멍을 활짝 열어놓고 있으면 몸 속에서 신바람은 저절로 일어나는 것이야. 어떻게 저절로 생겨나느냐고? 그걸 설명해줄게.
김훈.... 개
특별하게 좋아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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