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만져보기/詩의 翅

[스크랩] 김재진 시모음

레이지 데이지 2009. 11. 10. 18:54

1955 대구 출생  
계명대 기악과 졸업 
1976년  외로운 식물의 꿈으로 조선일보와 영남일보 신춘문예 당선

<오늘의 시> 동인 

시집, 누가 살아 노래하나(시인사 1987)
        실연가,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중에서)
    
12월


달력 속의 숫자에 우표를 붙인다.
이혼한 여자처럼 불 꺼진 그믐에
혼자 앉아
수취인 불명의 편지를 쓴다.
십이 월, 십이 월……
입 속으로 중얼거려 본다.
그대의 희망을 절망으로 바꾸는 일에 나는
길들어져 있다.
단념하듯 날 저물고
눈 내린다.
일제히 하얀 점으로 변하는
눈동자 속의 십이 월,
길 위로 나서기 위해
목이 긴 구두를 꺼내 신는다.
여름의 끝에 헤어진 친구를
눈발 속에서 찾다.
그대의 기쁨을 슬픔으로 바꾸는 일에
정말 나는 길들여 있을까.
사막에 눈 내리면
검은 머리카락이 반쯤 젖는다.
타클라마칸이나 라자스탄 쯤의 십이 월,
때로는
지쳐서 주저앉아 있는,
내 청춘의 사막쯤에 숨겨놓은 십이 월,
가끔은
그대 침묵 앞에
온몸을 사르는 숯으로 빛나고 싶을 때가 있다.


인간에 대한 결례

 

못을 박는지 집이 소리를 지른다.
빈집.
아이들도 없는 빈 공간에 눌려 나는
으스러지는 소리 하나 내지 못한다.
비어 있다는 말은 결코 아무 것도
없다는 말이 아니다.
제 나름의 기준으로 햇살을 통과시키고 있는
저 간유리는
사사건건 나를 검열하고 있는데
비어 있다는 말은 그럼 대체 무슨 말인가?
간단하게
차 있다는 말의 반대일 뿐이라 중얼거리며 나는 이제
모든 시비로부터 벗어나고 싶다. 아니
벗어나고 싶은 게 아니라 이미 벗어나 있다.
일탈한 자가 감내해야 하는 몇 가지의 굴욕
그것들에 이미 나는
익숙해지기로 작정하지 않았는가.
완강한 콘크리트의 저항에 부딪혀
긴 못 하나 휘어지는 지금
새파란 불꽃 튀기며 나의 시선은
비어 있는 공간마다 못 박힌다.
인간이 왜 밥을 먹고사는지
비로소 나는 알 것 같다.
왜 밥만 먹곤 인간이 살 수 없는지.
비어 있는 것들은 누른다.
온통 못 치는 소리 가득한 빈집 지키며
한 그릇 밥을 위해 버려야 하는
인간에 대한 모든 예의를 나는
즐기기 위해 기억해낼 뿐
살아간다는 말은 결코 비어 있다는 말이 아니다.
아무 것도 비어 있는 것은 없다.

 

언제나 너는 멀다

 

내가 느끼지 못한 것을 너는 느낀다.
알 수 없는 너의 느낌
나처럼 너 역시 나를 알 수가 없다.
노란 햇살이 현기증처럼 퍼지고
골목마다 차들이 바퀴벌레처럼 기어 나온다.
가까이 있지만 너는 언제나 멀다.
오래된 대문을 소리내어 밀며
주저앉아 울먹이는 봄날의 상실
흙 한 줌 찾기 힘든 바닥을 비집고
햇살보다 노란 민들레가 핀다.
더이상 나는
너를 견디기를 포기한다.
포기한다는 것은 삶과의 타협
다 그런거야. 더이상 세상에 대해 알려고 하지마.
모르는 척 있는 거야그저.
삶의 이치에 익숙한 듯
앞서서 가고 있는 너
마음아 너는, 마음아 너는......
등돌린 사람에 길들여지는
새로운 인간관계에 안착한다.
붙들지 못한 마음 좇아 사방팔방 뛰다니는
또다른 마음이 겪는 행로
네가 알고 있는 것을 나는 정말
알수 없는 모양이다.

 

 

가죽이 벗겨지고 뼈만 남을 때
미인이던 얼굴과 건장하게 생겼던
얼굴, 또는 지지리도 못생겼던
모습들이 땅심에 삭혀,
움켜쥐던 손가락 사이로 부스스 빠져나가는
내 살은 가벼운 흙
물 머금어 봄날의 버들처럼
감겨 있는 여인의 혀처럼
나긋한 찰흙으로 남을 때,
부르던 노래와 머금던 향기
찬물 같던 혼은 어디?
밟고 또 밟던 내 집의 흙
쉼없이 부식하던 살의
몰락, 완벽한 어둠으로 돌아가는
내 얼굴 잘 닦인 거울에 비치는
진흙덩이, 혹은 붉디붉은 황톳길
아버지의 물지게 따라 이고 가시던
어머니의 생애가 쏟아놓은 맑은 물 한동이
속으로 스며들어 흔적 없는
부드럽고 아름다운 슬픔.


저 강에

 

흘러가는 것들은 모두
잊기 위해 갈 뿐이다.
상류로부터 그것들은
슬프거나 더러운 것들을 싣고 온다.
아픔 속에 소리나지 않게 발을 담그고
떠내려가는 것들은 서로에게
잊혀지기 위해 가는 것이다.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 것들의
더러운 그리움
누가 상처를 아무는 거라 하는가.
깃털 빠진 새들이 꼬리를 담그러
뱃사공처럼 늙은 노을은
기우뚱거리며 강을 건너는데
수심 어린 얼굴로 앉아 있는 저 얼굴은
누구의 상처난 스무 살인가.
먼 데 있는 식구들 생각나는
저녁강의 쌀 안치는 소리
아득하게,
또는 소스라치게 놀라서 달아나는 새들이
뒤숭숭한 갈밭을 흔들어놓는 소리 듣는다.


 

출처 : 휘수(徽隋)의 공간
글쓴이 : 휘수 원글보기
메모 :

 

 

연필 깎는 시간

 

                                    김재진

  

마음속에서 누군가
속삭이듯 이야기할 때 있습니다.
 
사각거리며 걸어가는 눈 위의 발소리처럼
내 마음속의 백지 위로 누군가
긴 편지 쓸 때 있습니다.
 
한 쪽 무릎 세우고
뭔가를 깎아 보고 싶어 연필을 손에 쥡니다.
 
주전자의 물이 끓는 겨울 저녁 9시
유리창엔 김이 서립니다.
내 마음에도 김이 서립니다.
 
때로 몸이 느끼지 못하는 걸
마음이 먼저 느낄 때 있습니다.
 
채 깎지 않은 연필로 종이 위에
'시간'이라 써 봅니다.
좀더 크게 '세월'이라 써 봅니다.
아직도 나는
내게 허용된 사랑을 다 써버리지 않았습니다.

 

 

2009년 11월 우연하게 찾아 낸 시.

 

 

 

세 월
            - 김재진

살아가다 한번씩 생각나는 사람으로나 살자
먼길을 걸어 가 닿을 곳 아예 없어도
기다리는 사람 있는 듯 그렇게
마음의 젖은 자리 외면하며 살자
다가오는 시간은 언제나 지나갔던 세월
먼 바다의 끝이 선 자리로 이어지듯
아쉬운 이별 끝에 지겨운 만남이 있듯
모르는 척 그저 뭉개어진 마음으로 살자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믿었던 사람의 등을 보거나
사랑하는 이의 무관심에
다친 마음 펴지지 않을때
섭섭함 버리고 이 말을 생각해 보라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두번이나 세번, 아니 그 이상으로
몇번쯤 더 그렇게 마음속으로 중얼거려 보라
실제로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지금 사랑에 빠져 있거나
설령 심지 굳은 누군가 함께 있다해도
다 허상일뿐 완전한 반려란 없다.

겨울을 뚫고 핀 개나리의 샛노랑이
우리 눈을 끌듯 한때의 초록이 들판을 물들이듯
그렇듯 순간일뿐 청춘이 영원하지 않은 것처럼
그 무엇도 완전히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란 없다

함께 한다는 건 이해한다는 말
그러나 누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가
얼마쯤 쓸쓸하거나 아니면 서러운 마음이
짠 소금물처럼 내밀한 가슴 속살을 저며 놓는다 해도
수긍해야 할 일 어차피 수긍할 수 밖에 없는일
상투적으로 말해 삶이란 그런 것 인생이란 다 그런것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혼자가 주는 텅빈 텅빈 것의
그 가득한 여운 그것을 사랑하라

숭숭 구멍 뚫린 천장을 통해 바라뵈는
밤하늘 같은 투명한 슬픔 같은
혼자만의 시간에 길들라 별들은 멀고
먼 거리, 시간이라 할 수 없는
수많은 세월 넘어 저 홀로 반짝이고 있지 않는가

반짝이는 것은 그렇듯 혼자다
가을날 길을 묻는 나그네처럼,
텅빈 수숫대처럼 온몸에 바람소릴 챙겨 넣고 떠나라

 

 

 

 

 

 

 

얼마나 더 가야 그리움이 보일까 (1)

문이 닫히고 차가 떠나고
먼지 속에 남겨진 채 지나온 길 생각하며
얼마나 더 가야 그리움이 보일까.
얼마나 더 가야 험한 세상
아프지 않고 외롭지 않고
건너갈 수 있을까.
아득한 대지 위로 풀들이 돋고
산 아래 먼길이 꿈길인 듯 떠오를 때
텅 비어 홀가분한 주머니에 손 찌른 채
얼마나 더 걸어야 산 하나를 넘을까.
이름만 불러도 눈시울 젖는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는
얼마나 더 가야 네 따뜻한
가슴에 가 안길까.
마음이 마음을 만져 웃음 짓게 하는
눈길이 눈길을 만져 화사하게 하는
얼마나 더 가야 그런 세상
만날 수가 있을까.

 

 

 

 

 

얼마나 더 가야 그리움이 보일까 (2)

지는 해를 보면서 눈물 흘려본 적 있나요.
아는 이 하나 없는 도시에 내려
정처 없이 터벅터벅 걸어본 적 있나요.
밤새워 달려가는 열차에 누워
싸늘한 유리창 위로 손가락 흘려
의미 없는 글씨 하나 써본 적이 있나요.
투르판, 선선, 미아, 돈황.
얼마나 더 가야 그리움이 보일까.
천산산맥 끝나는 하미 지나면
꾸지람 듣듯 가만가만 물러가는 어둠
얼마나 더 가야 산 아래 닿을 수가 있을까.
얼마나 더 가야 저 끝없는 사막
모르는 척 슬며시 건너갈 수 있을까.
내려놓은 배낭 위에 턱 괴고 앉아
지나가는 세월을 지켜본 적 있나요.
8월이면 불 같은 홍류紅榴가 피는
눈 내린 사막에서 울어본 적 있나요.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갑자기 모든 것 낮설어질 때
느닷없이 눈썹에 눈물 하나 매달릴 때
올 사람 없어도 문 밖에 나가
막차의 기적소리 들으며 심란해질 때
모든 것 내려놓고 길 나서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위를 걸어가도 젖지 않는 滿月(만월)같이
어디에도 매이지 말고 벗어나라.


벗어난다는 건 조그만 흔적 하나 남기지 않는 것
남겨진 흔적 또한 상처가 되지 않는 것
예리한 추억이 흉기 같은 시간 속을
고요하고 담담하게 걸어가는 것


때로는 용서할 수 없는 일들 가슴에 베어올 때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위를 스쳐가는 滿月같이
모든 것 내려놓고 길 떠나라.

 

 

 

 

 

가슴 아픈것들은 다 소리를 낸다


별에서 소리가 난다.
산 냄새나는 숲속에서 또는
마음 젖는 물가에서 까만 밤을 맞이할때,
하늘에 별이 있다는걸 생각하면,
위로가 된다.


자작나무의 하얀 키가 하늘 향해 자라는밤
가슴 아픈것들은 다 소리를 낸다.


겨울은 더 깊어 호수가 얼고,
한숨짓는 소리
가만히 누군가 달래는 소리
쩌엉쩡 호수가 갈라지는 소리
바람소리.


견디기 힘든 마음 세워 밤하늘 보면
쨍그랑 소리 내며 세월이 간다.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남아 있는 시간은 얼마일까.
아프지 않고
마음 졸이지도 않고
슬프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온다던 소식 오지 않고 고지서만 쌓이는 날
배고픈 우체통이
온종일 입 벌리고 빨갛게 서 있는 날
길에 나가 벌 받는 사람처럼 그대를 기다리네.
미워하지 않고 성내지 않고
외롭지 않고 지치지 않고
웃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까닭 없이 자꾸자꾸 눈물만 흐르는 밤
길에 서서 하염없이 하늘만 쳐다보네.
걸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 따뜻한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못 


당신이 내 안에 못 하나 박고 간 뒤

오랫동안 그 못 뺄 수 없었습니다.

덧나는 상처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아무것도 당신이 남겨놓지 않았기에

말 없는 못 하나도 소중해서 입니다.

 

 

 

 

 

 

 

사랑에 대해 생각한다

나 몰래 집 나간
내 마음 돌아오지 않고
남의 마음만 바람불어 심란한 날
길 위에 앉아 길 끝을 본다.

이제 그만 돌아가야지.
원래의 그 자리,
너 없던 그 평온하던 자리로 돌아가야지.
나의 전쟁은
내 마음속으로
네가 들어온 순간부터 시작되었다.

너에게 쫓겨난 내 마음
집 나가고 돌아오지 않는다.
불에 덴 사람이 불에 놀라듯
네 이름 석 자에도 놀라는 나.
사랑에 대해 생각하지만 아무도
사랑에 대해 말하지 않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기다리는 사람

설령 네가 오지 않는다 해도
기다림 하나로 만족할 수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 묵묵히 쳐다보며
마음속에 넣어둔 네 웃는 얼굴
거울처럼 한 번씩 비춰볼 수 있다.
기다리는 동안 함께 있던 저무는 해를
눈 속에 가득히 담아둘 수 있다.

세상에 와서 우리가 사랑이라 불렀던 것
알고 보면 다 기다림이다.
기다림의 다른 이름이다.
기다리는 동안 따뜻했던 내 마음을
너에게 주고 싶다.
내 마음 가져간 네 마음을
눈 녹듯 따뜻하게 녹여주고 싶다.
삶에 지친 네 시린 손 잡아주고 싶다.
쉬고 싶을 때 언제라도 쉬어갈 수 있는
편안한 기다림으로
네 곁에 오래도록 서 있고 싶다.

 

 


 

 

 

비 맞는 나무 / 김재진


우산도 없이 맨몸으로
비 맞는 나무는 비맞는 나무다.
온종일 줄줄 흘러내리는
천상의 눈물을 온 몸으로 감수하는
비 맞는 나무는 인내하는 나무다.
모든 것 다 용서하신 어머니같이
비 맞는 나무는 다 받아들이는 나무다.
온통 빗속을 뚫고 다녀도
날개에 물방울 하나 안 묻히는 바람처럼
젖어도 나무는 젖지 않는다.
세속의 번뇌 온몸으로 씻어내려
묵묵히 경행하는 수행자처럼
맨발로 젖은 땅 디디고 서 있는
비 맞는 나무는 비 안 맞는 나무다.

 

 

 


 

 

 

벼랑에 대하여


한 줄의 편지 쓰고 싶은 날 있듯
누군가 용서하고 싶은 날 있다

견딜 수 없던 마음 갑자기 풀어지고
이해할 수 없던 사람이 문득
이해되어질 때 있다.

저마다의 상황과 저마다의 변명 속을
견디어 가야 하는 사람들
땡볕을 걸어가는 맨발의 구도자처럼
돌이켜 보면 삶 또한
구도가 아니라 할 수 없다

세파에 부대껴
마음 젖지 않는 날 드물고
더 이상 물러설 데 없는 벼랑에 서보면

용서할 수 없던 사람들이 문득
용서하고 싶어질 때 있다.

 

 



 

 

은어


썩어가는 모과에서 향기가 납니다
자식들 다 키우고 홀로 된
어머니 품에서도 향기가 납니다


사랑도 어디쯤 지나간 사랑에선
향기가 납니다
지나고 나서 돌아보면
상처에도 향기가 있습니다


수박향 서늘한 은어회처럼
상처도 견디면 향기가 납니다
세월 속에서 곰삭은 향기가 납니다


너무 가까이 있어 알지 못한 향기도
저만치 떨어지면 느껴집니다


멀리 갈수록 잘 보이는 산처럼
헤어져 있는 동안 그대 모습이
은은한 향기처럼 그립습니다.

곰삭은 향기가 네게서도 난다
보고싶은 얼굴 하나
그걸로 더위와 갈증 깊어가는 이 여름을 견디고 있다

 

 

 



 

 

첼 로

내게 안겨 있는 네가
절정에서 내는 소리
한 옥타브,
내 눈물의 질을 높여놓기 위해 너는
흐느끼고 있다
네가 부르는 노래의 그 낮은 채도彩度
무채색의 순결 버리기 위해
너를 안는다
우리가 문득 알몸으로 만났을 때,
아무도 모르는 조명 아래 우리가
더 벗을 것 없는
슬픔으로 만났을 때,
더럽히지 않는 불륜, 아니면
숨가쁜 질주,
세상에 사랑이란 이름의 죄는 없다

 

 

 


 

 

 

마지막 편지


최선을 다해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내게 놓여진 시간 앞에 나는 다만
정직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다시 당신을 사랑할 기회가 생긴다 해도
사랑하지 않겠습니다.
최선을 다한다는 건 한 번뿐
더 이상의 사랑은 내게
무의미한 반복입니다

 

글....김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