虛 靜 ...우두커니, 멀거니/낯설게 하기

책- 바람의 여행자(이용한)

레이지 데이지 2010. 1. 15. 15:34
 

   

글 : 이용한

   

최근작 :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바람의 여행자>,<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길> … 총 13종 (모두보기)

  소개 : 1968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났다. 1995년 제2회 「실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하였다.

           지은 책으로 시집 <정신은 아프다>와 <안녕, 후두둑 씨>,

      문화기행서 <사라져가는 오지마을을 찾아서>, <꾼>, <장이>, <사라져가는 이 땅의 서정과 풍>,         <이색마을 이색기행>, <솜씨마을 솜씨기행>, <옛집기행> 등이 있다.

 

몽골......!!!
기회가 되면 '몽골에서 넓은 초원을 바라보며 말을 타고 바람처럼 달리고 싶다!' 라는 생각을 했다.
내 마음 속에 '자유' '자연' 이라는 단어로 함께 새겨진 여행지, '몽골'
그곳에 대한 책을 읽게 되었다.

"몽골의 길은 몽골거리며 몽골스럽게 내 앞에 있다." 
프롤로그는 그렇게 시작한다.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몽골'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내 마음은 몽골몽골 자유롭게 떠다닌다.
그래서 몽골의 여행기를 읽는 시간동안 내 마음도 자유로움을 느꼈나보다.

이 책을 보며 가장 눈에 들어왔던 것은 "몽골을 여행하는 6가지 방법" 이었다.
말 한 필을 사서 누비고 다닐지, 지프나 푸르공을 빌려 여행을 할 지, 생각해보는 것만으로 두근두근 재미있다.
현지인 게르도 꼭 방문을 해봐야지, 몽골음식은 당연히 먹어봐야지!! 하면서 
마치 조만간 그곳에 여행을 가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정보를 모으는 사람처럼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이미 많이 알려진 곳이 아니라 베일에 가려진 여행지를 보는 느낌이 들어 흥미로웠다.
유목민 가족을 만난 이야기를 볼 때에는 먼저 그 곳에 가본 여행자가 들려주는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 들었고,
약간 황량하며 쓸쓸해보이는 몽고의 풍경에 현실적인 느낌이 들기도 했다.
몽고 여행 이야기를 보며 내 마음도 몽고로 여행을 떠나는 시간이 되었다.

 

 
지금까지 볼 수 없던 특별한 몽골 에세이
이 책은 몽골에 대한 여행 가이드북 형식이 아닌 초원과 사막의 길 위에서 느낀 단상들을 시인의 감성으로 받아적은 여행 에세이다. 많은 몽골 여행책이 나와 있지만, 몽골여행은 일반인이 쉽고 만만하게 갈 수 없는 곳인데다 대부분 몽골의 민속에 초점을 맞추거나 정보성 가이드북이다 보니, 독자들의 감성적 코드에는 어필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책은 감성으로 무장한 시인이 문학적인 문장과 감각적인 사진으로 몽골을 이야기한다.
책의 내용에서 가장 핵심을 이루는 부분은 ‘고비’와 ‘알타이’ 지역이다. 고비는 누구나 알고 있고 몽골을 여행하는 여행자의 로망이자 몽골의 풍경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상징이다. 반면 알타이 지역은 이제껏 국내에 소개된 것이 거의 없을 정도로 자료가 빈약하다. 교수 등 학자들의 자료를 찾을 수 있긴 하지만 알타이의 핵심지역을 여행했다기보다는 알타이 인근까지만 다녀왔거나 일부 지역만 다녀온 경우가 많다. 따라서 우리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그래서 언제나 신비로 남아 있는 알타이의 풍경과 삶, 알타이의 모든 것이 이 책에 들어 있다.
또한 본문 말미에 해당 지역의 민속, 생활, 음식, 의복, 역사에 대한 유용한 정보 팁이 함께 들어 있는 것은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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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걱거리는 낡은 침대에서 추운 밤을 보내고 아침 일찍 초원으로 나섰다.
모래를 실어오던 강풍은 잦아들어 하늘은 몽골의 전형적인 하늘 빛깔이다.
에르덴 조 사원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한 게르촌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집안에 들여놓은 염소와 양떼를
방목하느라 시끄럽다. 말을 타고 양떼를 몰던 양치기 노인은 마을에 나타난 이방인에게 먼저 인사를 건넨다.
대부분의 유목민은 친절하고 사교적이다. 서로 인사를 건네고 코담배를 나누고 나면 곧바로 형제처럼 대한다.
- 몽골제국의 수도 하라호름 中에서 - 알라딘
이제부터 일주일간 운전수는 덜컹거리는 길에 모든 것을 맡기고, 여행자는 어쩔 수 없이 운전수에게 모든 것을 맡겨야 한다. 고비의 길은 마치 ‘비포장길의 진수를 보여주마’ 하는 표정으로 여름 햇빛 속에 맹렬하게 누워 있다.
끝이 없고, 물도 없고, 그늘도 없는 길.
초원의 언덕을 넘어가면 곧바로 지평선이 펼쳐진다. 하늘과 맞닿은 초원. 그 사이로 이따금 양떼가 지나가고, 소떼와 염소떼가 지나가며 초원과 하늘의 간극을 간신히 떠받친다.
정지된 화면 속의 느릿느릿한 활동사진 같은 것들. 바퀴가 달려간 자국은 벌판에 고스란히 차선이 된다. 10차선, 20차선, 갈수록 늘어나는 차선과 갈증.
아침에 출발해 점심때가 되어서야 사람이 사는 마을을 만난다. 10여 채의 건물과 수백 마리의 양떼들이 점령한, 서걱이고 설레는 마을. 여기서 밥을 먹지 않으면 저녁까지 굶고 마는, 정확히 끼니에 맞춰 ‘짜잔’ 하고 나타난 도우인 흔디 마을. 식당에서 코릴타슐 한 그릇에 수테차 한 잔을 마시고 ‘말 보러’ 가려는데, 식당 뒷마당에서 무언가 그슬리는 냄새가 난다. 초원에서 잡아온 타라바가다.
- 비포장길의 진수를 보여주마 中에서 - 알라딘
아침에도 호수, 저녁에도 호수.
오전에는 말 타기, 오후에는 보트 타기.
낮에는 덥고, 밤이면 쌀쌀해서 밤새 난로를 피워놓고 잠들어야 하는 곳.
게르 문을 열면 호수의 맑은 바람이 곧바로 들이닥치는 곳.
밤에는 달과 별밖에 보이지 않고, 호숫가를 지나는 말 탄 유목민의 노랫소리만이 애잔하게 들려오는 곳.
지구적이고 우주적인 만감이 교차하는 곳.
홉스골에서 나는 오로라처럼 번지는 무지개를 보았고, 호숫가를 느릿느릿 배회하는 야크떼를 만났으며, 이름을 알 수 없는 많은 꽃들과 차탄족의 순박함과 길 없는 적막과 외로움을 경험했다.
- 몽골에서 가장 신성한 홉스골 中에서 -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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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몽골에 다녀온 후로 지구의 끝자락처럼 아득한 몽골의 매력 때문에 여행증후군을 앓던 지은가 두 번째 찾아간 몽골의 길 위에서 받아적은 여행 에세이다. 지루함과 먼지, 적막과 사막, 이따금 만나는 염소떼와 수시로 불어닥치는 모래폭풍, 머리 위에서 느닷없이 떨어지는 별똥별과 밤새 고비로 흘러가는 은하 등 몽골의 초원에서는 없던 것들이 불쑥불쑥 솟아나고, 있던 것들이 순식간에 사라진다.

이 책은 몽골에 대한 여행 가이드북 형식이 아닌 초원과 사막의 길 위에서 느낀 단상들을 시인의 감성으로 받아적은 여행 에세이다. 많은 몽골 여행책이 나와 있지만, 몽골여행은 일반인이 쉽게 할 수 없는 곳인데다 대부분 몽골의 민속에 초점을 맞추거나 정보성 가이드북이다 보니, 독자들의 감성적 코드에는 어필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책은 감성으로 무장한 시인이 문학적인 문장과 감각적인 사진으로 몽골을 이야기한다.

책의 내용에서 가장 핵심을 이루는 부분은 '고비'와 '알타이' 지역이다. 고비는 누구나 알고 있고 몽골을 여행하는 여행자의 로망이자 몽골의 풍경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상징이다. 우리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알타이의 풍경과 삶, 알타이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본문 말미에 해당 지역의 민속, 생활, 음식, 의복, 역사에 대한 유용한 정보 팁이 함께 들어 있는 것은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이다.

 

 


제1부 알타이 가는 길
나는 지금 알타이로 간다 | 옛 몽골제국의 수도, 하라호름 | 몽골스럽지 않은 몽골마을 | 뼛속까지 추운 타리아트의 새벽 | 이크올 유목민 게르에서의 하룻밤 | 봄에 태어난 초원의 어린 생명들 | 유목민 최고의 요리, 호르혹 | 오래된 유목민 도시, 울리아스타이 | 솔개의 눈으로 본 몽골 | 외로운 게르 주막
Info.
몽골을 여행하는 6가지 방법 | 몽골엔 초등학교가 없다? | 몽골은 산유국, 기름값은 비싼 편

제2부 맛있는 알타이의 푸른 바람
낡은 황금의 땅, 알타이 | 알타이에서 빈둥거리기 | 지구가 돌아가는 소리를 들어라 | 떠도는 자들의 무덤 | 세상이 다 보인다, 델게르 대초원 | 붐브그르, 붐브그르 | 순진한 게르 주막촌 | 5월의 눈 내린 사막, 바얀고비
Info.
도로 위의 느낌표(!) 무슨 뜻일까 | 알타이 산맥 만년설이 녹아내리고 있다 | 그래도 몽골이 환경 천국인 5가지 이유 | 우리가 몰랐던 낙타의 진실

제3부 고비를 받아적다
비포장길의 진수를 보여주마 | 고비의 만달라, 만달고비 | 사막도시 달란자드가드에서의 하룻밤 | 뼈의 노래 | 사막의 얼음계곡, 욜링암 | 홍고린엘스에서 고비를 받아적다 | 몽골의 그랜드 캐니언, 바얀작 | 옹깃 사원에서 만난 폐허 | 초원에서 길을 잃다 | 고비의 마지막 밤
Info.
몽골에서 "늑대 같다"는 말은 최고의 찬사 | 자연의 화장실 | 게르 구멍은 신이 드나드는 통로 | 몽골의 유제품

제4부 홉스골과 울란바토르
무릉을 아는가 | 몽골에서 가장 신성한 홉스골 | 순록과 함께 사는, 비밀로 가득한 차탄족 | 몽골에서 말 타기 | 초원에서 독수리를 만나다 | 하늘에서 본 몽골 | 세상의 중심이거나 신이 버린 땅 | 자이산에서 만나는 울란바토르 | 몽골 사원의 심장, 간단 사원 | 자본이 만든 슬럼가, 게르촌에서 | 칭기즈칸 800년 만의 귀환 | 말 타고 21세기를 건너가는 아날로그의 후예들
Info.
칭기즈칸 직계가족과 브리야트족의 수난 | 몽골의 한류는 어떤 모습일까 | 몽골 전통의상, 델 | 몽골에서 공룡을 만나다 | 울란바토르는 소매치기의 천국 | 칭기즈칸 부대 편제는 이랬다

에필로그 | 여행을 유목하는 보헤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