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間)에서 엿보기/길 위의 지나 간 이야기

진안에서.......

레이지 데이지 2011. 7. 9. 23:05

진도에서 진안가는것이 이리도 먼줄 몰랐네...

옛날에는 무진장이라고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 힘들다는 3곳중 하나인 진안.

우리가 그 진안을 간다고 했다.

 

새터님은 끝꺼정 친절하시게 우리를 다시 목포터미널에 데려다 주셨고,

진도 올때 들렀던 식당에서 또 다시 아침겸 점심을 먹고 전주행 표를 구입했다.

좌석번호가 없는 관계로 일찍감치 타야 하겠지만 시간이 많이 남아서 

햇빛이 넘쳐나는 터미널 건너편 공원에서 놀기로 했다.

신나는 목마르다하며 아이스케키를 먹고,

난 진안가면 이젠 맥주를 못먹는다고 카스를 마신다.

근데 건널목이 없어서 주차안내아저씨에게 물었다.

아자씨,  저쪽갈려면 어떡게 가여?  <날라가면 되지요.>

 헐...근데...날개가 없어요.<방법이 있는데.. 저기 좌회전 신호가 들어오면 잘보고 건너가시오..>

8차선 도로를 질주하는 차 사이로 무단횡단하여 공원에서 자리를 잡으니

신나는 신나게 돗자리를 펼친다.  드러누워서 책을 보겠단다.

두번째 놀람이다.  여행의 내공이 쌓인 자태이다.

 

목포에서 전주는 고속버스.

정확하게 2시간 30분만에  도착하고 다시 진안 들어가는 시외버스를 갈아타고 40분정도가니 ...

진안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타잔 아저씨가 마중 나와계신다.

강도인은 읍내를 저녁 강의 나간다고 다시 나와야하는 관계로 하여...

시간이 바쁘다고 한다.  후다닥 집이 아닌 밭으로 갔다.

콩심고 팥심고....호박심고 잡다하게 심고.. 모낸 논도 본다.

엎어진김에 동네 한바퀴돌고 타잔이 마음에 들어하는 집터도 보고, 땅도 보고

 

 마을 풍경

 

 

 

타잔과 신나는 전생에 헤어진 자매 상봉하듯이 반기고 기뻐한다. 

둘이는 집터를 보러가는중에 실용경제론을 활짝 세운다.

시골에서는 집을 짓는것이 아니라는둥....지금부터 100년을 산다면 가능하다고하면서...

 

오래된 집의 대문은 휘어짐 그대로 이다.

넘어가기 편하라고 가운데는 부러 곡선인가...

 

 

뚱이...세상에서 이렇게 이뿐 냐옹이는 처음 본다.

저 분홍빛 부드러운 발바닥. 깔끌거리는 송곳니.. 전률이다.

어찌나 애교만점인지....냥이 사진만 40장이 넘는다...디카만세

 

국민학교  폐교의 뜰에는 접시꽃은 그대로 화사하고

자연학습장은 밀림이 되어 있고 공룡은 죽지않았으며..

신나는 다문화가정주부 포스로 자태를 뽐내고

타잔은 간만에 문화인을 만나서 거의 황홀경에 빠져 있는듯하고,

 

진도에서 반건조된 돌미역과 일본에서 전량 수입한다는 요상한 해초를 산촌에 사는 타잔에게주었더니

아주 맛있는 해초무침을 만들었다. 새터님 집에서는 식초가 없어 못만들어 먹은 해초무침.

사진을 못남겨 아쉽다.

식탐이 있어서 언제나 그 찬스를 놓치고 뒤에서 후회를 한다.

진안에 가면 한나, 한결 청소년이 있고, 타잔은 비주류라 맥주 구경을 못하는줄 알았는데..

피쳐가 땡땡 얼려서 나온다.

맛있는 반찬에 맥주꺼정 행복하다.

이렇게 진안에서 첫날밤은 깊어가는데

 

다음날 타잔은 우리가 왔다고 밭일 하루 제끼고 마이산 원족나간단다. 

 

수고하시는 강도인.

 

 남쪽 주차장...봄에는 벚꽃이 엄청나겠다.

각 시대별로 불리운 명칭이 제각각이던 마이산은

조선초 마이산이라 불리던 이름을 그대로 지금껏 불리운다.

말의 귀를 닮았다고... 암마이봉이 약간 더 높다. 무엇으로 음양의 구별을 하는지...

 

이산당.....

 

 무엇을 보는걸까.....

 

 

마이산 금당사...오래됐다고 하는데...그 현대화와 유원지화에..

지긋지긋하다. 엄청 돈냄새만 난다.

                   

 

                   

 

          

 

 

처음만난 정자에서 (인공으로 만든듯한 호수) 정자에서 준비해간 참외를 먹고...

마이산을 본다.

 

탑사- 한 개인의 염원으로 세워진 돌탑들. 

           

 

            

 

 

 

 

 

마이산에 있는 절은 이성계시절-왕이되기전에 왜구를 섬멸하고 개경으로 돌아가는 중에

이곳을 들러서 왕이 될것이라는 하늘의뜻을 받았다고 한다. 

그때 심은 기념식수가 아직도 잘 자라고 있다.

 

 

 

 

 

 

 

 

그래서 신나의 염원...간절한 祈求...

혹시 신나는 ....설마...

 

마이산은 산자체가 개성이 강해서인지  산신각이나. 삼신각 그리고 ..일반 무속적인면이...

아마도 민속적인 토속이 영험한 영기가 센듯하다.

산도 음양으로 구분하고

그 음양이 만나는 계곡마다 도량을 세우고 불심보다는 ...

 

은수사. 비로자나불이 계시는 곳인가 보다.

그것도 그냥 고요속의 빛도 아닌 대적광전이란다.

큰 적요속의 빛을 본다면 이 마음의 고통도 가실까.....

 

 

 

이 옆에는 섬진강의 수원이 있다고 하든데....

산과 불성의 동질을 강조 하는지도...

 

 

 

북부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  

 

 

북부주차장에 내려와 컵라면을 먹고

강도인이 바쁜 와중에  우리를 데리러와 모두 진안 읍내에 간다.

진안 흑돼지 삼겹살 파뤼를한다고해서...

 

진도나 진안 역시 비가 오지 않았다고 한다. 은근한 봄 가뭄이라고 하는데...

서울 갈려고하는 수욜 비가온다는 예보때문에

산에 다녀와 피곤하다던 타잔은 부부동반으로 저녁에 급히 콩줄 걸어놓고왔다는데...

미안했다. 농번기 농촌방문은 삼가해야지.. 낼 아침에는 잠깐 생태체험을 할까나....

 

두번째 밤에는 진안 흑돼지구이를 먹었다. 직화구이로 먹었다.

시골에 왔는데 것두 농촌인데 야채를 사먹었다. 새터님 텃밭에는 상추가 배추가 되어가고 있는데....

마당에서 야외 식사를  하니 흥취가 절로 난다.

밤에 기타를 치는 강도인은 등여군의 달빛은 나의마음이라는 노래를 좋아 한다고 한다.

그래서 잠깐 얻어들은 이야기를 했다. 등여군과 성룡의관계.

그들은 미국에서 서로 알게 되었는데 무책임한 성룡은 언제나 늘 그녀의 마음을 다치게 했다고 한다.

급기야 호랑방탕한 성룡이 홍콩에서 촬영을 핑계로 먼저와서 만남의 약속을 했으나

바쁘다는 핑계로 나타나지 않고 끝내 밤새도록 기다린  등여군을 밀어내고...

그녀는 죽어도 두번 다시 성룡을 안보겠다고 다짐하고 맹서했다.

그후 그녀는 가수로서 대성공을 하고

태국 칭앙마이에서 프랑스애인과 여행중 고질병 천식이 도져 심장마비로 죽었다고하는데...

그 급보가 영화 첨밀밀 마지막 장면에 나오고 영화속의 주인공은 극적인 재회를 한다...

어쨌든 죽일놈은 성룡이고...남자들은 다 그렇지 아니한가!

 

비오는 아침에 기타치는 강도인..

 

이날 아침대화가 아주 유용했다. 

이상하게 감옥 다녀온 사람이 쓴 책이 땡긴다고하니 선하게 책가져 가라고 한다.

그 책을 읽다 보니 도덕경이 땡겨서 읽어 볼 생각을 다 했다.

나는 살면서 힘들었다고 느낀 그 때를 돌이켜보니 그건 전부 사람들과의 관계가 삐그덕 거릴 때인듯 싶다.

사람들과의 관계는 자연과 인간, 자연보호 혹은 자연원상복귀와도  비슷한 맥락을 같이한다.

인간관계는 선의로든 호의적으로든  

땡기는 마음으로 잘 통하여 잘 관리하고 잘하다가  잠시 잠깐 아차싶게  어긋나면

그동안 들인 시간과 정성, 공력이 도로아미타불뿐만아니라 관계악화로

예전으로 돌이킬수가 없다.

자연도 한번 훼손되면 원상복구가 안되는것처럼....

천지불인하다며 인간을 개풀다귀만도 못하게 취급하면서,

한편으로는 天罔論을 펼치며서- 하늘의 그물은 엉성한듯 하지만 걸리지 않는것이 없고,

하늘의 맷돌은 느리게 돌아가지만 갈리지 않는게 없다며- --

하늘이 보잘것없는 인간을 대신하여

뭔가를 하여 줄 수 있는것 마냥 위로를 아끼지 않는다는.....

 

귀농을 할려면 가장 확실한 멘토를 설정하여 그대로 이루어 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고

행동으로 실천해야한다고 tip을 주었지만, 그것이 어디 귀농 뿐이랴...

산다는 그자체가 멘토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진안터미널에서 이집에 살 주인을 만났다. 그녀도 강골로 보였다.

가녀린 몸뱁시와 선한 웃음뒤에는 전사의 모습이 있다.

 

강도인과타잔네 집주변.

아침에 오락가락하는 빗속에 나머지 콩을 심으러 가는 중이다.

콩밭옆의 개망초...

난 개망초를 작년에 알았다.

알고 지냈다고 믿었던  화가의 안성 작업실 앞 텃밭에 온통 하얀 개망초가 덮여 있어서 

화초로 가꾸어  심었는줄 알았다.

땅만 있으면 망초도아닌 개망초가 자란다고 한다.

어떤 쉬인은 달빛은 개망초를 어둠으로 감춘다고 했는데...

난 달빛이 교교한 밤에는 개망초 벌판에서 맨발로 거닐고 싶었지만...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온갖 벌레와..그리고 이브가 아니지만 뱀이 나를 유혹할 것이다.

 

콩밭매는 아낙. 아니 콩심는 아낙.

 

 

서울가기전 비오는날에 마저 심어야한다는 콩밭. 하는 도중에 비가 쏠찮게 왔다.

농촌체험학습을 확실하게 했다.

새터님도 비오면 고구마순 심어야한다는데.....도로 진도 내려가 고구마 심을까...

 

집으로 가는 길이 즐겁지 않다.

웬지 파도에 쓸려간 허망이 집으로 택배되어 있을것만 같아서....

일상탈출후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은  언제나 슬프다.

차라리 움직이지 않고 그자리에서 정면돌파 해야하지 않았나.....싶기도하구...

그래도

한식구처럼 편하게 맞이해준 현지주민 덕분에 좋은 시간 보내고 잃어버린 마음도 찾고

생각도 추스리고...

주역오행설로 옆에서 끝까지 따뜻하게 대해준 신나에게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