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11월13일 흐리고 뼈 속까지 오솔 오솔 시린 비 오는 일요일
청도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소도시 이촌-옛날에는 전부 고구마 밭 이였는데 지금은
영등포와 비슷한 풍경을 소유- 에서 매우 중요한 쇼핑을 했다.
현대인으로서 절대 필요한 문명 이기 물품인 핸드폰을 샀다. 약간 무리했지만……
중국은 小軟通 이라고 핸드폰 기계 사고 번호 따고 매달 얼마씩 정액 요금카드 칩을
갈아 끼우며 오직 그 지역-가령 청도시, 그 경계구역 지역만 통하는 통화방식이 있다
급박한 경우, 그리고 대인관계를 위하여 기타 등등
없으면 아쉽고 있으면 돈 드는 애물을 소유했다.
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고 계획하고 실행하고……
그리고 약간의 시행착오나 실행 착오는 있으려니 하는 느긋한 심정을 가지려고 하면 할수록
이것은 아닌데, 정말 아닌데 도리질 치게 하는 경우를 부딪치면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본연의 모습이 나오다.
중국어를 배우려고 어렵게 정말 힘들게 결정을 짓고 왔는데……
뜻하지 않은 허접한 감정소비에 휩싸이게 됐다.
원래 머물려고 했던 집-이화원에 가 보니 전기가 안 들어 오고 집은 휑하고
먼지가 켜켜이 싸여 있고 덜렁 침대, 책상만 머물 방에 놓여 있었다.
사람들이 사람이 살 집이 아니라며 계획에도 없었던 마중 나온 사람들 중 하나
요세네 집으로 짐을 실이고 갔다. 그는 홀아비다.
졸지에 동거 아닌 동거가 시작 됐는데, 그 집에 4학년짜리 딸이 하나 있다
중국으로 건너 오면서 학년을 낮추어 입학을 하여 현재 3학년 1학기다
중국은 서양과 같이 9월이 신학 년이다. 내년 가을은 5학년이 되어야만 한다.
그래서 중국학교는 휴학 하고 일종의 고시학원인 어학원을 다니며 월반을 준비 하는데
그 곳이 대학교안에 설립한 주니어부이다. 대개 한국 사람들 자녀는 학교문제를 안고 있다.
공부의 양이나 질량을 따지면 입시나, 고시는 저리 가라 할 정도 깊고 강하다.
그 애랑 나는 같은 학교를 다니게 됐다.
또 하나 치명타는 원래 청도대학 랭구지 스쿨에 허락을 받았는데 서울에서 미적대느랴
약 한달 보름은 그냥 보내고 남은 기간은 2개월 보름인데
한 학기 등록금을 다 받는다나 어쩐다나…… 여차해서 졸지에 나도 주니어가 됐다
어학원이나 나 역시 모험을 하는 셈치고 한 주일 정도 실험대에 오르는데
팔자에 없는 보모 노릇, 그리고 자잘한 가정살림-가정부배역, 그리고
거리에 쏟는 시간과 차비 등등 죽고 싶은 3일 이었다.
소인국에 온 걸리버 역할 역시 극복하기 힘들다. 어쩜 얘들도 자신이 더 작아졌다는 느낌이
있을 것 이고 중국교사들 역시 나이 많은 제자는 버거웠을 것이다.
결론을 내렸다. 내게 정작으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집을 옮기자. 얄퍅하다면 할 수 없지만 일단은 내 생각만 하자.
다시 이화원으로 옮긴다. 그 곳은 청도에서 보면 지방이고 택시로 약 20분 정도 걸린다.
집주인은 그 곳보다 더 안으로 들어가는 지방(왕복 4시간)에서 근무한다.
대개의 사람들이 산다는 것이 수감생활이라 느낀다면 공장 숙소는 감옥이다.
그래서 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까지 비우고 주말에 자유를 찾아 집에 온다.
하여 집도 봐줄 겸하고 평소에 안면 있는 사람이고, 여자라야 한다는데 그 조건에 나는 300점 만점 적합했다.
덤으로 서로간의 신뢰와 믿음이 있다.
학원도 그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일반 어학원으로 결정했다.
걸어서 5분이고 연수 온 대학생이 3명 젊은 주부1 이렇게 5명이 함께 수업 받는다.
중급에서 중급으로 약간 내겐 버겁지만 첨에만 그렇고 잘 따라 갈 것 같다.
중국어는 성조가 중요하여 발음과 성조는 따로 과외를 받아 교정할 예정이다.
아쉬운 것은 개인PC가 없다는 것이다.
드디어 혼자 생활하게 됐다. 나 역시 일종의 자유를 얻은 것이다.
처음에 간 날은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는 정전된 날이었고, 약 2달을 비워 놓았기에
그런 상태라고 한다.
다시 갔을 땐 제법 정리가 됐고 냉장고에 부식이 가득하고 가스난로에 가스통 큰 것이 달려 있으며,
무엇보다 만족하는것은 참이슬이 싱크대 밑에 박스 통째로 있다.
집주인 왈 술은 얼마든지 대 줄 수 있는데 토요일 저녁에는 꼭 같이 하자고 한다.
물론이지요.
와그적 와그적 시끌거려도 어쨌든 자신의 의지대로 풀려 나가니 하늘이 주는 천복이려니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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