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날은 마음은 있어도 길을 나서지 못했지요.
선선한 바람이 들녘으로 나가보라고 해서 길을 나섰습니다.
마을앞에 있던 논이 터널공사로 인해 밭으로 변하는 바람에
일부러 길을 나서지 않으면 벼를 볼 수 없어서
이번 여름 벼가 패는 것을 볼 수 없었는데, 어느 사이 모자란 햇살에도
불구하고 벼이삭이 곱게 곱게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박꽃
해마다 박을 심었었기에 꽃을 볼 수 있었는데, 올해는 박을 심지 않아서
꽃을 볼 수 없었지요. 선선한 가을바람따라 길을 나서서 박꽃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린시절에 본 박꽃은 초가지붕에 박넝쿨을 올려서 까만밤을 하얗게 수놓았었지요.
이른 아침이면 시들기 시작하는데, 기온이 서늘해져서 햇살이 들녘을
비추기 시작했는데도 시들지 않고 있었습니다.
대추
줄줄이 달린 대추가 가을은 풍성하다고 말합니다.
어떤 나무는 대추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데, 어떤 나무는 하나도 달고
있지 않더라구요.
작년에 이어 대추도 올해 가격이 만만치 않을거라 합니다.
대추는 보고 먹지 않으면 늙는다는 말이 있다지요?
어째서 그런 말이 생겼을까 싶습니다.
노릇 노릇 익어가는 벼이삭이 마음밭을 풍성하게 해 줍니다.
아직 햅쌀출하가 많지는 않을텐데, 중국산과 묵은쌀에 찹쌀을 섞어
햅쌀로 속여 판매한 사람의 양심이 벼이삭을 보노라니 부끄럽네요.
코스모스
가을은 코스모스의 계절이지요.
요즘은 여름에 피는 것도 있던데, 그래도 코스모스는
가을하늘과 제일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저희집 마당가에도 듬성듬성 코스모스가 자라고 있는데,
바람에 하늘거리는 꽃이 얼마나 예쁜지...
자두
들녘산책길에 만난 자두입니다.
이 자두는 늦게 익는 자두입니다.
보기만해도 입안에 군침이 가득합니다.
복숭아처럼 자두도 영양이 풍부해서 종합영양제라고 합니다.
초여름에 출하되는 자두보다 이 자두를 보면 먹고 싶은
마음이 생겨납니다.
사과
자두나무밭을 지나면 사과밭이 나옵니다.
늦가을에 익는 사과들이 심어져 있어 모두 푸릇푸릇하더라구요.
그 중 한 나무 이렇게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옛전엔 청도에 과나무가 꽤 많았다고 하는데, 기온이 자꾸 달라져서
하나 둘 베어내기 시작해서 지금은 사과나무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강아지풀
햇살을 받으니 강아지풀도 아름답습니다.
이 밤은 밤과 밤송이가 헤어지고 싶지 않은지 밤송이채
떨어졌습니다.
이제는 밤도 거의 다 떨어지고, 밤송이도 바람과 비에
거의 다 떨어져 갑니다. 밤나무는 이제 잎만 떨구면
겨울맞을 채비를 한 것이 되겠지요.
닥풀꽃
햇살에 제 모습을 비추이고 있는 닥풀꽃이 예술입니다.
닥풀꽃의 종류가 아홉가지나 있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았습니다.
까마중
어렸을 땐 참 많이 따 먹었는데, 지금은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네요.
추석이 내일입니다.
비가 내리기도 하고 흐리기도 해서 한가위 보름달은
볼 수 없을 거라고 합니다. 경제적으로 많이 많이 어려운 시기라고
합니다만, 이번 추석 명절 동안만은 그 모든 걱정과 시름 다 놓으시고,
가족이 오순도순 풍성하고 행복한 추석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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