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間)에서 엿보기/길 위의 지나 간 이야기

혼자 가는 여행

레이지 데이지 2012. 3. 30. 10:56

 

<적정 너머의 행복>
寂靜- 매우괴괴하고 고요하다
괴괴하다- 1) 이상야룻하다. 정상적이지 않고 빛나며 괴상하다
               2) 쓸쓸한 느낌이 들 정도로 아주 고요하다.

(.........어쨌든 행복을 본다는 말씀인가 합니다.
삶에게 바라는것이 없이 적정하지만,

苦- 단순하지 않는 괴로움이 누에 실나오듯이 緣이어져있다는.....)

네이버 담장의 샨티님의 글에 대하여 나의 답글이다. 

 

삶은 緣이어져 있다.

그럼에도 아침에 널리 퍼지는 매화향기처럼 홀로 살으라 한다. 

 

혼자서 무엇인가를 한다것...그 중에서 이곳에서 저곳으로 몸을 움직이는

여행을 한다면.....

 

혼자 다니는 여행은 약간 용기를 필요로 한다.

혼자 떠나기가 두렵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일단 떠나고 난후에 여러곳을 다니는 것에 대해서다.

 

인생은 여행같다..

아니면 여행은 인생같다는 말이 여행을 다녀보면서 더욱 다가오는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혼자 떠난 여행이란?

아마도 인생은 결국 혼자가는 것이라는 것을 더더욱

실감하게 되는 그런것이 아닐까? 혼자 떠나는 여행이야 말로, 인생은 자기가 하기에 따라서 얼마나 풍부하게 할수도 있고, 그저그렇게 빈곤하게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혼자 있다는 것에 대한 그 어떤 위축감이나 자격지심때문에 막상 여행에서 맛볼 수

있을것으로 기대되는 여러가지를 하지 못하게 되기 쉽기 때문이다..

길가다가 궁금해지는 음식점이 보이더라도, 혼자 들어가기가 두려워,

그냥 발길을 돌린다.

결국 혼자 가기 편한곳..

이를테면 박물관 미술관 같은데만 가게 된다.

결국은 입에서 냄새나도록 자기 속으로 만

있게 된느것인가...

 

그런의미에서 혼자가는 여행은 정말로 도전이며, 끊임없는 자기자신과의 싸움이다..

ㅋㅋ 풋훗  그정도까지?

분명 그런것 같다.

자신의 소심함과 나약함을 변명하며, 꼭 봐야 할것들, 자신에게 생생하게 다가올 경험들을 그냥 지나치고 나면, 차라리 이런여행은 아무 의미도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쉽지 않아도, 자신에게 무언가 말하는 것들을 보면서, 그냥 지나치지말고 부딪혀 보라. 그것을 맛보고 경험하라. 거기에서 용기가 생기고 자신을 좀더 사랑하게되며,

무엇보다도, 자신의 인생이 더욱 풍요하고 건강해 짐을 느낀다.

 

혼자다니는 여행속에서

깨달은 또하나의 사실은 외로움이라는 것이 자신이 혼자 있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진정한 자신과 일치하지 못하게 인생을 살고 있을때 오는 것인것 같다는 느낌이다. 혼자 다니지만, 구석구석에서 현지의 사람들과 부딪히며 경험하며 다니면, 별로 외롭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러나, 여행을 왔지만, 그저그저, 혼자서 소요하듯이, 약간은 사람들과 그리고 자기자신과 거리를 두고 다니면, 외로움이 들고, 더더욱

누구에게 기대고 싶어지고.. 그래서 사실은 좀 힘들어진다.

 

혼자 다니는 여행은 또한, 삶의 목표에 대해서 무언가 생각을 하게한다.

보통 여행에는 행선지가 있으며, 목적지가 있게 마련이고, 혼자 떠난 여행도 대체로, 목적지는 가지고 간다. 그런데, 혼자떠난 여행에서만큼, 자신의 변덕을 잘 느끼게 하는 경우도 없다. 여기 가야지 하다가, 에이 그건 이러이러하니까, 이쪽을 가봐야지..

길을 걸어가다가도 하루에 몇번씩 바뀐다. 그리고 그렇게 바뀐 자신을 정당화 한다.

발길 가는대로 가는 여행을 잘못되었다고 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애초에 자신이 생각하여 의미있다고 정한 목적지를 그때 그때 어려운 사정에 따라, 쉽게 쉽게 바꿔버리는 나자신의 마음속을 들여다 보면서, 이건좀 아니다..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이다.

 

혼자다니는 여행은 무엇보다도... 자신이 얼마나, 자신이 하지 못하는 여러가지에 대해서 자기 합리화와 변명에 능숙하며, 또한 마음속에서 망각시켜 버리는지, 생생하게 깨닫게 한다. 그러므로,내가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자신의 맘 깊은 곳에서 소심함과, 게으름, 그리고 망각속에 묻어두었던, 그많은 것들을 .. 다시 살려내고 다시 일으켜 내고, 도전해 보겠다는..... 그런 생각을 하게 한다.

 

어쨋든...혼자다니는 여행은 자신의 의지에 달렸다. 자신이 가기로 결정하고, 여비가 되는 한에서는 어디든지 가보는거다..타협하지말고, 자신이 가볼수 있는 그 어디까지 가보는거다..여행의 하루하루를 충실한 새로움으로 채우는거다..아마도 그게 인생이 아닌가?

 

그래도 떠나고 싶다.

다시 역마광증이 새싹 돋아 나오는 것처럼 자고 일어나니 쑤욱 자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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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가는 여행   

     

                             ..........김 재진

가을에는 모든 것 다 용서하자
기다리는 마음 외면한 채
가고는 오지 않는 사람을
생각하지 말고 그만 잊어버리자.


가을의 불붙는 몸에 이끌려
훨훨 벗고 산 속으로 가는 사람을
못 본 척 그래도 떠나보내자

가을과 겨울이 몸을 바꾸는
텅 빈 들판의 바람소리 밟으며
가을에는
빈손으로 길을 나서자.
따뜻한 사람보다 많은 냉정한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보다 많은 미운 사람들을
한꺼번에 모두 잊어버리자.
한 알의 포도 알이 술로 익듯
살아갈수록 맛을 내는 친구를 떠올리며
강처럼 깊어지자.

살아가며 우리가 만나야 했던 미소와  눈물.
혼자 있던 외로움 하나하나 배낭에 챙겨 넣고
가을에는
함께 가는 이 없어도 좋은
여행을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