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間)에서 엿보기/길 위의 지나 간 이야기

맹동 저수지

레이지 데이지 2009. 10. 26. 20:04

 

꿈에서나 가는 이상향이라며

이 가을 불현듯

가자구 한다. 아니,  내가 가구싶다 말했다.

가자구 졸르지 않고도

선뜻 데려가 주는 그 분의 마음 씀씀이에 아주 많이 고맙다.

난 가고싶었던 곳중에 하나이었다.

꿈결처럼 누군가 귀를 간질이며

그곳에 가봤어? 가봐...속닥이며 마음을 들뜨게하는 곳이다.

지방도로 ..국도인가...가다가

왼쪽버스정류장에는 통동저수지라고 쓰여있다.

바로 그 앞에서 우회전을 하면 곧 바로 낚시터입구이다.

입구든 출구든 양쪽에 있다고 한다.

일로 들어가면 입구. 절로 나오면 출구이다.

 

나는 교수님이 아니면 이 곳을 두번은 가지 못할것 같다.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르고 어떻게 그 곳에 들어 갔는지...

인디아나 존스박사의 명료한 추리도 없이

그 어떤 단서도 없이 그저 조수석에 맘놓고 있다가

덜컥

 샹그릴라같은 곳으로 툭 들어왔다.

사념처럼 똬리를 튼

무척 길고 긴 꼬불탕 계곡이다.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친곳에 자연스레 물이 고여서

호수처럼 바다처럼..

겨울에 걸어도  좋을것 같은 곳이다.

근데 어찌가야 하는지...

음성이라는곳에서 음밀하게 처녀처럼 숨어 있다.

세계자연유산에 등재시켜야 한다고하셔서

곧바로 찬성 한 표 던질 자세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 많은 사람들의 발에, 흔적에, 잔여물에...등등

짓 이겨지는것은 아닐가 우려된다.

심히 염려되고 또  염려될 뿐이다.

더구나 동행은 휘리릭 내려 갔다가 똥 밟았다.

곳곳에 쓰레기통과 화장실이 있거만

낚시하러온 사람들은 약간 위로 올라오는것이 번거로워

곳곳에 그냥 자기 옆에서

모든 일을 벌려 놓았다.

 

흐미...똥밟으며 좋은 일이 있다는데...

아~~ 맹동 저수지에

보았다는것이 좋은 일이구나.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수많은 쓰레기 그런데 정작 버렸다는 낚시꾼들은 아무데도 없으니 낚시꾼들에게 덤터기 쒸우는 과객들이 의심받을 수밖에......맹동저수지에 갔더니 통동저수지라고 씌여있다니 아마도 똥동저수지를 잘못쓴 것은 아닐까? 아니면 맨똥 저수지든가.... 요즘 과객질로 세월보내는 니가 부럽다. 좋은 곳만 찾아다니고...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수많은 쓰레기 그런데 정작 버렸다는 낚시꾼들은 아무데도 없으니 낚시꾼들에게 덤터기 쒸우는 과객들이 의심받을 수밖에......맹동저수지에 갔더니 통동저수지라고 씌여있다니 아마도 똥동저수지를 잘못쓴 것은 아닐까? 아니면 맨똥 저수지든가.... 요즘 과객질로 세월보내는 니가 부럽다. 좋은 곳만 찾아다니고.......심형진의글

 

 

 

 

궁뎅이가 맞붙어 있는것 같다.

우리 사람들도 이렇게 궁뎅이를 맞붙이고

그저 쓰다 달다 말없이 살아 가고싶다.

이곳은 소리가 없다.

사람들 짐승들 바람소리 물소리...

 소리가 없이 그저 단풍 물 들어가는 소리만 있다.

 

 

이렇게 혼자 있는 궁뎅이도 자기자신만큼 뾰죽이 내밀고 있다. 

 

 

소리가 단풍든다. 

 

 

 

 맹동 저수지 가는 길 가는 중에 모타 바이크들의 질주가 보인다.

우리나라 도로는 너무나 재미있을 것이다.

완벽한 사행성 도로에 오목 볼록 오리막 내리막이 명확해서....

속도감에 조절하는 기술에...손맛이 짜릿할것이다.

 

이제야 등판이 보인다. 

 

살작 엿봐도 짜릿하다. 

 

 

 

 

 

 

 

 

 

같이 간 동행은

길 가운데에 피어난 잡초들이  

마치 은밀한곳에 털난듯 무성햇었는데

길을 다듬느냐 -잔돌을 새로 깔은듯....

한 가운데 무성한 털. 그 맛이 없어졌다고 한다.

MTB, 혹은 자동차에 의해 양옆으로 길이 패이고

중앙에는 그대로 잡초가 무릎을 덮을 만큼 무성했다고 하든데...

 

 

 

 

 

 

 

 

 

해가 막 질려고 해서 밑으로 급히 달려 내려 가니

 그 ..새  

꼴닥 넘어갔다.

붉은 해가가 나뭇잎 속으로 들어갔나....

그래서 초록이 바스라지며 엉뚱한 색이 나오는가부다.

 

그 깊은 구비구비 산 속에, 아니 계곡속에

묘들이 정돈이 너무 깔금하게 되어 있다.

살아잇는 후손들에게 사랑받는

 죽은 자 들의 멋진 집을 보며

앞에는 물 고이듯 재산이 넘치고

뒷산은바람을 막아주듯 뒷다마가 없기를

바라는 의지가 역력하다.

 

 

 

 

맹동 저수지

 

 

 

 

 

 

선생님의 글이다. 

<나의 꿈의 공간 맹동 저수지2-2009년10월25일

 

이번 만추의 계절 또 그곳을 다녀왔다.

태곳적부터의 신비함 그대로 여전히 꿈처럼 꼬불꼬불 똬리를 틀고 나를 반겼다.

얼른 세계자연유산에 등록 신청을 해야 하는데…….

나 같은 범인이 그런 것을 주장해도 받아나 줄려나.

그 곳은 색시처럼 수줍음 탄 아름다움이 있는 곳이다.

그 곳에 들어서면 일단 시간이 멎은 듯 하고

무릉도원이 있다면 그런 곳을 말함일 것이다.

낚시꾼들만 들락거리지만

그 낚시꾼들마저도 하나의 풍경으로 박혀

오로지 나의 심상만을 위한 소도구가 된다.

갈 때마다 늘 포근하고 평화롭기만 하다.

그리고 또 오고 싶기만 한 그곳.

하지만 일 년에 두어 번도 오기 힘들 정도로 가깝지만 먼 곳이다.

그만큼 외진 곳에 박혀 있는 곳이고 워낙  나만의 숨겨놓은 공간이다 보니

나도 숨겨 놓은 알사탕처럼 아껴먹어서 자주 가지지 않는다.

그 곳은 나의 절간이고 꿈이고 희망이고 영원이고 사색이고 그 모든 것이다.

걸어도 좋고 자전거로도 좋고 차로도 좋고 다 좋다.

언제 또 가게 되려나 기다려지는 곳이지만 아마 내년쯤이나 또 가질라나…….>

 

 

맹동 저수지1-2005년 10월

지도에는 ‘통동 저수지’로 나오고 그 앞 팻말은 맹동 저수지 또는 ‘맹동 낚시터’이다.

주민들한테는 맹동 저수지라고 해야 더 잘 안다. 하여간 네 단어를 다 조립해서 외워야 한다.

거기다 이름도 희한해서 외우기가 만만치가 않다.

맹물 저수지나 똥통 저수지로 잘 못 외울 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렇게라도 외우면 근접하게 외우는 것이니

아주 잊어 먹는 것보다는 낫다.


이름도 그렇지만 거기는 찾기도 어렵다.

애매모호한 곳에 박혀 있어서 지도를 보고 가다가도 나처럼 그냥 지나쳐서 ‘원남 저수지’ 근처까지 고개 넘어 가 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덕분에 두 개를 볼 수 있는 행운도 있다.

거기 가는 쉬운 방법으로는 충북 음성에서 21번 국도를 타고 가다 오른 쪽의 조그만 간판을 잘 보고 우회전하면

바로 거기가 저수지 후문 입구로 가는 으슥한 길의 시작이다.

아니면 21번을 타고 맹동 전에 515번 도로를 타고 ‘통동리’를 지나면 바로 왼 쪽에 낚시터 간판이 있고

거기서 좌회전을 하면 바로 댐이 나온다.


맹동 저수지는 아주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다.

하긴 저수지가 뭐 다 시끌시끌한 곳이라고 할 수는 없으니 다른 곳하고 비슷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가 아는 범위에서는 맹동이 여러 면에서 최고다.

낚시 자체는 내가 꾼이 아니라서 잘 모르지만 아무튼 경치로나 드라이브나 트레킹이나 산의 느낌이나

모든 면에 있어서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다.


후문이나 정문이나 입구에 초소 같은 것이 있어서 입장료를 만원씩 받지만 낚시꾼이 아니면 공짜로 진입이 가능하다.

앞문에는 여자가 표를 팔고 뒷문에서는 남자가 표를 판다.

그 둘은 성별만 빼고는 비슷하다. 느낌이나 말투나 모습이나 모든 것이 오누이나 쌍둥이는 절대 아니겠지만 너무 흡사하다.


뭐가 비슷하냐고 한다면 말로 표현하기가 딱히 어렵지만 아무튼 비슷하다.

느낌으로 사람을 보는 내 눈에는 너무 비슷해서 같은 사람이 변신해서 앞 뒤 문에 서있는 것 같을 정도다.

어눌하고 지나가는 투의 말투나 몸짓, 낚시꾼이 아닌 사람을 시큰둥하게 바라보는 모습이나 질문에 답하거나 소

개하는 말투나 내용 등이 너무 비슷하다.


하긴 거기는 모든 자연이 다 조용하고 잔잔하고 변함이 없고 뜬금없이 갑자기 거기 있고 물은 잔잔하고 움직임도 적고

길은 거짓말처럼 천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어 여러 가지가 거기서 일하는 사람을 특징 없게 만들 법하고

특별한 감정표현을 할 짬이나 필요가 없는 그런 곳이라서 더욱 그런 지도 모르겠다.

사람도 오래 그 저수지 변에 있으면 그냥 같이 저수지가 되어 버리는 그런 곳이다.


하지만 쓰레기 치우는 중년의 두 남녀는 전혀 딴 판이다.

문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은 마땅히 제 위치를 지키고 있는 것 같은데 트럭타고 다니며 쓰레기 수거하는 두 남녀는 전혀 아니다.

시골 며느리 집에 놀러 온 사람 같기도 하고 증권가 주변에서 돌다 깡통 찬 사람들 같기도 하고 선생님이 자원봉사 나온 것 같기도 하고 전혀 그 저수지와는 하나가 될 수 없는 그림이지만 하나로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인 그런 사람 두 분이 쓰레기를 수거한다.


차로 한 시간 거리인 저수지 순환 길은 일방통행이고 두 차가 비키려면 한 참을 뒤로 가서 비킬만한 공간을 찾아야  하는 곳이고

한번 들어온 길은 다시 돌아 나오려면 적당한 공간을 한참 찾아 차를 돌려야 한다.


그곳은 전체의 길을 한 바퀴 돌게 되어 있는 구조지만 정문에서 후문으로 또는 후문에서 정문으로 어느 방향이 되었든

꼭 우리네 인생처럼 꼬불꼬불한 길을 그냥 관통만 해야 하는 곳이다.

일단 온 길을 돌아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 상상하기가 힘들다.

반 토막 쯤 와서 돌아가려면 남은 길이 궁금해서 도저히 그렇게 안 되고

5분만 더 가면 그 길의 끝이라도 그 끝이 또한 궁금해서 못 가고 지나온 길이 길어서도 돌아갈 엄두가 안 생긴다.

후문은 문을 나서도 앞길이 궁금할 정도고 도대체 집으로 가는 길이 나올까 싶은 곳이다.


저수지는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문어 발 같은 곳이다 보니 그 전체는 헬리콥터를 타지 않는 한 알 수가 없는 곳이다.

그 문어발 하나하나를 길로 감싸서 빙 둘러친 참으로 절묘한 곳이다.

당연히 저수지이다 보니 길은 꼬불꼬불하긴 해도 해발은 비슷하다.

역시 최고의 매력은 저수지 그 자체보다 길이다.

길은 잔자갈을 부분적으로 깔기도 한 흙길로서 많은 경우 차바퀴자국에 의해

길 가운데 잡초가 털 난 것처럼 길쭉하게 선을 이루고 이어지는 그런 곳이다.

그 곳에 눈이 쌓인다면 그 자체가 예술이고도 남을 것이고 영화의 한 장면이고 그냥 시 자체일 수밖에 없다.


그 길 좌우로는 여러 종류의 나무들이 길 위에 그림자를 떨어트리는데 수종의 대부분은 허벅지만한 굵기의 잣나무다.

한 참을 이어지는 길을 감탄으로 굴러가다 차를 세우고 문어발의 끝쯤으로 여겨지는 좁은 물가로 내려가면 수초사이에

물고기들이 노니는 모습이 보인다.

노 젓는 배가 있다면 하루 종일을 떠 다녀도 실증이 안 날 그런 공간이다.

원시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하겠다.

어느 낚시꾼의 말로는 애들 크기의 물고기가 어슬렁거리는 것이 보일 때도 있는데

그런 것은 낚시에 걸려도 낚싯대가 부러져서 잡을 수가 없단다.


그곳은 연인이 같이 걷는 다면 헤어질 마음을 먹었다가도 다시 붙어 다릴 수밖에 없는 곳이고

죽을 마음을 가진 이도 그곳을 한 바퀴 돌면 마음을 돌릴 수밖에 없는 곳이다.

빚 받을 사람과 함께 돈다면 최소한 이자는 탕감해 줄 것이다.

문제가 있는 부부가 같이 돈다면 더 가까워지거나 아예 갈라서거나 할 것이다.

혼자 걷는다면 반드시 철학자가 될 것이다.

그곳은 그처럼 절묘한 위치에 절묘한 모습으로 천연덕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가을을 만끽하기에는 단풍나무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고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물가로는 엄청나서 그런 잔잔한 감동을 좀 먹는 다는 점이다.

분명 세계 어디에 내 놔도 손색이 없는 자연유산임에 틀림이 없건만 우리들의 손에 의해 망쳐지고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참으로 슬프기까지 한 일이다.


이 가을이 가기 전 그 길을 호젓한 마음으로 걸을 수만 있다면 올 해의 마무리로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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