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재수탱이
친구에게 재수탱이때문에 반을 바꾸는데 하향조절말고 상향조정으로 7반에 갔다고 하니깐 웃으며 하는말이 "다른사람들이 나 자신을 재수탱이로 본다고 거울을 보라" 고 한다.
저 쪽 재수탱이 얼굴을 안지 10년이 넘었다. 중국 청도에 있을 때 알던 사람이니 벌써 그리됐다. 아마도 2002년쯤...그리고 2005년 그리고 5년후에 그리고 지금.
뭔가 잊을만하면 연락이 온다.
브로그에서 알았다고...
페이스북에서 알았다고...
그럼에도 가까이하지 않는 이유가 뭔지 몰랐다. 모 특별한 사건사고가 있었던적도 없고 그저 덤덤하고 무의미했는데...맹세코 왜그리 가까이 가지 못한 이유를 몰랐다.
이번 여름에 연락도 무려 5년만이었다.
이 재수탱이가 남경사범대학에 어학연수받으러 가자고 정보를 흘리고 강력하게 권유했기에 비용은 둘째로 치고 신변안전은 확실하고 사기당할 염려는 없겠다 싶었다. 근데... 첫대면에서 난 놀랬다.
우연의 일치로 같이 톨레로를 쓰고 나왔는데 저쪽 재수탱이는 싸구려 비닐이 섞인 흰색에 체크띠를 둘린 모자를 쓰고 수염은 링컨처럼 얼굴을 삥둘러 키웠다. 왜그리 수염은 깜장색인지...수염만 염색했나...
근데 왜 이리도 나는 부끄러움을 느껴야 했는지...
그래서, 다음부터는 나만의 옷차림을 되록이면 자제하고 튀는 말투도 변경할려고 노력한다. 내 주변의 타인은 나의 페르소나이기 때문이다.
여러가지 자잘한 부딪침이 시작되어서 출발하기전 이미 60만원정도 수속비가 들어갔을때에 모든것을 감수하고 스톱할려고까지 생각했다. 뭔가 관계가 지속한다는것이 버겁고 역겁고 싫었다. 이 사람이어서가 아니고 그때는 사람자체가 싫었다.
그때의 나는 살아서 숨쉰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생존이라고 죽고싶은 생각이 극대했고, 또 다른모습의 돌부리나 걸림돌은 받아들인다거나 넘어설 의지나 생각이 상실되어있고 인지와 감성이 동시에 사막이 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오로지 나만 생각하고 다시 살아남아야 하는데...기존의 난 이미 죽고 다시 살아 남아야 하는데...주위를 볼수없는데..
우야둥 남경에 왔다. 살려고 왔다. 일단 슴쉬고 살려고 모드 나팽겨치고 왔다.
남경에 와서도 어떤 이해나 동료의식이 아니고 뭔가 4살짜리 아이 뗑깡을 보는 느낌이어서 이건뭘까 ...이건뭘까...저 지리산 골짜기에서 본 못된놈의 행패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이기심과 타인에 대한배려가 전혀 없는...다행이 이 재수탱이는 색은 없다. 단지 이기적이고 타인에 대한 생각이 전혀없고 공동생활이 몬지 모르고 세상에서 자기가 젤 영악하다고 생각하는 이기적이고 잘난척하는 덜 된 늙은이 남자이다.
어느 날 ...
앞으로의 공부방향을 얘기하다가 내가 맥주2병을 샀다.
병따개도 없고 딸수가 없다고 해서 그냥 남겨두고 내방으로 왔는데 몇일 지난후에도 그대로 있다고 하여서 1병 달라고 하니 일언지하에 싫다고 한다.
그래! 그럼 그렇게 하쇼. 했더니 장장 10분을 넘게 백마디로 줄 수 없는 이유를 자폐걸린사람 읖졸이듯이 한다..
말좀 짧게 하라고 했더니 무려 2천마디로 자기가 이렇게 뿐이 표현할 수 밖에 없다면서 빈대처럼 얻어 먹을려고 한다고 들리지도 않게 들어도 상관없다는 방백으로 마지막 말을 한다.
손이 올라갈려고 했지만 아무 말도 아무 의사도 표현없이 아무 대꾸도 없이 뒤돌아 나오면서 저 놈과는 같은자리에서 같은공기로 숨을 쉬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재수탱이로 변신했다.
기여코 나도 재수탱이변신이다
이렇게 두 재수탱이가 운명적으로 만나는것은 하늘이 내게 마지막 베푸는 호의로 받아들여야 겠다.
이제는 사람으로 인해서 실망하거나 속상하거나 격분하고 싶지 않다.
자.
여기에 온 목적을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내게는 어려운 7반으로 옮겨야하는 이유를 마무리한다. 성장하기 위해서 마련된 도전중에 하나로 여기는 저녁이다.
<2015년 9월10일 남경에서 >
어제(12일)는 남경시내에 있는 한인성당에 다녀 왔다.
우리로 치면 명동 한복판에 있다.
중국에만...아니 해외에 나오면..
집 떠나오면 성당에 간다.
재수탱이로 인해 평온과 사랑이 급작스레 헐어져간다.그래서 다시 기도드리러 가니..모 ...모...좋다.
대추한알/장석주
대추 저게
저절로 붉어질리는 없다
저안에 태풍 몇 개
저안에 천둥 몇 개
저안에 번개가
몇 개가 들어서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저 혼자 둥글어 질리는 없다
저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안에 땡볕 한 달
저안에 초승달 몇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시인은 말한다.
고난... 자연재해가 없었다면 대추가 붉어지지도 둥글게 영글지도 않았다고.
내가 겪는 고난이 죽음으로 이르지 않고 우리를 성숙시킬것이라고..키에르 케고르는 죽음에 이르는 병이 오로지 절망이라고 말했다
자기 자신에대한 절망 말이다.
절망하지말고 고난을 희망으로 받아들여 보자...뭐 이런 교훈 설교쪽 말고 그냥 덤덤하게 지나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세상과 통한 대추 한 알 먹으면 그대로 내 안에 들어왔다가 나갈것이다. 글면 세상에 대하여 감사와 겸손과 사랑을 해야 하는것인가...대추 한알에게 감사올려야 하나...아님 먹을 수 있는 능력에게 감사해야 하는것인가...
자기안에 있는 날개를 다시 펼치고,흐르지 않는 강물을 다시 흐르게 하고 누워있는 구름을다시 일어나게하고, 잠자는 별을 다시 깨어나게 한다는 강은교시인의 사랑법 처럼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게 중요하겠지만...
그냥 울적해서 남경시내 新街口천주교 성당에서 기도하다가 손만 잔 뜩 모기에게 물렸다. 감사와 사랑을 어찌 표현해야 한다는 것인가....
임창정 (Lim Chang Jung) - 또 다시 사랑 (Love Again) MV - YouTube - https://m.youtube.com/watch?v=LDGO2nVf_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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