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9일 월요일 날씨 갬.
겨울철 유럽은 아침이 늦게 온다. 해도 느지막이 떠올라 천천히 퍼진다.
아비뇽은 작은 강을 끼고 있는 아주 작은 소도시이다.
중앙에 교황청을 중심으로 강 쪽을 향해서 신도시가 방사선으로 퍼져 있고
교황청 뒤쪽 공원 쪽으로는 구 도시와 성벽이 남아있다.
성벽 아래쪽으로 차를 주차하고 안으로 들어간다.
참, 들어가기 전 수로에서 베네제 다리를 보고 강변에서 밀려가는 물안개를 본다.
뒤를 돌아보니 언덕위에서 광채가 난다.
교황청 위의 조각이 금으로 만들어진 하나님의 모습인가...
그때의 교황을 위로 하느냐 금으로 만들어진 조상인지...
위로 태양이 비추고 하늘은 청아하고 신의 축복인가...
교황청은 낡고 헐었으며 관리-청소는 깔끔하게 되어 있다.
입장하지 않고 그 앞에서 알짱이고 있는데 어제의 그 관광객들을 만나다.
얼른 공원을 가는 척하고 몸을 숨겼다.
성당 뒤에는 로마 시대 연극극장이 있는데 두꺼운 사슬로 닫혀 있고
밑으로 빙 돌아서 가니 알고 보니 교황청 바로 옆으로 조성된 공원이었다.
난 잠시 유폐된 교황님이 되어 내 편은 누굴까.. 무엇으로 사람들을 꼬셔
신의 이름으로 일을 시켜 먹을까...쓰잘데 없는 생각을 하고
공원에는 오래된 연못, 그 위에 조성된 조각들, 유명한 사람이었는지
한 가운데 세워 논 입상들, 언덕위에서 아래의 구획정리 잘 된 도시를 보면서
신을 생각한다.
신은 갖은 모멸을 당한 뒤에도 그저 많은 은혜를 베풀고,
때론 속 좁은 밴댕이처럼 사소하게 삐져서 인간들을 갖은 고초를 당하게 하는데....
신은 정말 계시는 것일까....
교황을 세속의 힘으로 이용하고자, 자신을 위하여 납치, 유리하여 감옥 아닌 감옥에 가두어
신권을 이용하려 했고, 교황은 헉벅지를 찌르며 그저 그 굴욕을 참고 견뎌야 했지만
신은 자신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워 간교한 인간들이 욕망의 도구로 사용하게 됐는데
어떻게 참고 견뎠을까....정녕 신의 뜻이었을까... 모른척한 것은 아닐까...
신은 왜 그런 일이 벌어지게 했단 말인가...
현재의 교황청은 관광객들의 유희 터가 되고 그 일부는 호텔이 됐으며
공원은 인위적인 조경이 강세이다.
이 도시의 사람들은 무엇을 해서 먹고 사는 것일까...
이 도시는 역사적인 사실 2가지가 있다.
교황의 아비뇽 유수.
피카소의 아비뇽의 여인
피카소는 현대 미술의 근간이 되는 그림을 이곳 여자로 그렸다.
물론 이곳의 여자들은 피카소에게만 그렇게 보였지 실제로는 다 평범한 여인들이다.
우답 같은 생각이다.
공원 안에 있는 마리아에게 초를 켜 드리고 성당안의 작은 성물가게에서
묵언 수행하는 수녀님에게서 5단 묵주와 팔찌로 된 묵주를 샀다.
그리고 무심코 걸어 내려가는데 아까의 그 길이 아니고 신도시를 쭉 따라 내려간다.
이런 이런...
차가 세워진 곳과 내가 서있는 곳은 성벽으로 해서 좌우로 극과 극이다.
옆길로 해서 성벽을 왼쪽으로 장님 코끼리 코 만지듯 달려간다.
이 길이 과연 맞을까...
차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
또, 나 혼자 뒤쳐져서 일행들에게 미안하게 됐다.
뛰다가, 걷다가..........
저기 우리차가 보여서 한 시름 놓았다.
약 30분을 늦게 갔다. 상호가 나를 찾으러 나갔기에 다시 상호를 기다렸다.
내 여행 노트에는
‘크노티 세 아우톤...이란 메모가 있다.
델포이 신전에 새겨져 있다고 하는데..
나 자신을 알고 난 연후에 나 아닌 타인에게 돌을 던지라고 예수가 말씀하셨나...
교수님이 오늘 안으로 알프스를 넘어야 한다고 하신다...
9개의 마음들이 각자 다른 길을 가고 있지만 차는 착실하게 여정을 밣아 간다.
산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교수님이 장을 보라고 하여
큰 슈퍼에서 참기름이 있는지 현정이 에게 알아보라고 하고 난 야채거리를
샀다. 아침에 무슨 여행 책을 봤는데 김치를 담가 먹은 얘기가 있어서
나도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듯 맛있게 생긴 포기배추를 샀다.
김치를 담가 보아야지...
교수님이 500유로를 주어(한화로 약 60만원) 거스름 돈 받는데 시간이 걸린다.
이곳에서도 고액권이라 위조인가 확인하고 매니저의 확인 있는 연후에
거슬러 주는 것 같다.
시간이 너무 지체 됐다고 불만들이다.
알프스의 노을이나, 산의 모습들을 못 보는 것도 아쉽지만 어두워지면
산길을 운전하기 힘들다.
난 아침부터 속이 안 좋았는데 급기야 고불고불 한계령 같은 곳을
넘어가다가 토 했다. 속상해서....
2월 20일 화요일
현정이 생일이라 미역국에 아무것도 안 넣고 -참기름도 떨어져 넣지 못하고 끓였다.
그래도 새우젓 국물로 간해서 계란찜을 했다.
다들 감격해서 잘 먹는다.
Annecy 는 스위스근경 프랑스 이다.
아름다운 호반 도시이다.
고즈넉이 아름다운 마을이다.
넓은 호수에 철 지난 보트들이 매여 있고 호수안의 작은 섬은 큰 나무만 몇 그루
엉켜 있고 멀리 아직 얼음을 지고 있는 산들이 둘러 있다.
교수님은 서울에 통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인터넷을 할 곳을 찾고 뭐 다들 바쁜 척 하기에 그냥 혼자 돌아다닌다.
상호와 현정인 남매인데 유별나게 의가 좋아서 둘이 있는 곳에 있으면
낑가 있는 것 같아서...괜히 끼여 있다가는 미움 받고 부담스런 존재가 됄까봐..
역시 그 놈들이 옛 감옥 있는 곳에서 나를 버리고(?) 나는 그 아이들을 피하고
쑝쌤은 대만사람으로 변신 했는지 나하고는 말도 안하고 슬슬 피한다.
별이 반쪽으로 갈라졌다.
낡은 성 아래 교회를 돌아서 내려가니 옛날 마포 굴다리, 현재 서울대
동문회관 있는 그 곳과 똑 같은 곳이 나온다.
강 옆으로 외장 내장 모두 이뿐 카페와 노천 음식점이 줄 서있다.
다리엔 치즈를 팔고 있어 고개를 돌려 보니 강변으로
재래시장이 서고 있어서 쭉 보면서 맛 배기를 있는 대로 집어 먹으며
가고 있는데 교수님을 만나고 모녀도 본다.
모녀는 계속 교수님과 같이 다녔다고 하고...
난 교수님에게 닭 바베큐 사자고 졸라서 허락 받고 살려고 하니
오늘 주문 받은 것-즉 주문 받은 양만 구어서 파는 것이 없다고 한다.
아쉽다. 지금 굽고 있는 것은 예약한 것인가 보다.
호수 쪽으로 나오니 청둥오리가 물속에서 숨을 쉰다.
궁뎅이 하늘 높이 쳐들고 부리로 바닥을 훑어간다.
기포가 사이다 거품 빨려 나오듯 훅 올라오면서 점점이 사그라진다.
오리는 먹고 살려고 저리 용을 쓰는데 자기가 힘든 것을 알까..
난 거금을 쓰면서 노는 것도 이렇게 힘들어 하는데..
신도시 쪽으로는 가고 싶지 않다.
약속된 시간도 다 됐으므로 그리고 드디어 파리 근교 베르사이유 간다고 하니...
모녀가 화장실을 찾기에
교수님이 움직였지만 남자 화장실뿐이라-자연이 전부 남자들만 부른다.
나도 가고 싶고 그래서 내가 움직였다.
베르사이유 가는 동안 다들 말을 사랑하고 심하게 아낀다. 왕 수다쟁이 나도
내내 잠속에 빠졌다. 밖의 풍경도 안 들어온다.
꿈속에서 만나야 하는 꿈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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