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間)에서 엿보기/길 위의 지나 간 이야기

운길산역에서 가을 만나기

레이지 데이지 2016. 10. 18. 12:32

 

 

 

 

 

 

집에서 모하냐구 물어서

마루닦는다

 

그럼

가을이나 보라고

운길산역으로 나오라 한다.

 

전철은 파업중이라

운행시간을 질질...

결국

1시간에 2대 지나는 용문행 전철을 놓쳤더니

그냥 한시간 맥놓고 지각.

 

가을은 운길산 역에서 잘도 기달려 줄테이니...

 

장어 3마리 소금구이 먹고

모기에게 3번 가볍게 물리고..

 

울 아부지

가을잔치집에 가셨다가 신작로 육교 밑에서 주무신다고

동네 수다장이 뚱뎅이아줌니 신나서 알려주었다고 하더라

 

리어카에 실려오셨는데

그냥 누워 계시지 않고

금세 비스듬이 앉아서

골목길 지나는 모든 이한테 아는척 하시네..

난 창피해

어디론가 도망가고

엄마는 아마도 가을처럼 입안이 바스라지고 속은 허옇게

 

배달 아바이 김씨 아저씨 일찍감치 먼저가시고

울아버지 가시고

울엄마 아버지옆이 절대 싫다고 했는데

치매걸리니

아버지만 찾으시고 울고 웃고...

그래서 헐수없이 아버지옆에 합장해드렸는데

1년이 지나도 꿈속에서도 등장 안하시네.

 

좋은가봐요.

 

-2016년 가을을 만나다. 운길산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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