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間)에서 엿보기/길 위의 지나 간 이야기

서울은 가을이다.

레이지 데이지 2019. 8. 30. 21:32

 

 

 

 

 

 

 

 

 

어젯밤 비가 오는지 물소리가 난다. 밤 마다 비가 오는 듯한 날씨이다.

수도꼭지를 틀어 놓은듯 콸콸 지나가는데 주인은 미동도 없고 객만 빗소리 듣는다.

그리고 '호델 델루나-달의객전'을 처음 보다.

천년을 간직한 애증이 그렇게 그렇게 어이없이 쉽게 사라지다. 대사가 요즘 유행하는 아이들 스퇄이다.

 

아침에 마녀는 고구마순 정리해놓은것을 삶는다고 부산스럽고

땡감 주으러 동네 한 바퀴 하다.

난 일어나기 싫었다.

엄청난 몸의 게름이 밀려오고 모기에게 물린데가 가렵기 시작한다.

그래도 일어나 양치하고 있는데 1주일에 2번 오시는 요양 보호사님이 오셨다.

게다가 엊그제 오신 아저씨도 오셨다...

분주하다. 

그래서인지 무릎도 아파온다. 무릎 통증은 내개 게름이라는 호사를 준다.

 

차표를 예매했는데 마녀가 뭔가하다가 3분 늦었다.

30프로 수수료지불하고 새로 표를 끊고 겨우 차를 타고 계속 자면서 오다.

중간에 정안휴게소에서도 안 내리고 그냥 내처 자다.

 

서울은 오후5시

햇빛 찬란한데 빗줄기 한바탕하더군요.

집에 도착해서 네질레 하다가 문득 아이들은 잘 있었나? 베란다 들여다 봅니다.

 

아.

호야가 그 사이 꽃 피울려고 손 벌리고 있고요.

순간 이름을 잊은 아이- 아보카도는 잎사귀 를 활짝 벌렸네요.

버마고무나무 일명 청춘 낭구는 새잎을 3장이나 내놓고

얘들아...잘 지내고 있었구냐.

 

밖에서

빨치산하는 여름하고 맞장하고 입 삐뚤어진 모기에게 피보시 살점보시하고 가을을 접하고 왔다.

 

이제는 니네들만 바라볼께.

먼지털고

마루딱고 션한 맥주 한 잔 한다.

 

다시 적막한 마루와 접하다.



'사이(間)에서 엿보기 > 길 위의 지나 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뚝섬유원지  (0) 2019.09.02
발을 거풍하다.  (0) 2019.09.01
군산...농촌 체험  (0) 2019.08.29
군산..바람이 분다  (0) 2019.08.27
서울-동북촌 그리고 아라리오  (0) 2019.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