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間)에서 엿보기/난민처럼 떠나는 여행

하얀 달 뜬 몽골

레이지 데이지 2023. 5. 7. 02:20

7.  차강사르..하얀 달...설날
2/21(화) 차강 사르는  몽골의 설날이다.
'하얀 달'이라는 의미이며 어르신을 찾아뵙고 세배를 드린다. 우리와는 반대로 젊은이가 어르신께 세뱃돈을 드린다. 몽골에서는 흰색을 평화, 순수 등을 상징하는 가장 좋은 색으로 여긴다. 그래서 이날이 몽골 최대의 길일이고 명절이다.

설날은 몽골 최고의 스님이(라마불교)이 정한다고 한다. 해마다 다르다. 첫번째 하현이 끝나는 그믐일까? 아마도 입춘, 우수로 보이는 시점에서 시작한다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일어나보니 1층 로비가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어서 놀랬다. 아니 누가 어떻게...
차강사르  전날은 ‘비퉁’(섣달그믐날)이라고 한다. 이날은 배가 터지도록 먹는 날이며 아침 부터 대청소를 하여  ‘새해에는 더러운 것하나
없이 새로운 모습으로 새해를 맞이하자’라는 뜻깊은 의미가 있다.

아침에 인삿말을 아모레노...센...베뇨....연습을 했다.

윗사람이 팔을 위로 아랫사람은 팔을 아래로 하면서 볼을 비빈다. 1호 기사아저씨가 연장 최고 어르신이라서 남성복 '델' 을 입고 상석에 앉았다. 남성은 허리띠에..작은 손도끼를 가로 찔러 걸치고 부싯돌이나 칼을 매단다.

일단은 자리에 앉고남자들은 코담배를 서로 교환하며 서로 자신을 인사하고 소개한다.

각자 향이 다르다. 자기과시처럼 담배병도 화려했다. 먼저 양쪽 코망울을 닿듯이 향을 들이마시는 척하며 살짝 열린병에서 귀이지개같은 것으로 조금 덜어서 손톱위에 놓고 흡입하고 캑캑 기침해야 한다.  
반드시 캑캑 해야한다.
암튼 따라 잘하는 꼰대 대한민국 남자싸람들.

여자들은 원래 안하는데 우리들은 오른손 엄지손톱 위에  조금 올리고 흠향하는 척하는 수준으로 기침을 하면서 즐겁게 진지하게 했다.

세나도 역시 전통 '델'을 입고 나섰다.

아침은 정성껏 준비해준 만두국과 국수를 먹고 탐사에 나섰다.

7-2.

세계 최대의 암각화유적지를 탐사했다.

물어 물어 도착한 왼쪽계곡에서 오전 내내 헤매고 다니다 결국 찾았다. GPS도 어긋나고 목동을 하는 몽골 남자 사람에게도 물어도 보고, 서로 헤어져 찾아보기도 하고 급기야 2호차는 도랑에 빠지고 끌어내고 그랬다.

처음 작은계곡에서 암각화가 모냐고 하며 밖으로 움직이지 않았던 여사도 미화씨가 탐사나온 노교수 필이 느껴진 다고 하니 흥나서 저절로 움직였다.  

일단은  점심을 먹자고 하는데 닭다리 닭죽이다. 미화씨는 닭을 먹지도 않으면서 맛나게도 끓였다. 1인1다리.
어찌됐든 닭다리 한개 더 가져와 정언니와 나눠 먹었다. 벌판에서의 호사이다.

결국 인류  최대의 암각화와 마주 하였 다.
비칙트항.

이곳에서는 2박3일 암것도 안하면서 바위만 바라보고 있어도 좋을듯 싶다. 그냥 바라보기.

신에게 보고하거나 부탁하는 제사의례 가  있다고 했으니 아마도 그 시대 대표 들은  그늘막을 만들고 그속에서 먹으며 마시며 보고 있었을것이다.
떠나기 아쉬운 곳이다.

전통 몽골 설날 풍경을 접하려고 일정을 맞췄다. 바잉헝거리의 한 집을 방문일정 을 정했다. 조합장쯤 되는지 부티가 팍팍 나는 현지인의 게르를 방문했다. (렉서스를 타고 다닌다고 한다.)

이 게르는 현대화 되어서 여름집 같은 현관이 따로 설치되어 있다. 일단 보온 성이 더 높고 출입이 편하다.
부인도 직업이 있다고 한다.  교육자인 교사-몽골에서 직업으로 선생님은 아주 존경받는다고 한다. 아이는 네 남매인데 막내는 아직 젖먹이이다.  큰 아들은 울란바타르에서  대학 유학중이고 ....부인의 얼굴에는 유복한 모습과 여유로운 모습이 보였다. 막내가 칭얼 대고 우니 딸에게 뭔가 말하고 젖을 물 린다.
우리나라 옛 정서가 고스란히 보인다.

손님은 좌측, 쥔장과 가족은 우측에 앉는다. 남성은 게르에 들어가면 곧바로 왼쪽으로 가고 여성들은 오른쪽으로 간다. 남성구역은 하늘이 보호하고 여성구역은 태양이 보살피기 때문이다.

우리는 미리 세배의 예의를 배우고 세뱃돈도 쥔장에게는 얼마를 오천 투그릭, 아이들에게는 약하게 천 투그릭씩을 준비했다.

우리가 선물로 한국에서 사온 양말과 사탕을 주었다. 사실 양말은 여기 생산하는 캐시미어 가 훨씬 고급지다.

수태차(양젖으로 만든)로 시작한다.
청주같은 맑은 술도 내온다. 맛나면서 찐하다. 접대주-남주인이 일일이 잔을 낸다. 거부하면 안된다고 한다. 처음 잔 받고 그만 할려고 하니 실례라고 해서 청해서 주는대로 받았다.

'차강 사르'가 '하얀 달'이라는 의미 이기 에 하얀 음식부터 내온다. 음식을 차례 상 같이 거하게 중앙에 차린다.

염소의 볼기살(엉덩이)같은 기름기가 없는 살 부분을 삶아서 펼쳐 놓는다. 전통빵과 과자 같은 것 위에  각양 각색 의 아롤(치즈)를 장식 한다.

계란샐러드와 감자 샐러드를 낸다. 맛있게 먹었다. 이날 몽골인들은 양 고기로 속을 채운 만두(보쯔)나 우유로 만든 차갈릭이란 음식을 먹는다.

명절 때 인기 있는 선물은 사탕으로, 단 음식을 귀하게 여기는 풍습이 있기 때문 이다.그 중에 하얀 색 나고 적당한 두께 아롤이 내 입에 맞는다.  그도 치즈의 일종이라고 하는데 달달하고 적당하고 맛나다.

몽골에서 가장 보편적인 유제품은 아이락이다. 말젖을 가죽부대에 넣고 나무 막대기로 밤새 휘저으면 아이락이 된다. 몽골인은 여름밤 내내 아이락을 젓는다. 게르 문 옆에다 가죽부대나 젖통을 놓아두고 오가면서 습관 삼아 나무 막대기로 휘휘 저어준다. 소나 양, 염소 젖으로 만든 '타라크(요구르트)'는 발효식품이다.

부인의 부엌공간은 게르입구에 위치한다. 개량형 현대식이다.

난로에는 이미 불이 타고 있다. 연료는 사막의 짯나무 뿌리다.  염소고기를 넣은 만두...보츠를 금방 쪄낸다. 맛있다. 주는대로 다 받아먹었다. 삼천 개의 만두를 가족끼리 빚었다는 말을 잊지않고 한다.  몽골의 딸아이들은 엄마를 도와가며 일을 배운다.

이어서 보드카를 권한다.
사슴이 그려진 '에덴' 이 인기인 듯하고 보통 석 잔을 마신다. 작은 잔에 일일이 따라주고 안 마실거면 한 잔만하는데 기본예의가 3잔이라고 한다. 남에게 넘기는 흑기사는 실례란다. 돌아가면서 덕담처럼 건배사도 한다. 무어라 얘기 했는지 기억에 남지 않지만 겸손하게 이 집 큰 딸을 칭찬한듯 하다.

큰 딸아이가 12살인데 디자이너가 꿈이라고 한다.  몽골어로 쓰고 그림을 그린 것을 자랑 스럽게 벽에 걸었다. 일행들은 나오면서 딸아이에게 얼마씩 을 더 주었다.(약 4천원) 나도 막 고르다가 모가 몬지 잘 몰라서 그냥 나왔다.

그들은 갈려는 우리에게 다시 들어 오라고 하면서 우리에겐 초콜릿을 선물로 준다. 격식이라서 받아야 한다.

우리도 예전엔 그랬다.
한복을 입고 어르신께 세배를 올렸다고 한다. 집집마다 세배를 다니고 세뱃돈을 받고 떡국을 먹었다.

정월 대보름에도 집집마다 다니며 오곡밥을 아홉번을 먹었다고 옆에서 누군가 말한다.

나는 아버지 계실때에는 밤 호두 땅콩 까만 갱엿을 꼭 먹었다. 어머니마저 돌아가시고는 찰밥은 커녕 나물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다.
아! 세월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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