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은 도깨비 바늘이다
이 종성
떨어 지지 않는다.
씨줄과 날줄의 교직점 깊숙이
파고 들어 갈고리를 건다.
잡아떼면 예외 없이 고리가 부러진다.
부러져선 올 속에 숨고
숨어서는 움직일 때마다 살을 찌른다.
산을 넘고 강을 건넜다.
'이제 다 되었다' 하는 순간
천여 리를 넘게
거실까지 나를 따라온
씨앗 몇개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그 질긴 외로움을 아는 까닭에
나는 조심스럽게 씨앗을 떼어 내어
화분에 심는다.
볕 좋은 베란다에
가만히 밀어 놓는다.
옥산 저수지
-이종성
가장 깊은 곳으로
흘러
찾아가는 마음의 집
하늘이 내려오고
따라온 별들이 몸을 식히는
어둠도 맑아지는 곳
내적 고통의 일체
물안개로 승화시켜
바늘 끝 한 점으로 밀어 올리는 갈대
산은 아예 제 집을 삼아
물을 대고 있다.
고요의 만수위까지는 한참
여유가 잇다.
법음(法音)
-이종성
혼자
앉은 숲이다.
바람도 오후의 수면에 빠져들고
물소리도 땅속으로 꼬리를 감춘
정적
딱
순간 나를 치는 소리
내 안 온 산의 정적을 일시에 깨우는
잘 익은
상수리 하나.
이면지 / 이종성
잘못 인쇄된 종이 한 장
다 떨어지고, 구할 길이 없다.
생각을 바꾸기로 한다.
바꾼 생각의 뒷면이 희고 깨끗하다.
교정 불가한 내 생의 앞면
버릴 수가 없다.
배경으로 삼는다.
어둠을 배경으로
나의 반이 새벽으로 오고 있다.
더는 쓸 곳이 없는 생의 여백들
그게 아니다.
새 것은 헌 것의 이면지다.
내 어둠의 이면지는 하늘이다.
별이다. 찬란한 우주다.
네다리가 생기고 몸통이, 날개가 생긴다.
이면지의 글자들이 일-어-선-다.
한 마리 페가수스로
순간, 밤하늘을 날아가는 날개소리
쏟아지는 유성우가 눈이 부시다.
은 혜
이 종 성
내내 비에 떠내려간
아버지의 여름과 태풍에 찢긴 가을
꿈자리도 마를 날이 없다가
오늘 비로소
볕 쨍쨍한 오후
빨래를 내다 널고,
장독의 뚜껑을 열고,
나를 말린다.
마루에 앉아 계신 아버지
반평생을 저리
홀로 견뎌 오신
우리 아버지 아니면
이 마당에 어찌 볕 쬘까?
개나리
언 땅을 파고들던
뿌리의 고통 환한 빛으로 바꾸어
바라볼수록 눈이 부시다.
먼발치서도 금새
눈에 들어오는 너는 분명
희망이란 이름의 또 다른 상징
꺾이고 휘어져도
새로운 목숨의 빛깔로
사랑과 평화의 꽃말로
선명히 피워내는 박토의 꽃이다.
아픔과 소외의 땅에도
외로움과 슬픔의 영토
가리지 않고 이 땅 구석구석
희망의 불을 지피는
성화聖火다.
이팝나무 - 이 종 성 -
아버지 눈치가 어렵긴 해도 좀처럼, 보리밥 먹기가 싫어 한 숟가락 만도 안 되게 떠 입에 넣고는 오물, 오물, 오물 큰형, 둘째형, 셋째형 수저 놓고 밥상머리 물러 나와도 막내는 여전히 오물, 오물 오물거릴 때 여든 고개 할머니가 말없이 밀어주시던 하얀 쌀밥 잡수시라고 묘소에 심었더니 오늘 아침 성묫길에 사발밥으로 소복소복 하얗게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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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넘 좋네여~~ 바람만 맞고 있어도 기분이 상쾌해져요~~ 기다리던 시산제가 며칠 안남았는데 수요일 샤워 시키려 옷을 벗었는데 몸에 뾰루지같이 몇개가 나 있고 미열이 있어 어제 아침 병원 갔더니 수두래요.. 지루하게 보내고 있어요.. 예방접종을 했으니 살짝 지나갈거라고는 하는데.. 일요일 엄마께 준원이 부탁할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러면 시산제 참석할수 있겠는데.. 다시 연락 드릴께요.. 남은 시간 행복하세요~유인자는 그 후 정아라고 개명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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