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 1 구간 : 주천 - 운봉(14.3km)
<첫째 일-5월11일 비. 아주 많이 내리는 비>
엄청나게 내리는 빗 속을 뚫고 강남고속터미널로 나가니 이미 나와있는 학우들...
속으로 깜짝 놀랬다. 한 번 결정하면 뒤로 물러남이 없는 대단한 열의이다.
그들과 남원으로 장장4시간여를 비를 뚫고 달려 간다.
주천면- 내송마을 - 솔정자 - 구룡치 - 사무락다무락- 회덕마을 - 노치마을 - 덕산저수지 - 질미재
- 가장마을 - 서어나무숲 - 행정마을
이런 순서로 걷다가 어두워지면 민박들고 다시 인월로 걸어서 서울오는 차를 탈 예정이었다.
전라북도 남원시 주천면 장안리 외평마을과 남원시 운봉읍 서천리를 잇는 14km의 지리산길.
이 구간은 지리산 서북 능선을 조망하면서, 해발 500m의 운봉고원의 너른 들과 6개의 마을을 잇는 옛길과 제방 길로 구성된다.
운봉-주천구간은 옛 운봉현과 남원부를 잇는 옛길이 지금도 잘 남아있는 구간이다.
특히 10km의 옛길 중 구룡치와 솔정자를 잇는 회덕~내송까지의 옛길(4.2km)은
길 폭도 넉넉하고 노면이 잘 정비되어 있으며 경사도가 완만하여 슬슬 걷기 좋다고들 하였으나
비를 가르며 땀을 흘리기에는 적당하다.
남원도착순간부터 여행계획이 아주 작게 삐사리나기 시작한다.
억수같은 비가 아니라...
남원에서 주천으로 일반 대중교통 시외버스를 이용할려고 했는데 택시이용이 더 효율적이란
현지 택시기사 아저씨의 강력한 충고를 따른다. 주천 시작점에서 안내쎈타의 친절한 안내로 일단
토속적인 점심을 먹고 날궂이 둘레길을 할려고 비닐신발싸개를 만들고 비옷도 준비하고 출발한다.
넘쳐나는 다리위의 고인물을 피할려고 요상야릇한 자세로 도교한다.
무사하게 건너서 가는사람 붙들고 거친 도랑물과 함께찍자고 한다.
구룡치 바로 아래서
이미 요 아래서부터 여기까지 오는데 그 경사가 조금있어서 숨이 턱에 걸려서 토가 나올려고 한다.
구룡치는 주천면의 여러 마을과 멀리 달궁마을에서 남원 장을 가기 위해 지나야 하는 길목이었다.
용아홉마리가 여의주 한개를 희롱하였다하여 구룡치라 하고 구등치로 바꿔부르기도 한다.
마을의 할머니의 원래의 사투리로는 구둥굴재로도 부른다고 한다.
장꾼들과 마을 사람들이 힘들어 굴러다녔다 해서 그리 부른다는 말씀이겠지....
달궁마을 주민들은 거리가 멀어 남원 장에 가려면 2박 3일에 걸쳐 다녀와야 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구룡치를 장길로 이용하는 마을 주민들은 해마다 백중 (음력 7월 15일) 이 지나고 마을별로 구간을
나누어서 길을 보수해서 이용해 왔는데 지금도 예전의 보수 흔적을 찾아볼 수가 있다.
해발 540여m 올라서는데 정순언니왈
둘레길이라더니 등산이냐!한다.
게다가
선옥씨도점심먹은것이 소화가 안된다고....
에구 최고 젊다고 중책을 맡겨나...어쩌나...
오늘의 총무 이다.
사무락다무락- 남원에서 쓰는 말인데 무사함을 비는 돌탑(돌무더기)을 말하는거다.
사무락은 바람을뜻하는 소망이 변한 말이고,
다무락은 담벼락의 사투리. 그래서 결국은 소망을 비는 담벼락이라 뜻이다.
즉, 일이 잘풀리기를 기원하는 돌무더기라는 뜻일게다.
사람들이 지나 가면서 잘 쌓아놓은 돌무더기를 늙은 소나무는 그저 지켜 보면서 소망을 듣고 있겠지....
진즉에 알았다면 나도 내 맘속에 있는 깊은 염원을 정성 담아 이루지기를 기원했을테덴...
이곳에는 전설이 있다는데, 운봉의 욕심 많은 부자가
죽은 후에 남에게 돈이 넘아가는 것을 보기 싫어 돈궤를 묻었다 하나
아직까지도 그 돈궤는 나오지 않고 있다 한다.
수레와 짐을 지고 다니던 사람들에게는 자연적으로 산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돌덩이들을
한 쪽으로 치워야만 편한 걸음이 되었을 터이니 자연스레 사람의 마음이 모아졌으리라 싶다.
지리산둘레길을 찾는이는 많으나 잊혀져가는 생소한 사투리는 기억할 수가 없다.
이 이후에는 평범한 숲길이데다 비도 잦아들어서
이정표대로 회덕 쉼터에서 막걸리와 도토리묵,커피로 쉬면서 새로운 정보와 계획수정을 하였다.
비록 샛집을 보지는 못했지만....
회덕에서는 옛날부터 갈대로 지붕을 엮어 사용했다고 한다.
지금은 2채뿐이 없지만 볏짚으로 엮은 초가집과 틀리다고 하는데...삐사리2
회덕마을 빠져나오기직전 오른쪽으로 신령스런나무가 있다.
노치마을들어서기 전 마을의 커다란느티나무는 백두대간이 관통하는 곳이다.
이곳도 비가살금살금 오기에 민박으로 가야하는 욕심으로 그냥 지나치고
경주김씨 묘역이라는곳에서 소나무가 둘러쳐져 있어서 사진만 찍는다.
슬금슬금 내려가니 돌탑과 저수지옆으로 매우 아름다운 마을을 지나니
가장마을이라고 한다. 그러타면 우리가 오늘밤 유숙할 곳인데....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화장을 하고 있는 형국이라 하여 가장리(佳粧里)라 불렀으며
들녘에 농사짓는 움막 터 라는뜻을 갖는다. 가장마을 회관앞, 이쯤에서 민박집에 연락하니얼마 아니라고 하여 부지란이 걸어가는데...
지난 2월에 3~4코스할때 묵었던 숙소이다. 뚯밖에도 오늘 묵으려했던 민박집 앞집이다.
그러니깐 뒷집이 인동할매민박집인것이다.
저녁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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