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담쟁이는 毒이 있단다.
그저 오헨리가 쓴 인정의 담쟁이든가...
그저 말없이 담 너머 님을 향한 그런 존재인줄 알았더니 그 속에
그런 앙심이 있었나 보다.
소나무, 산속 바위 등에 사는 담쟁이는 그나마 낫다고 한다.
독이 없다고 한다.
청정해서 인가.......
같은 덩쿨이어도 기대는 쪽을 숨막히게 하지는 않나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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