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05. 23】
1년에 달랑 2번, 5월과 10월에 각각 15일만 문을 여는 그곳은 다채로운 테마로
특별전을 여는데, 그 특별전에 대한 속인(俗人)-일반인들의 관심은 그야말로
지독하여 은근히 중독성이 강하다.
이 곳에 일단 발을 들이면 그곳에 매료되어 자신도 모르게 그곳의 빗장이 열리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
작년 10월 전시 이후 기나긴 잠수에 들어간 이후, 많은 문화인들은 이번에는 무슨
전시회를 열까 기대를 한다. 그러다가 5월이 되면 각종 신문을 통해 특별전 소식을
알린다. 그리고 5월 중순 일요일에 세상을 향해 닫혔던 문을 열면 그 소식을 접한
천하 곳곳의 문화인들이 천리 먼 길도 마다 않고 몰려와 성지를 순례하며
옛것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한다.
올해 2012년 봄전시는 5월 20일~27일 까지인가...잘 모르겠다.
새로 알게된 지인이 가자고 청하고 결정하고 그리고 갔다.
진경 혹은 실경산수화전이다.
중국의 영향인 관념산수에서 실경, 그리고 현대산수화로 이어진다고 한다.
전시장에서 작품은 사진을 찍을 수 없다.
전시장- 보화각 입구를 지키는 정체를 알수 없는 사자.
부처님 밑에 감실이라고하나...색다른 불상이 들어계시다.
이름하여 애꾸눈 석불이다. 게다가 얼굴 머리부분은 뭉개졌다.
<.....어느 불로그에서...>
간송 선생의 흉상 좌측 수풀 사이에 애꾸눈 석불좌상이 숨어있다.
이 불상은 왼쪽 어깨는 옷으로 가리고 오른쪽 어깨는 훤히 드러낸 이른바
우견편단(右肩偏袒)을 취하고 있다. 얼굴은 상당히 망가져 있는데,
오른쪽 눈은 파열되어 거의 애꾸눈처럼 되었다.
머리 부분도 3도 화상을 입은듯 매우 울퉁불퉁하여
무견정상(無見頂相 = 육계)과 머리스타일은 확인하기가 어렵다.
석불의 조성시기는 신라 후기에서 고려시대로 보이며 자세한 신상정보는 모른다.
다만 기구한 운명에 처해 있던 것을 간송 선생의 구원으로 이곳의 일원이 되었다.
입구에는 어딘가에서의 옛 주인을 잃고 지금은 간송을 호위하는 문인석이 나무뒤에 숨어있다.
입구에 들어오면 길게 늘어진 관람객으로 인하여 자세하게 둘러볼 요량을
잃어버렸다 . 아침9시 개관인데...그 전에 이미 많이들 와서 줄서고 기다리고..
길은 두줄기.
왼쪽으로 보화각-전시실로 가는 길이고, 관람이 끝나면 오른쪽으로 보화각을 돌아서
나오는 길이 오른쪽 길이다.
보화각으로 들어서려면 꽃과 나무, 화분이 가득한 녹음이 짙은 오솔길을 지나야 된다. 이 조그만 오솔길에는 바닥에 벽돌이 촘촘히 박혀 있으며, 길 양쪽에는 화분과 수풀이 가득해 분재(盆栽)시장이나 식물원, 숲속의 산책로를 거니는 기분이다. 여기가 과연 미술관이 맞을까? 의문이 들 정도이다.
그런 정도로 말이다. 자연물 사이로 망향(望鄕)의 한을 간직한 석탑과 불상, 석등이
서로를 보듬고 있으며, 다른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볼거리, 닭과 공작의 보금자리(사육장)까지 갖추고 있어 관람객의
눈길을 단단히 잡아맨다. 다른 미술관에서는 감히 상상조차 품을 수 없는 특이하고도 살아있는 특별 전시물(?)로 문화와 자연이 공존하는 간송미술관 만의 묘한매력이라 하겠다.
흰공작새는 태어나서 첨 본다.
상대를 꼬실려고 활짝 꼬리를 펴고 흔들지만 그만 암컷은 외면한다.
객으로 온 우리 사람만 신기하다.
바닥돌 위에 2중의 기단(基壇)을 얹히고 그 위에 3층의 탑신(塔身)을 세운 형태로 1층의 탑신이 2, 3층보다 크다. 지붕돌 받침이 3단으로 이루어져 있어 고려 초기에 세워진 것으로 보인다.
기단과 탑신사이에 연꽃무늬가 마치 이글이글 타오르는 불꽃처럼 아름답기
그지없다
이 탑의 고향은 알지 못하며 탑에 관련된 어떠한 정보도 전해 오지를 않는다.
더구나 미술관측에서도 그 흔한 안내판 내지 어떤 설명이 없고 그저 와서 탑만 보라는 설명을 하듯이 보여준다.
다만 왜인들이 빼돌리려 한 것을 간송 선생의 구원을 받아 타국살이는 면하게 되었으나 결국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기억상실증에 걸린 양 자신의 존재를 망각한 채 미술관 뜰의 장식물이 되었다.
혹시 나도 나의 존재나 가치를 잊고 이러고 산다고 말하는것은 아닌지...
숲속에 숨어있는- 솔직하게 말한다면 핸폰으로 찍어 숲속으로 들어가지못하고 어설프게 찍은 부처님은 지권인을 하고 계신 비로자나불임을 한눈에 알수 있다.
3층석탑 옆에는 듬직하게 생긴 석불 1구가 높은 대좌(臺座) 위에 앉아 있다. 두 손을 위아래로 잡고 있는 지권인(智拳印)을 취하고 있어 비로사나불임을 알 수 있는데, 석불의 전체 높이는 약3M 정도이다. 그의 머리는 꼽슬인 나발(螺髮)로 머리 꼭대기에는 상투 비슷하게 육계(肉髻 = 無見頂相)가 두툼하게 솟아 있으며 얼굴은 살이 많아 인심이 후박한 뚱보 아지매 같다.
불상이 앉은 대좌(臺座)에는 연꽃(앙련)이 새겨져 있고, 대좌 아래 기단(基壇)에는 결가부좌를 한 조그만 석불이 4면에 새겨져 있다, 이들은 지그시 눈을 감으며 끝없는 명상에 잠겨 있는데 그 뒤로 두툼하게 생긴 동그란 두광(頭光)과 신광(身光)이 눈에 띈다.선정에 들어간 부처님이 기단에 또 계신것이다.
오후에 제주를 가기위해 헐레벌떡으로 본 간송미술관이고 한번에 50명이 입장하는 관계로 많이 줄서서 기다리고 .... 사진도 찍을 수 없지만 도록을 구입하였다.
이번 봄전시는 진경산수이지만 그 시대의 화가인 3園 과 3齋가 주류여서 그래서
인지 풍속화가 많으며 미인도도 있다.
나는 모네의 수련이 엄청나게 큰 작품인줄 모르고 관람하다가 불어난 물감의 홍수에
빠져 주는 줄 알았지만 이번 수묵 우리 한국화의 자그만하고 오밀조밀 치밀함에 놀랬다.
진경시대는 조선왕조 후기 固有色을 한껏 드러내면서 난만한 발전을 이룩하였던 문화 절정기를 일컫는 문화史的 시대구분 명칭이다.
숙종대에서 정조대에 걸치는 약 125년간이라 할수 있다.
문화의 뿌리가 되는 조선 성리학이라는 고유이념이 이시대에 이르러 완벽하게 뿌리를 내렸기에 가능했었다. 문화 선진이란 자부심이 근대가 오기까지 계속이었다.
다음에는 ...때론, 시간을 내어서 그 주변을 돌아 보고 싶다.
<성북동 추천 명소와 맛집>
와룡공원 고개길, 정법사, 한국가구박물관, 성락원
* 맛집 - 성북동집(만두와 만두국, 02-747-6234),
쌍다리식당(돼지불고기 백반, 02-743-0325),
성북동돼지갈비집(돼지불고기 백반, 02-764-2420),
금왕돈까스(02-763-9366),
서울돈까스(02-766-9370),
성북동메밀수제비/누룽지백숙(02-764-0707),
수연산방(찻집, 02-764-1736)
<화가 진상용 까페에서...>
김홍도...풍속화
규장각도
군선도
기와 잇기
벼타작
빨래터
우물가
자리짜기
장터길
편자박기
행상
논갈이
담배 썰기
고기잡이
송하취생도
주막
길쌈
대장간
신윤복 ....미인도
선유도, 주유청강
월하밀회
월하정인
주사거배
33
산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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