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피는 꽃/나는 나

벙개로 내리꽂은 성묘

레이지 데이지 2020. 9. 20. 23:58

<벙개는 이처럼>.

어제  인사동에서 화려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겨우 집에 와 쓰러져 기절한듯 밤을 보냈지요.
이른 아침에 하릴없이 집청소하고 빨래 돌리고...
그러다가 깜박 아침잠이 다시 들었는데
요란한 전화벨 소리에 동생이 성묘가자고 10분내 준비하라고 다소 명령하더군요.

거의 빛의 속도로 성묘갈준비하고 나가니
우리 형제 성골들 4명이 용미리로 갔습니다.

길도 약간 막히고 
그래도 적당하게 많은 사람들이 성묘를 왔더군요.

 

물 티슈로 상석과 비석을 딲고 

북어포와 소주로 산신께 인사하고
세상에 그런 며느리없다고 칭찬받던 며느리가 준비해준 
간단한 과일제수로 술 석잔씩 올리고 절 삼배하고
내년 한식때 다시 올테니 잘  지내시고 딸내미 무릎이나 빨리 낫게 하시라고 협박했습니다.

제수로 간식하며 음복하면서
이번 추석 차례는 매우 간소하게 치루자로 의견합일을 
보고 내려왔습니다. 옛부터 큰 일이 발생하면 기제사도 건너뛴다고 하는데 역병이 창궐한데 어찌 명절을 보내야하는지 한 숨이 나옵니다.

성골들은 오백만년만에 모여서 그냥 헤어지기 서운하여
약간의 여흥을 우리집 동네에서 하고
며느리 오라고 하여 운전을 하고 각기 집으로 헤어졌지요.

사전협의없이 
아침 전화 한번으로 돌아가신 양친부모 유택을 다녀오니 
독한 코로나 시절에 잠시 환기된 소소한 성골들 벙개 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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