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만져보기/그림들

소리를 보다

레이지 데이지 2021. 6. 3. 03:32

1.
오늘은 오후5시부터 7시까지 중요한 일이 있었다.
(간만에 듣는 성남민예총에서 하는 아카데믹)
반반씩 양보 해야지 하면서 1시간만 듣다.


6시에 하는 겁겁이 쌓여 내려온 색과형의 움틈과 자기의 소리를 보여줄려고 하는 전시를 다시 보러 왔다.

#인사동코데
#최소리
#소리를본다_劫

난 이렇게 풀었다. 
작가가 200여개 도시에서 수 없는 울림을 연주했다고 하지만

#(내 안의)소리를(그대들과)본다.

 

바람을 본다.

 

 

2.
억겁의 소리폭풍을 보러온 사람들 풍경.

주인공...최소리 작가

 

안면인식장애자들. 좌만두 우경일
마술사의시연

 

김영임씨의 회심곡 

 

 

3.
박서연 작가를 만나서 고범도 탄주선생님 서실에 갔습니다.
가니 조신호 작가님 하고  한지원  스님 하고 차를 함께 했습니다.  인상깊은 맛이었습니다.

 

 

 

 

최소리는 “모든 물체와 에너지에는 각기 그들만의 소리가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사물에 접근한 아티스트입니다. 움푹 들어가고, 긁히고, 뚫린 모습 자체를 소리의 흔적으로 이해하여 북이 아닌 알류미늄판, 동판, 종이, 캔버스 등을 두드리고, 채색하고, 빛을 입히며 작품 제작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즉, <최소리의 소리를 본다_劫(겁)>은 세계적인 타악솔리스트이자 뮤지션인 한 사람이 평생 음악으로 전달하던 소리에 대한 탐구를 미술의 영역으로 옮겨낸 실험적인 미술창작 전시로써, 이번 KOTE에서의 초대 전시에서는 최소리 작가가 2019년부터 지리산 청학동의 아트인청학(경남 하동군 청암면)에서 작업해온 대자연과 소리의 예술을 접화한 작품들의 첫선을 보이는 자리입니다. 최소리 작가는 다소 무거운 주제일 수 있는 ‘소리를 본다_劫(겁)’이라는 화두를 지리산 청학동의 자연과 함께 협업으로 작업한 소리와 미술을 융합한 120여 곡을 준비하여 지치고 힘든 도시 사람들에게 대자연의 위로와 평온을 전하는 전시가 되기를 바라며 준비하였습니다.

헤비메탈 그룹 백두산에서 활동하던 드러머가 타악솔리스트의 긴 여정을 지나 지리산 청학동에 자리 잡고 작품활동을 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세상을 보지 않고 듣지 않고 말하지 않는, 오롯이 자연과 하나 되기였습니다. 최소리는 지리산 청학동에 도착하자마자 주재료인 알루미늄, 동, 황동, 캔버스 등을 숲속, 계곡 물속, 땅속, 돌 사이 등 자연의 품속에 풀어 넣어 자연과의 접화를 시작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대표 작품들은 맑은 빗물, 눈, 계곡물 등이 스며들고 봄 새싹의 움틈과 가을 단풍의 빛깔 등으로 자연이 그려나간 밑그림을 토대로 그 위에 최소리가 두드리고 갈고 채색하여 몇 겁을 지닌 자연들과 협업을 한 결과물들입니다.

이에 <최소리의 소리를 본다_두드림으로 그린 소리: 劫(겁)> 전시의 작품들은 대자연의 기나긴 시간 속에 부유하는 찰나들을 포착하여 天地人(천지인)의 하나 되는 순간순간을 전달하는 메시지들입니다.
하나, 둘, 자연의 소리가 나름의 대화로 말을 걸어올 때, ‘사계’, ‘24절기’, ‘12간지’, ‘日月火水木金土(일월화수목금토)’, ‘지리산 청학동 노을’ 등 한 곡, 한 곡의 작곡을 하면서 두드리고 칠하고 갈고 닦아내어 자연과의 교감을 작품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최소리의 작품은 한 점의 그림을 너머 한 곡의 음악이며 춤이며 노래입니다.

<작가노트>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와 에너지에는 각기 그들만의 소리가 있다. 나는 그 소리를 여러분에게 전달하는 메신저이고 싶다. 나는 그 소리에 미쳐 있다.”
“나의 작품은 연주를 하며 춤을 추고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며 신명(神命)으로 삼매(三昧)에 들어 또 다른 나와 합작으로 완성해간다. 매번 내가 또 다른 나를 부르는 데는 ‘나를 버리고 또 다른 나를 만나는 것’ 으로부터 시작한다.”
“연주와 춤, 노래, 글, 그림. 이 모든 행위는 나에겐 똑같은 하나이다.
그 하나가 때로는 그림으로 때로는 음악으로 완성된다.”

 

<KOTE 소개>
KOTE (코트)는 경계의 창작자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입니다.
KOTE는 다양한 경계의 창작자가 교류하는 살롱이자 영감의 충돌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공간입니다. 신분, 국적, 나이의 경계 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끊임없이 도전하고 탐험하는 사람과 사람, 과거와 미래, 예술과 문화를 잇는 가교역할을 하며 모이는 사람들에게 도전적이며 독립적인 영감을 전하는 공간입니다.

<기획의도>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힘든 시기에 있습니다. 억겁의 세월 동안 축적된 지리산 청학동의 맑은 생명의 움틈과 관용과 순리의 자연 속에서 작업한 최소리 작가의 <소리를 본다_두드림으로 그린 소리: 劫(겁)> 작품들로부터 전해지는 긍정의 파동들이 스며들 인사동 복합 문화 공간 KOTE에서 기운생동의 영감을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정은아... 그녀의 辨>

[크로노스[Kronos]에서  카이로스[Kairos]를 빼앗는 겁탈자(劫奪者) 최 소리]

겁(劫)은 우주의 하나의 개벽에서 다음 개벽까지의 감히 살펴서 이해 할 수 없는 긴 시간입니다. 집채 만 한 바위 위에서 춤추는 무녀의 치맛자락에 그 바위가 닳아져 없어지는 시간이며, 사방40리에 성을 쌓고 그곳에 겨자를 가득 채운 후 매 백 년마다 겨자씨를 한 알씩 들어내어 씨가 다 없어질 시간이기도 합니다. 인간의 힘으로 도저히 혜량조차 할 수 없는 긴 시간이죠. 힌두교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43억 2,000만년을 겁(劫)이라고 하는군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는 약 45억 년 전 태양이 주변의 가장 가벼운 수소기체와 먼지 입자들이 포함된 거대 분자구름들을 점진적으로 응축시켜 미행성들을 만들었는데, 이 미행성들 중의 하나가 점차 중력을 가지고 주변의 암석 물질을 끌어당겨 원시 지구가 형성됩니다. 그러고 보면 겁(劫)이란 시간은 지구의 역사와 비슷한 시간입니다.

작가 최소리가 수년째 은둔하고 있는 지리산은 지구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합니다. 북서쪽을 향하여 압박하는 태평양판과 이에 맞서는 대륙판이 대립하여 융기한 산으로 침식에 매우 강한 편마암이 주성분인 반도의 모산(母山)입니다. 특히 청학(靑鶴)동은 태평한 땅에서만 나타나서 운다는 전설의 새가 사는 이상향이죠. 이 청학(靑鶴) 또한 일겁(一劫)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하는 귀조입니다. 작가 최소리는 이 청학동의 무한무량의 시간 속에 뛰어들어 때로는 스스로 그것의 찰나가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맞서면서 겁(劫)을 찰나(刹那)로 표현하는 작업을 해 왔습니다.

작가 최소리는 지리산의 청학동이 품은 이 겁((劫)의 시간을 중간에 싹둑 베어낸 찰나(刹那)의 순간을 사계, 24절기, 12간지, 월화수목금토(日月火水木金土)등의 시간을 압축하는 작품으로 표현합니다. 순환적이고 물리적이며 심지어 대자연의 시간인 크로노스[Kronos]를 재빠르게 잡지 않으면 놓치는 기회의 시간, 오직 최소리만의 주관의 시간이고 특별한 시간인 카이로스[Kairos]로 포획하지요.

포획 방법 또한 범상치 않습니다. 일단 자연의 시간이자 겁(劫)의 시간인 지리산이 스스로 스며들게 내버려 두었다가, 홀연히 탈취하여 최소리의 시간을 강제로 소리로써 녹음하여 화면에 그 찰나의 시간을 가둬버리는 격입니다. 이렇게 화면에 갇힌 최소리의 시간, 즉 소리 입자는 고스란히 태초의 우주 미세입자인 중성미자의 바다위에 출렁이는 파동을 타고 엄습해와 우리 세포핵의 뒤흔들죠. 바로 공명입니다.

작가  최소리 choi sori는 무인[巫人]입니다.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巫人이지요. 보이지 않은 억겁의 시간의 단면을 절단하여 찰나의 조형미로 보여주는 巫人입니다. 청학의 이상향을 세속인 서울로 이어주는 巫人입니다. 우주의 시간인 크로노스[Kronos]를 인간의 시간인 카이로스[Kairos]로 이어주는 巫人입니다. 작가 최소리는 크고 작은 소리하나로 대자연으로부터 겁도 없이 시간을 빼앗는 겁탈자(劫奪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