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술 미치갱이와 여행.
2월18일 (토) 홉드 같은 숙소에서 2박.
아는 사람이..솔직히 말하면 동행했던 일행중 한 명이 인니가서 맥주를 콩콩 싸매고 마시는 사진을 올렸다. 그것은 그 나라가 이슬람 이여서 나름 에티튜드를 발휘한듯 하다.
나는 이번여행에서 여러날 움직이는 중에
같은 숙소에서 2박을 한다고 그냥 나오라고 전달 받았을때 아침에 짐을 안 꾸리니 왜 이리도 편안 할까? 느긋한 마음 이것도 잠깐 이다.
우리 2호들이 너무 밤새도록 놀아서 옆방 1호 들이 아랫층 방으로 바꿨다는 말이 들린다. 약간 미안하게 생각하는데 1-1호쌤이 내게 다가와 말하다.
은근하게 속삭이듯
- 몽골을 67번째 오는데 65번째까지는 이슬만 먹었고 66번째는 약간의 포도주만 살짝 즐겼는데 이번엔 술 미치갱이들하고 온듯 하오
- 이슬이라니 모닝 해장 참이슬인가 보군요? 아이락은 홉드에서만 나오는 야쿠르트같은 발효음료라고 하든데. 허참.
어젯밤이 여행 시작이라 서로들 잘하자고 연대의식을 고취하고자 으싸으싸했는데 심했나 싶구 웬지 실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나 그런 식의 저런 왕꼰대스런 말투로 67번째 여행을 어찌 다니고 어찌왔지..어떻게 했는지 의문이 생긴다.
그러니 자연...그후 2호들은 떳떳하게 미치갱이가 되어서 수시로 즐거움을 웃음과 어깨춤과 만세로 표현했다.
(어제밤 몹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것 같아서 부담갖지 말라고 아랫층으로 방을 옮겨소. 서로 안 싸우고 화기애애하니 보기가 즐겁 구려) 이런 류의 말은 하기가 어려운가 보다.
암튼, 취향이 사뭇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려 다니는것이 여행이다. 그것이 곧 자신의 문화수준이 아닐런지 싶다.
아침은 자작으로 간단하게 식사를 한다. 세나가 책임감을 갖고 준비했다.
홉드에서 100여km 떨어진 곳의 암각화를 보러갔다.
길도 없는 곳을 차는 잘도 가고 여름에는 물이 흘렀을 개울이 지금은 그저 맨땅에 웅덩이 같은 얼음이 살짜기 있는 곳을 빗겨 달린다. 군데군데 얼어붙은 강 위를 지나고 너덜 지대 를 지나서 차는 정차하고 멀리 있는 돌산을 암벽하듯이 올라갔다.
참바가라우 조스틴 하드 기마인물 암각화.
무사와 말을 철갑으로 두른 듯이 표현된 이 그림은 역사시대에 실제 상황을 재현하고 있는 듯 창 휘두리는 모습이나 말의 격동하는 표현이 진실하기가 거짓이 전혀 없이 순수하 고 진짜 리얼하게 보인다. 바람이 불 때 에는 사슬로 엮인 철갑에서 촤르륵 소리나는듯 하다. 말이 달릴 때 콧바람이 느낄 정도이다.
자연의 신비은 물론이고 그때 그 시절 문화 와 예술감각에 경외감을 갖는 시간이었다.
근데 이 그림을 안악3호고분 왕의 행차도에서 본듯하다. 기마용사를 개마부대로 듣는 나의 이상함에 번뜻 놀래서 모닝 맥주 한 잔 하고프다.
사람과 말에 갑옷을 입은 귀한 암각화를 보고 내려오니 기사아저씨 두 분과 우리 미화씨와 그 외 여러분이 벌판에서 라면을 끓였다. 계란도 넣어서 1인 1개씩 했다. 인스탄트 달달 믹스 커피도 팔팔 끓여서 한 국자씩 준다.
라면을 먹은 다음 오후에는 몽골의 뭉크박사 가 소개 하는 곳으로 갔다. 동행한 뭉크박사 설명으로는 사냥무기 도리깨가 청동기 시대 이라며, 그때 사용했던 청동도끼 장식을 보여 준다. 지금 몽골 포함하여 전세계에 오직 3 개 만 존재하는것이라 하고 그 중 하나를 연구소 에서 가져와 직접 만져보고 사진을 찍고 감동 하였다.
이곳 돌들의 특성은 마치 구들장으로 쓰던 편무암처럼 편으로 쭉쭉 쪼개져 꽂혀 있는듯 하다. 잘 반죽하여 구어놓은 파이처럼 결대로 쪼개지는 위험한 바위 군群이다. 툭 잡아 뽑으면 뽑혀진다.
발자욱 남기기 와 낙서사건이 비밀처럼 생겼다. - 진정한 용기는 어디에 있는가
암각화는 신성한 곳으로 동쪽을 향하여 있고 비교적 높은곳에 수직으로 존재하여 꽤 많이 올라가야하고 절벽처럼 위치하여 아차하면 비상사태가 발생하여 매우 조심해야만 했다.
산은 남아있는 얇은 눈으로 군데군데 쌓였다. 신발에 눈이 묻은 상태로 암각화가 되어 있는 바위면을 밡는다. 나는 그 곳을 피해서 옆으로 삥 돌아서 가는데 절벽같은곳을 두어 걸음 걸었다. 조심해야지 긴장이 됐다. 앞서 이미 본 사람 들은 슬슬 내려갈 준비를 하고 나는 한번 더 볼 생각을 하는 그때 뭉크에게 안 들어도 되는 지청구를 듣는다. 젖은 신 발자욱이 떡커니 암벽화 옆에 남아 있어서이다. 나는 안 그랬는데 나에게 하니 역증이 났지만 참았다. 통역을 하는 사람을 생각해서이다.
인류의 시간을 복기하는데 '지금'이 잘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이 '지금'도 과거가 되고 다시 미래인들에게 복기 하겠다 싶기도 하다. 그러니 남의 나라이지만 인류에게 귀중하고 아름다운 유물유적유산지는 너나없이 아끼고 보존하여 흉터없이 우리가 받은 자연 그대로 미래인간들에게 보전 해야만 한다.
허나, 한글. 훈민정음 자음과 모음으로 찍찍 그어서 흉터를 남기는 개 밥그릇짓을 보았다. 정신이 아마뜩하고 분노와 부끄러움으로 낭떠러지를 앞에 두고 옆으로 휙 2~3미터 날라서 넘어져 엉덩방아를 쪘다. 옆에 있던 정언니가 놀래서 달려왔다. 뾰족돌에 혹시라도 찍혔을까 걱정한다. 그러면서 욕은 평지에 가서 하라고 한다. 이미 그 허공중에 시베리안 허스키를 외쳤다.
내려와서 어제 봤던 무덤의 유적을 다시 보러간다고 해서 물었다. '안가가 가면 난 안가' 하고 숙소에 들어와서 쉬었다.
우연하게 2호차는 전부 안 갔기에 모여서 암벽낙서얘기를 하니 우리 중에 나이도 있고 배운 만큼 우아떠는 여사님이 끼 부리지 말라고 한다. 힝 무슨 끼?
일행중에 나름 나이와 사회적 연륜과 문화적으로 저명한 1-1 쌤에게 그런 소행을 말하고 일러주며 지적했다. 두 번다시 그런일이 없도록 해 주십사 정중하게 말하며 용기를 보여달라고 했다. 사심을 버리고 공정한 문화애호심으로 용기를 내라고 했다. 눈을 가늘게 뜨고 되려 나에게 시정잡배 장사하는 쌈닭 아줌마냐고 되 묻는다. 같이 상종 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
츰나...쉽게 함부로 말하는 이런 용기말고 진정한 학자다운 용기는 정녕 없는것인가!!
저녁에는 흐미를 듣는다고 한다. 장소가 적합하지 않지만, 카라오케에서 저녁을 먹으며 듣기로 한다.
흐미와 마두금을 실제로 경험하게 되니 약간의 팁을 준비했다. 뭉크박사가 추천한 사람이다. 저녁 가라오케에서 우리는 특별한 손님을 맞이하고 특별한 경험을 하는거다.
흐미를 하는 그는 잘 생겼으며, 10년 전 즈음 우리나라 구리쪽에서 일했다고 한다. 간단한 우리말도 알아듣는듯 하다. 잘 생겼다! 작게 속삭였는데 고개를 돌려서 나를 본다. 후에 손을 잡고 인사하며 잘 생겼다고 한 마디 더 했다. 식사를 하라고 하니 소리에 영향을 준다 고 안하고 바로 시작한다. 흥겨운 음악 에는 어깨춤과 덩실덩실 춤추고 물론 애잔 하거나 슬픈 음은 조용히 경청했다. 화답으로 우리 정언니가 단가를 불러줬다.
뭉크에게 좋은 자리 마련하여 고맙다고 하면서 이메일 주소를 주며서 좋은 장면을 잘 봤다고 볼見을 갑골문자로 써서 줬는데 연락이 없다.
우리는 문화인이다.
흥겨운 손 동작으로 표현하는 모습을 근엄 했던 뭉크박사가 먼저 시작하니 분위기가 대단하고 즐겁고 아름다웠다. 미치갱이들이 잘 놀고 듣고 흥나면 표현하고 놀았다.
<흐미와 마두금>
우리는 4단계 목소리 변이와 몽골의 흥취를 느끼는 시간이다. 흐미는 인간이 내는 소리인데 인간의 소리 같지 않은 소리라는데 모음과자음을 동시에 내는 목청 창법이라고 한다. 자연에서 나오는 산과 강, 바람, 동물 들의 소리를 표현한 것이라며 아주 오래 전 부터 몽골전통음악 노래이자 서사이다.
누구나 후미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수년간 연습과 수련을 해야 하고 지속 적인 훈련의 반복으로 특별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다고 한다. 후미를 하는사람은 몽골에 많지만 아주 잘하는 사람은 몇 안되고 1000명중에 1 명 이 할까말까라고 한다. 지역별로 후미의 소리와 노래가 다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흐미의 특징으로는 흐미는 2개의 소리로 첫 째는 목소리로 음악을 연주하는 것인데 원하는 음악을 목의 소리로 표현하는 방식이다. 2가지 음이 동시에 나는게 후미의 다른 목소리와 차별하는 것이다.
2가지 음 더하여 높음 소리와 낮은 소리를 동시에 내는 것이다.
둘 째, 흐미로 노래를 부르는 것은 노래의 가사를 부르면서 동시에 목에서 흐미 소리가 나는 현상이다. 아주 독특하면서 아름다운 소리를 이중으로 내고 이때도 2가지 음이 동시에 난다.
흐미와 더불어 연주하는 악기 이름은 "머린호르"-말머리처럼 생겨서 마두금, 말악기라고 불린다. 초원의 첼로 라고 불리는 이 악기는 끝에 말이 그려져 있어 마두금이라 불리우며 몽골의 전통악기이기도 하다 .
주인공인 모린후르는 전쟁터에서 아름다운 사랑을 맺지만 헤어져야 하는 숙명이고, 날개 달린듯한 명마 조롱 할이 사랑의 갈증을 채워 준다. 그러나 후르를 짝사랑하는 부잣집 딸의 시샘으로 말의 날개가 무참하게 잘라져 죽임 을 당한다. 조롱할은 후린의 꿈속에 나타나서 자신을 악기로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다.
가죽으로 소리통, 말총은 현, ..머리는 장식으로 그래서 말은 마두금이란 악기가 된다. 마두금은 사랑하는 이를 다시 볼 수 없는 후르의 시름을 달래주고, 마두금의 소리는 몽골 사람들의 고향을 상징하는 소리가 된다.
이루어지지 못하는 사랑이 악기가 되고 음악이 되는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다른 이야기로는 어미 낙타가 새끼를 낳고 심한 산고의 고통으로 인해 새끼에게 젖을 물리지 않는 경우가 흔히 있다고 한다. 낙타의 가임 기간은 400일 거의13개월 보름을 배에 담고 있는데 출산시 고통경험으로 모정을 잃게 되어 새끼에게 냉정하게 되면 몽골의 목동은 낙타를 움직이지 않게 고정시켜 놓고 마두금을 켜서 무심한 낙타에게 들려준다는 것이다. 신비로운 현상이 벌어지는데 낙타가 이 애잔한 선율과 구슬픈 연주소리를 듣고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어미 낙타는 새끼 낙타에게 젖을 물린다는 것이다.
자연의 순리를 따라 순응하는 사막에서 살아가는 낙타의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마두금의 바람소리 같은 깊은 영혼의 소리에 낙타의 본성을 찿아내는 인간 또한 함께 어울려 사는 아름다운 모습인것이다 .
몽골 말로는 '모린 후르'라고 하는 이 악기의 기원과 관련하여 두 개의 전설이 전해진다.
첫 번째 이야기는 한 청년이 하늘을 날 수 있는 말을 선물로 받았다. 그 청년은 말을 타고 하늘을 날아 먼 곳에 있는 연인을 만나러 가려고 했다. 하지만 청년의 고향에는 그를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고, 그 여인이 질투심에 눈이 멀어 말을 죽여버렸다. 슬퍼하던 청년은 말의 가죽과 꼬리 털과 갈비뼈로 말머리 모양이 조각된 현악기를 만들어, 말을 기렸다고 한다.
두번째 이야기는 모린 후르를 만든 소년에 관한 것이다. 한 사악한 영주가 소년이 소중히 여기는 백마를 죽여버렸다. 어느 날 밤, 말의 영혼이 소년의 꿈에 나타나 자신의 몸으로 악기 만드는 법을 일러주었다. 말의 뼈로는 악기의 목을, 말의 털로는 현을, 말의 가죽으로는 울림통을 만든 후, 말머리 조각을 장식해 넣었다. 이렇게 하여 말이 죽은 후에도 말과 소년은 함께 할 수 있었다.
이 두 이야기를 통해 몽골인들의 삶에서 말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였는지 알 수 있다. 마두금은 몽골인들에게 단순한 전통악기 이상의 성스러운 의미를 지닌다. 공명통은 땅과 사람을 의미하는 초록색으로 칠하고, 현은 말총의 흑백을 얽어 고통과 행복의 혼합적인 의미를 강조한다.
여기에는 인생에서 겪어야 할 역경을 극복하고 행복한 미래를 기약하는 염원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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