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화-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작가는 자신이 보아왔던 잊지 못하는 비극의 기억에 사로 잡히지 않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쓰고 있다.
"사실 삶과 글쓰기는 아주 간단할 때가 있다. 어떤 꿈하나가 어떤 기억 하나를 되 돌리면, 그 다음에는 모든 것이 변하고 마는 것이다." (p.157)
작가는 한 사람이 성장해 온 과정이 그의 일생을 결정한다고 믿는다. 그 지나온 과정은 바뀔 순 없겠지만, 어떤 기억으로 살 것인가는 결정 할 수만 있다고 한다.
해서 나는 어떤 기억을 되 돌리겠는가 선택하라면? 어떤 기억으로 사는건가?
몽골에 암각화를 보러 영하 3~40도를 떨치고 갔다. 여름이라 면 갈 수 없는 물 흐르는 곳를 지나서 벌판을 가로 질러서 차가 삭가락지를 하며 도착하고 사람은 날카로운 바위가 있는 산 꼭대기를 올라간다. 돌들은 마치 구들장처럼 편으로 가라지고 힘을 주면 쏙 빠진다. 조심해서 올라 간 바위산 꼭대기 절벽 옆에 청동기 무기를 휘 두르는 짐승 사냥꾼이 새겨진 곳 까지 갔다. 도망가는 사슴과 뒤 좇는 개도 있다. 구경하는 늑대도 있다.
이리 저리 보고 내려올려고 돌아 서는데 훈민정음으로 낙서가 새겨져 있다.
마치 국민학교 미취학 아동이 쓴듯이.
이건 모지? 하며 허공중에 산산이 부서지는 고성이 나왔다. 이런 시베리안 허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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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파서 구뎅이에 묻었다가 봄이 오면 벌판에 아지랑이 피워 오르며 스물대고, 땅이 말랑하면 만파식적이 아닌 온갖 소리가 눈이 녹아나듯 귀 에서 울림하라고, 샤먼이 강림하듯 주술을 외우다가 그만 옆으로 날라가듯 훅 넘어졌다.
옆에 있던 "시인 언니이" 깜짝놀래서 날카로운 돌에 찔리지 않았나 그것부터 살피고 다 내려가서 욕하라고 한다. 아니 욕하면 무슨 소용 있냐고 앞으로 삶에서 그런 즘생을 두번 다시 만나지 말자고 한다.
어제 보았던 민속박물관을 또 간다고 해서 안가가 가면 안간다고 했다. 그 안가가 남의 나라 암각화 유적지에 낙서를 했다. 바로 한글을 가지고 말이다.
다시 안 간 사람들이 우연하게 2호차 사람들이어서 일부러 밖-창문턱에 올려 논 아이락을 간식으로 한 잔씩 하며 낙서 사건을 말하는데 그 중 한 사람이 "끼 부리지 말어" 한다.
순간, 다른 사람도 나도 모두 얼음 땡이 됐다. 아니 무슨 끼? 잘못을 잘못이라고 한 것이 끼부림이란거야! 내편 니편 들어 달라는것이 아니고 잘 잘못을 얘기하는데 말이다.
아아...배우든 못배우든 70살이 넘어서 인지능력이 딸리고 상황판단이 안되어 그저 입에서 나오는 말이 아닌 소리를 하면 같은 한 자리에서 말이든 술이든 섞지 말아야한다는 기억이 하나 생겼다. 기억이다. 무슨 액션이 있고 추가 행동이 있겠는가?
거기에다가 자기 말만 하고 남의 말은 흘려 버리는 사고력 상실이 오고 입은 더 더욱 가볍고 값싸게 굴면 과연 어떤 기억으로 삶을 정리하며 글을 짓고 한다는 것인가! 의문만 생긴다.
늙고 나이 많음이 추한것이 아니고 타인에 대한 배려 없고, 관심이 그저 호기심으로만 왕성하다면 그림이든 글짓기이든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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