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피는 꽃/나는 나

10 월31일

레이지 데이지 2023. 10. 31. 11:18


시월의 마지막 날은 언제나 힘들다.
어제는 무리했다.
창신동을 돌고...그리고 저녁 늦게까지 머리를 썼다. 안쓰던 머리를 쓰면 어지럽다.

기억을 다 잃을 그 시점이 되어도, 그때도 어쩌면 할로윈데이를 읊졸이지 않을까.

기억은 추억이되고
추억은 마음공책에 감성만 촉촉하게 남는다.


<2022>
시월의 마지막날.
성품이나 생활루틴을 변화시키는 방안을 생각하면서 ...





<2021>
어제가 전시 마지막인줄알고
부랴부랴 전화넣었더니 2틀 연장하신다니..

세상에나, 가을이 우면산에서 머물고 있었습니다.

큰키에 낭낭한 젊은 목소리의 안영찬 화백님
사모님은 옆에서 온갖 수발을 다 들어주시고 계시더군요.

다녀와서 기쁘고
만나서 반갑고
아름다운 작품을 보니 좋고 인드라망이 철철 넘쳤습니다.

....안영찬 화백님  서울전시 #갤러리반포대로5
부산에 가믄 놀로갑시다!!!!




<시월의 마지막 토요일 >

#미아사단

아리미샘은 건강이 안좋다고 하면서
꽃피다갤러리_평화와통일을담다 에 모두 함께 오셨다.

의리가 넘친다.
무엇보다  모두 건강만 하셔라!!

photo by 아리미 이정환 ,  성유나




<2020. 오늘 무엇을 했다.
       #58_인연의늪에서 허브적.>

괴롭고 외로운 시월의 마지막날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할로윈데이가 요즘  우리나라 젊은이도 해외에서 익숙하여 점차로 인기가 있나보다.

전철타고가는데 한꼬마가 낫같이 생긴 사슬을 들고 혼자 놀고있다. 옆에서 들어보니 가볍다. 플라스틱인데 진짜같은 색을 냈다.

몇년전 엄마가 돌아가시고 적막 강산속에서  세상이 싫어졌다. 사실 그때는 엄마의 선종보다 일신상 어처구니없는 웃긴 일들이 누적되어 겹치고 겹친 시기였다. 슬픔보다 허망한 생각이 더 컸다. 죽는게 낫지 않을까 생각할때였다. 주위에서는 환경에 변화를 주라고 해서 장기여행을 계획했다.

마침 중국에서 업무로 알게된 사람이 아주 오랫만에 연락이 왔다. 중국남경으로 어학연수를 떠나자고 한다. 어학연수는 하면서 포스트를 남경에 두고 그 주변 특히 서쪽 으로 탐방하자고 한다. 사실 걸릴것이 없는 홀홀단신이니 쉽게 결정을 내렸다. 대범하게 통장들을 싹 정리하고 집은 살던 그대로 놔두고 꽃나무들은 어쩌나 하면서 먼지와 함께 문만 잠그고 떠났다. (다녀와서 신용불량자 되다.)

남경사범대 기숙사에  숙소를 정하는데 방친구를 외국인으로 선택했다. 종교불문, 인종불문, 나이불문(나보다 많을 수가 없겠지.) 도착하여 보니 다 예약된 방으로 가는데 28살 그녀만 방이 없다. 기숙사 예약을 못 했다나 어쩐다나...난 아직 외국인이 안들어와 반쪽 룸메가 빈 상태이고  그래서 그렇게 그녀와 지내게 되었다. 숙소 일용품을 카르푸에서 사고 그녀에게 중국돈을  빌려주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난 후에 그녀의 엄마와 오빠가 와서 청소하고 돈도 주고 모 그러고 갔다. 그들은 시내 호텔에 머문다고 한다. 몬가 잘못되어가는 룸메같은데...그녀는 엄마가  없는 살림에 오빠만 위하고 오빠만 북경으로 유학 보낸것에 질투하여  열심히 알바하여 돈 모아서 어학연수를 왔던 것이다. 거기에 오빠는 곧 결혼하는데 전세집에 방이 여유가 없다는것이다. 그래서 연수를 핑계로 독립을 하는것이다. 원래는 식구들이 모두 같이 오기로 했는데 엄마가 오빠한테 먼저 가느냐 따로 왔던거다.

그들은 정리를 대충하고 가면서 아줌마와 잘 지내라고 한다.  그말에 아주머니도 아니고 아줌마라니...것도 인사도 없이 갔다. 따지면 난 그녀의 엄마보다 더 나이 먹었을지 모른다. 엄마의 인성이 보였다.

그녀는 새벽5시면 일어나서 2시간정도 욕실을 차지하고 짙은 스모키 화장을 하고 향수로 다시 샤워하고 손바닥만한 치마를 입고 킬힐을 신고 등교한다. 난 5시에 일어나 1층 로비에 있는 화장실을 갔다가 운동장 한바퀴 돌고 들어와서 간단하게 정리하고  식당가서 죽 한사발먹고 교실에 간다.개강전 간단한 교실배정 시험을 보았다. 그녀는 1학년1반 생 기초반이고 난 7반으로 배정 받았기에 서로 얼굴 부딪치는 일은 없다. 그리고 그녀는 낮에는 너무나 바쁘고  난 한국인 학생 어린애들 사이에서는 왕따였다.  불편하게 굴었나? 그 어린 얘들은 이상하게 점점 멀리한다. 그러는게 오히려 편했다. 암튼 그녀하고는 냉담하고 냉냉한 사이로 방만 같이 쓰고 있다.  나는 학교 주변 문방구 아줌마나  간식 아저씨나 과일가게 점원들과 말을 하고 살았다.

그래도 울적하고 공부도 안되어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거리를 방황도 하고 운동장을 거닐어 보기도 하고  바케트빵집에 죽치고 앉아서 책보고 혼자서 그야말로 지랄발광하고 지내고 있었다.

어느날 저녁에 지쳐서 초죽음으로 방에 들어오는데 무슨 축제가 진행중이다. 학생들이 어느 방하나를 내고 서로서로 술과 과일 그리고 분장들...평소에는 근엄한 이태리 남자도(그도 늙은 학생)... ...러시아도...전부...장난과 함께!! 해피 할로운 이라고 졸지에 참여하여 같이 놀게 되었다.

즐거운 경험을 하고 아이넝(爱能) 이라고 하는 춤추고 술 마시는 주바(酒店)에 가자고 해서 그 분장 그 모습으로 전부 그곳에 갔다.  ​이곳은 외국인은 그냥 입장한다.  밤3시가 넘도록 돌아 다녔다.​ 그리고는 아침이다.

그 다음날부터 우울증이 사라지고 터키. 케냐. 인도네시아. 가나. 차드. 멕시코. 독일. 태국 세계 각 나라 아이들과 말하면서 그들의 미래에 대한 꿈을 들으며 지냈다.

사람의 관계는 우연히 만나 관심을 가지면 인연이 되고 공을 들이면 필연이 되는듯 하다. 아직 필연은 없이 인연만 남아있다.

할로윈데이가 오면 얼굴도 흐릿하고 이름도 가물되고 그저 아스라이 그리움만 남긴다.  외로움은 누군가가 채워줄수 있지만 그리움은 그때 그 순간이 아니면 채울수 없다는데... ​

지금 이 시간에 열성적으로 치열하게 사는것이 최선이다.




<2017. 지금도 기억하고 있었요.>
시월의 마지막은 만성절이다

2년전 2015년은
난생 처음 할로윈 데이를 재미지게 보냈다. 내 직업이 직업인지라 이 날의 의미보다는 아이템개발과 일이 우선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할로우윈데이는 영어 Halloween day 에서 온 말로 만성절 (萬聖節)이라고 한다. 악귀를 물리치고 여러 혼령들을 위로한다는 의미의 절기인데  원래 고대 켈트족의 위령절에서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스도교의 모든 성인을 기념하는 축일로 가톨릭 교회 에서는 <모든 성인의 축일>이라고 한다. 영어로는 All Saints Day. 또한 일반적으로 할로우마스(Hallowmas, hollow는 앵글로 색슨어로 <성인> 이라는 뜻)이라고도 한다.

11월 1일은 2월 2일, 5월 1일, 8월 1일 과 함께 대부분의 생활을 목축에 의존 하고 있었던 이교도(?)시대의 4대 제사 요일의 하나로, 새로운 해가 시작하는 날로서 가장 중요한 날이다. 그 전야인 할로윈은 새 불을 피우는 날로서 성대한 화제(火祭)불의 축제가 행하여졌다.  그래서 폭죽이 성행이다

농민은 불을 피워서 선조의 영을 인도하고 악마를 쫓았다. 이 날에 죽은 자들를 제사지내는 습관은 유럽 전역에서 널리 행하여졌는데, 교회는 이런 이교의 관습을 제지하기 위해서 만성절을 정하고, 또한 다음날 11월 2일을 만령절(萬靈節, All Souls’ Day)이라고 하였으며 영국에서는 축제의 관습이 가이 포크스 데이(11월5일)에 남아있다.>>

그것이 유럽과 미국을 거쳐서 요즘에는 우리나라에도 할로윈데이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는데  그때 중국 남경에서 외국..유럽학생들이 다수 와 있기에 울 나라 학생들과 업결에 끼어서 나도 기꺼이 즐거웠다.

공부가 안되어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거리를 방황도 하고 운동장을 거닐어 보기도 하고...혼자서 그야말로 지랄발광하고 지내고 있다.

그래서 저녁에 지쳐서 초죽음으로 방에 들어오는데 축제가 진행중이다.
820호 학생들이 방을 내고 서로 서로 술과 과일 그리고 분장들...평소에는 근엄한 이태리 남자도...젬난 러시아도...전부...장난과 함께
즐거운 경험을 하고 아이넝(爱能) 이라고 하는 주바- 테크노 클럽에 가자고 해서 그 분장 그 모습으로 전부 그곳에 갔다.

그리고 ...ㅎㅎ
​암튼 3시가 넘도록 돌아 다녔다.​ 그리고는 아침이다.​​

그런적이 있었다는  그 날이 간다.




<2016년>
용수의 사유 귀동냥 4번째 시간이 될려면 시간이 넘쳐 조계사에 앉아 있었다.

국화향과 뇌세척하는 경소리로 먼저
코와귀를 열어 놓고 있다.

혹세무민한 시절이 어디로 흘러가든지
밥먹고
잠자고
등 뜨시게 지내야하는데...

탐하는 마음만 없어도
어리석음은 벗어나겠지 싶지만,

동그라미는 커녕 안정된 삼각형도 들썩인다.

일체무자성이 공성이고 연기라함은 그 모꼬.

밥 잘 먹고
잠 잘자고
등 시리지 않게 하여 주시기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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