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間)에서 엿보기/길 위의 지나 간 이야기

[20100724]7월 여름 피서 계곡 트레킹

레이지 데이지 2010. 7. 27. 22:14

 

홍천 용소 계곡은 철저하게 사람의 손을 탄 계곡이 아닌 잘 보존된 원시자연 상태로

그야말로 인공적인 손때가 묻지않은 날것 그대로의 좁은 길이 물길을 따라 이어진다.

지치고 상처받은 도심의 영혼을 치유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병원은 없을 성 싶다.

차가 못가고, 핸드폰 안터지는 곳을 오지라고 한다면 용소계곡은 오지중의 오지다.....

용소계곡은 농축된 초록의냄새가 진하고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의 싱싱한 피톤치드가 지배하는 땅인 것이다.

 

 

7월 정기 도보여행

        1, 제목 : 홍천 여름피서 홍천계곡 트레킹~~!
        2, 일시 : 10년 7월 24일(토)

                     장소- 강원도 홍천군 내촌면 --> 두촌면 (백우산 용소계곡)
        3, 코스 : 가족고개->가족동->군유동입구->연순행씨농가->금산이터와폭->괘석리 3층석탑->경수골->두촌면 지은리
        4, 거리 : 약 18km
        5, 소요시간 : 약 6시간 30분(점심시간 포함)
        6, 참가인원 : 136명
        7, 진행자 : 산동무

 

 

 

 

 

 

 


 

 

 

                                                           <갈무리님의  사진 중에서 용소계곡의 멋진 피날레>

 

산은 비온 후거나.. 비가 적당히 쏟아질 때가 참 좋다

특히 촉촉한 느낌의 물기 머금은 산의 공기는 도회지의 건조한 일상을

일시에 털어 낼 것만 같은 기분이다

어렸을 적..혼자 산에 올랐다가  운무에 덮인 산에서 너무 아름답고 기쁜 나머지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아니 슬퍼서 울었다고 해야하나?

여전히 도시 주변만을 배회하는 친구들이 느끼지 못할 자연의 느낌..,

이 아름다움을 같이하지 못한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난 산에서 유년을 보낸 덕에 바람과 구름의 모습으로 비를 알고.

산딸기. 머루 다래 꾸지뽕등을 따 먹으며...자연과 친하게 지냈던 것 같다

 

그런 내게 오랜 도회지 생활은 산행의 기쁨과 여유로움을 찾아 나서던 여행의 참맛을

급박한 일상에 숨기고 산지 오래 되었다

작년 부터 몇차례 나선 "나길도"는 이름에 걸맞게 다시 자연과 나를 만나게 해준 계기가 됐다

 

홍천의 용소계곡

까맣게 변한 질펀한 흙을 밟는 느낌도 좋고

물기를 머금은 습한 공기의 달작지근한 나뭇잎 향기가 코끝을 혼미케 한다

실로 오랫만에 보는 다래덩굴이 키큰 나무를 휘감고 올라 손바닥만한 하늘이 높이 올려다 보이고

바로옆 계곡에선 어제 온 비로 물살은 힘이 넘쳐 아우성이다

구비마다 만나는 계곡의 모습은 여러 형태를 보여준다

우리가 걷는 길은 계곡의 옆을 따라 돌아 헤어졌다 만남을 반복하고..

우리들의 쉼의 공간이 될 넓다란 마당은  새로운 감성과 감동을 주는 선물같았다

시원한 물살에 발을 담그니 깊은 물속으로 빨려 들 것 만 같다

몇 번이고 쉴 때마다 우린 계곡에 발을 담그며 더위도 쫒고  도시에 찌든 시름도 쫒는다

좁다란 길을 따라 갈때 무릅과 팔에 스치는 야생화와 나뭇가지들의 촉촉한 느낌이 살속에 스며들고

숨차게 가파르다가도 숨고를 툭트인 곳이 나서는 변화 무쌍한 그 길은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즐거움을 준다

 

원시의 숨결이 아직 머물러 있고 차마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못할  야생 숲의 향기..

자연은 가까이 있는 사물들과의 간격을 촘촘히 얽어 매는 것 같다

흥에 겨워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이 숲과 하나가 되서

계곡의 물소리와도 함께 어우러 진다

계곡에서의  키타반주에 맞춰 부르는 노래 공연을 보니 역시 멋을 아는 사람들이란 생각이 든다

손과 손을 맞잡아 주며 개울을 건너야했던 기억은 용소계곡의 기억을 오래도록 기억케 할 멋진 피날레가 된다

자연 속에 오면 ..모두가 하나가 되고 아름다워 진다

계곡 가까운 마을의 과일과 들에 자란 무성한 채소들 마냥

그 곳에 사는 사는 사람들의 마음도 풍요롭고 초록 색이리라

마음은 이미 조그만 이 마을에 귀농의 터를 잡고 말았네...ㅎㅎ

 

이 멋진 행사에 수고해 주신 운영진..

맛난 점심이란 미끼를 던진 산아가씨의 유혹에 못이긴 척 넘어가

어렸을 적 소풍 때처럼 들뜬  트레킹의 즐거움...

아직도 내 귀에 남아

용소 계곡의 거칠고 힘쎈 물소리가 도시 소음을 덮는다

.............................................................................한산아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