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間)에서 엿보기/난민처럼 떠나는 여행

돌리고 돌려...

레이지 데이지 2009. 9. 6. 08:55

 

돌고 돌면서 어렵게 아빌라에 들어왔다.

일단 공영주차장에 차를 안전하게 세워놓고

어렵게  구한 숙소는 신시가지를 가로 질러 갈 정도 멀찍이 떨어져 있어

꽤 많이 가야 하기에 침구 정도만 들고 가야만 한다.

빗방울이 솔솔 떨어지는 데에도 젊은 아이건, 늙은이건 사람들이

전부 거리에 쏟아져 나와 있는 듯하다.

쇼핑거리도 제법 화려하고, 카페에서 흐르는 음식냄새가 시장끼를 자극한다.

교수님이 저녁을 사러 가자고 하기에 작은 슈퍼를 어렵사리 찾았는데

주인 아저씨가 전혀 영어를 못해 손짓과 몸짓을 하고 있는데

마침 물건 사러 온 잘 생긴 현지인  남자가 리들 잉글리쉬 하기에 도움을 받았다.

잘 생기고 친절하여 마악 사귀자고 말 할려고 하는데

옆의 교수님이 방어막을 작동 하신다.

일단 저녁만 장만하고 아침은 몇 시에 문을 여는지 그것까지 확인하고

나오는데 바이바이 그 말이 목에서 걸린다.

아쉬어서...

토욜 밤의 문화를 이국에서 보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착각하는데


2월4일 일요일 햇빛쨍쨍

아빌라-카세레스-포루투칼입국(몬살레스)

 

아침 역시 서양식으로 한다고 하기에  늦잠을 잤다.

아침까지 잔잔하게 비가 온다.

(난민 여행 불법 동행은 비였다.)

가수 비였으면 열광적인 환영을 했겠지만...

눈꼽도 떼기전에 빵을 사러 갔다.

이쪽 사람들이 볼 때에는 신새벽 찬비를 맞아 가며. 

 

우선 Santa Maria 교회쪽으로 걸어 갔다.

꾸불 꾸불한 골목길을 가다가 일행을 놓치고 그냥 혼자서 교회안을 들어 갔다.

마침 특별 미술품 전시기간이고 일요일이라 무료입장이다.

횡재다...

혹시나 하여 불안 해서 얼릉 대강 보고 나오니 입구에 전부 모여 나를 기다리고 있다.

상황을 말하니 전부 다시 들어가서 찬찬이 보고 만지지 말라 해도

슬쩍 슬쩍 만져가면서...

엘 그레코 작품1점을 보았고 제법 쏠쏠한 눈요기를 했다.

그리고 바로 그 옆에 귀족의 성관- 모로인이 세웠던 궁전터에 자리잡은

돈 많은 귀족이 민예품과 로마시대유물을 개인 박물관으로 만들어 박물관으로

개관했다.

고딕과 이슬람양식이 절묘하게 조화된 아담한 집 같다.

닭벼슬 풍향계가 유명하다고 했으나 끝내 보지를 못하고 .....


Caceres는 1986년 구시가지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고 한다.

12시 넘어 도착하니 햇빛이 찬란하다.

거리의 가로수가 오렌지 나무이다.  

주홍색 오렌지가 주렁주렁 달려있고,

푹 푹 떨어지는 소리가 도시의 적막을 일깨운다.

낙과조차 집어가지 않고 일요일이라 아저씨들이 청소를 안해서인지

오렌지가 지천으로 흩어져 있다.

청계천의 사과나무 고통을 생각하니 이 오렌지들은 목숨이 강하다.....

 

국립 고대 로마박물관은 그냥 들어가라기에 공짜인가 했더니 점심시간이 다 됐다고

선심 쓸려고 그랬나보다. 10분은 커녕 5분 구경하고 쫒겨났다.


조금 더 가니 원형극장과 로마시대석주가 그대로 남아있는 극장 일부분 역시

점심시간이라며 문을 전부 잠그고 경비들이 실실 웃으며 오후 4시에

오픈하다고 하니...

철조망 사이에 사진을 찍는다 한바탕 나리 부르스를 치고

점심을 바게트 샌드위치를 사 먹을려고 빵가게에 들어서니 동났다고 한다.

어쩔수 없이 길거리 카페에서 하기로 한다.

세트메뉴에서 커피나 콜라 대신 beer ok? 머리를 좌우로 흔들거려

싫다고 하는 줄 알았는데 큰 잔에 생맥주를 따라준다.

감자 튀김을 무쵸 무쵸 (마니 마니)하니깐 여자들이 나를 아주 귀엽다는 식으로

퍼준다.

벌건 대 낮에 태양이 내리쬐는 한 낮에  션한 맥주를 마시니 기분좋다.

계산 할때 음료 2개가 안 나왔다고 하니 감자튀김을 덤으로 준다.


도중에 이름없는- 알 수 없는 성이나, 폐쇄된 낡은 수도원을 보며서

해가 지지않은 서쪽으로 달린다.

포루투칼에 가기위하여.


교수님이 그 길 뿐이 없어서 그래겠지만, 도로가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엉망진창 진흙탕속으로 들어섰다.

설마 신발 벗고 차를 밀어야 하는 사태는 안 생기겠지 하면서...

사람들은 초조해하고, 차는 차대로 부릉대며 지겨워 한다. 

저 앞 쪽에서 이쪽 사람들 승용차가 온다. 휴 다행이군.

잘못 들어온 길은 아닌데 반신반의 하면서 끙끙 차를 몰고

우리들은 차안에서 무게를 줄여 준다면 엉덩이를 들고 가고 있었다.

겨우 탈출하고 나니 비로 깨끗해진 차가 늪에서 갓 건진 몰골이다.


소도시를 벗어나 시골길같이 풍치 좋은 곳을 지나니 우람한 성이 나온다.

아직 지지않은 지는 해의 꼬리를 잡고 포루투칼 몬살레스 (에보라) 도착이다.

성안에는 아직도 중세와 같은 생활을 하고

호텔이라 말하기 뭐 한 허름한 민박집이 있는데 엄청 비싸다.

낭만적인 성안에서 잘 뻔 했는데....

이젠 별이 쏟아진다.

양모 마에스터(줄담배 피우는 노년의 여성) 소개한 숙소를 졸레 졸레 35km 쫒아가

신시가지 아주 추운 집에서 잔다.

좋은 점은 주인과 따로 떨어져 있어 약간 편했지만,

시설이 낙후한 것인지, 우리가 전기 먹는 하마들인지 자꾸 전기가 나간다.

들어 올 때 우연하게 눈인사한 중국인 아가씨 방을 두드렸다.

난 ...그녀가 메이드인줄 알고 그랬는데...

부끄럽게도

그녀 역시 손님이고, 자다가 말고 눈 비비고 나왔다.

잠시 여러 가지 이야기한다

상호가 실수로 경보기를 울려서 쏜살같이 주인 보조가 나타나

전기를 정리하고, 중국아가씨도 되 돌아 들어가고

난 애매한 우리 남자애들에게 담배 피지 말고 전기 아껴 사용하라고 했다.

그 애들 표현이  수학여행 따라온 사감선생이라고 한다.

'사이(間)에서 엿보기 > 난민처럼 떠나는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루투칼-리스본  (0) 2009.09.06
포루투칼-신트라  (0) 2009.09.06
생각중....  (0) 2009.09.06
눈에 보이는것이 전부인가...  (0) 2009.09.06
스페인(빌바오)  (0) 2009.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