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間)에서 엿보기/난민처럼 떠나는 여행

자연과의 합체

레이지 데이지 2009. 9. 6. 09:31

2월11일 일요일 흐림


Cadiz-Tarifa-지브롤탈-말라가


카디즈는 기원전10~11C 페니키아 사람들에 의해  건설된 요새이자 항만 도시이다.

아름답다고 책에 적혀 있지만,

우리에게는  별 흥미를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시내중심에 상큼한 꽃가게가 있고 방사선 모양으로 상가들이 운집하여 있어 잠깐

무심코 잘못 골목으로  들어서면 뻥(?)난다. 길을 잃어 헤매게 된다.

일요일이라 벼룩시장이 들어섰는데 소매치기 조심하며 조악하고  허접한 고물들을

보노라니 시간이 아깝다. 게다가 ...헉,  주차한 장소를 찾지 못해 헤매다 마침 현석이 만나서 겨우 돌아왔다. 숑쎔과 바르셀로나에서 지름신을 접하여 저지르기 한 판 약속하고 허접한 물건은 통과하기로 한다. 일단 눈요기로 밀어붙이고 절제하기로 했다.

대서양 파도가 넘실대는 해안 도로를 쭉 따라  내려간다.

여행 처음처럼 다들 꿀을 먹었는지 한 일자 굳게 다문 입들을 하고....


점심을 계란 후라이를 해서 밥하고 먹을 사람은 그렇게 하고

빵 사이에 끼여 먹을 사람들은 또한 그렇게 하기로 한다.

기현이가 처음부터 기분이 좋아서 밥도 먹고 빵도 먹는다며

옆에 붙어서 이렇게, 혹은 저렇게 해 달라고 조른다.

성가신데다 한편으로는 왕창 먹을 나이이니....

난 나대로 괜히 오버되어 자 각자 취향대로 해줄게 하며 큰소리친다.

할 수 있는 것도 없으면서....

잘 하다가 끝에 객기가  슬금 생겨 계란을 살짝 기현이 머리를 쳤는데

순간적으로 파삭  주르르 흐른다.


나; 헉~ 니 머리 왜이리 단단하니...

기현; 왕누나~~~~(차분하게 휴지 집어 닦는다)

     알고 보면 저도 부드럽고 연약해요. ㅎㅎㅎ


사람들 하하 웃고 교수님은 얼른 기현이를 저쪽으로 데려가

옷에 묻은 것을 닦아 주며 무슨 말씀을 하는 듯하다.

혹시 삐질까바...

난 얼른 빵을 후라이 팬에 달구어 버터를 발라 계란을 끼여 준다.

다행이 그냥 장난으로 받아주어 그냥 분위기 상승되어 각자 입들을 열고

떠들며 개똥 마을을-점심을 먹은 그 동네는 사방이 개똥 천지라

우리들이 개똥마을 이라 명명했다- 벗어났다.


날씨가 좋으면 타리파에서  멀리 아프리카가 보인다 했지만 우리에게

그런 기회는 없었다. 유럽의 최남단 지역에 왔더니 폭풍의 언덕에 와 있는듯 하다.

경계선 방향은 군사지역이라 접근 금지이고 그저 허허벌판에  황망하게 서있다.

많은 관광객들이 바람을 가르고, 주차전쟁을 치르며 게시판에서 사진을 찍고

우리는 부리나케 그 곳을 빠져나와 영국 땅을 밣아 보기로 한다.

지브롤탈이 지금 현대에도 영국령이면서 군사요충지이고, 정치적인 곳이다.

요즘은 관세가 없어 쇼핑-담배,술  등등  소비재가 저렴하여 - 천국이라 한다.

그래서 주말에는 스페인 본토 사람들이 물건을 사러 잦은 왕래가 있다고 한다.


크고 거대한 오직 단 한 개로 형성된 석회암 봉우리-Upper rock이 보이기 시작해서

그 위로 올라가는 oneway를 만나기까지 계속 떠들며 1시간 이상을 달렸다.

가면서 창문으로 바다와 바위 그리고 맑지 않은 하늘을 사진 찍는다고 부산스럽고

가까스레 차한대 지나가는 급경사 언덕빼기를 올라가는데 홍콩에 빅토리아 파크

올라가는 듯한 느낌이다. 속된 말로 홍콩 갔었다.

아슬아슬한 초조함이 즐거움으로 표현해도 정상적인 표현이겠지.

교수님은 점점 올라가는 고도와 비례하여 땀을 뻘뻘 흘리고

겨우 도착하니 저무는 노을 속에서 보여주는 저쪽 대륙과 푸른 바다

확 트이는 광경이 속을 풀어준다.

비탈에 선 나무들이 정말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활엽수가 초록으로 싱싱하게 잘난척 으슥댄다.

맞은편에서 차가 오면 밀러를 접어가며 내려가는데 스릴과 서스펜스 그 자체다.

좋은 구경이었고 교수님은 오랜만에 운전다운 운전을 하셨다며 흐뭇해하신다.

캠핑  두 번째 밤은 셀보-말라가 6km 전이다.

해안을 따라서 대서양과 지중해가 접하는 파도를 보니 감격이다.

나름대로 의미를 더하여 생각하면 화합이란 단어가 연상되는데....

우리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융화되기보다 자기가 더 강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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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롤털- 멀리 항만이 보인다.

저녁에 기현이 빨래 할 옷 내 놓으라고 하니 없다며 괜찮다고 한다.

낮에 미안함이 있어 세탁기 돌릴 때 같이 할려고 했는데...


여행 18일째 월요일이다. 날씨 눈부시게 화려하다.


Casares 산꼭대기 언덕위의 하얀 집들이다.

한 할머니가 시장 본 일용품을 들고 너무나 힘들게 올라가신다.

예의 바른 한국의 딸이 그냥 지나 칠 수 없는 일이다.

들어다 드렸더니 할머니가 고마워 어떻게 가라고 무엇이라 말씀하는데

장애가 따로 없다. 듣긴 들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니....

조금 뒤에 알았다. 우리가 가는 길은 막힌 길이고 옆으로 돌아서 가야

낡은 성벽위에 전망대가 있는 것이다.

교수님도 기분이 호전 되었는지 아니면 애써 뭔가 잊으려 하시는지

열심히 사진에 몰두 하시고  찍으신다.


Ronda 에 들어선다.

지금은 시즌이 아니라 굳게 닫은 투우장이 우리를 덤덤하게 반긴다.

제대로 형성된 크고 우람하고, 나무색이 아주 이쁘고 자연스럽게 퇴색되어 있지만

볼 것 없는 빈 공간을 입장료 받고 사람들을 받는다.

에라이... 놀부놈들...

인포메이션에서도 큰 소득 없이 나오다 슬쩍 책자를 집어 들고 나왔다.

마침 그 앞에서 교수님이 현지 남자 학생을 붙들고 이곳 시내에 대하여 물어 보신다.

그 학생이 우리를 중국인으로 보았는지 중식식당을 가르쳐 준다.

신도시를 가로질러 그 곳을 찾아가는데 도시지도를 참 잘 만들었다.

지도만 들고 다녀도 어느 곳을 원하는 대로 가도록 그려져 있다.

원래의 정보는 1인 5유로 정도 였는데,

세트메뉴를 시켜  엄청 비싼 점심을 먹었다.

계획에 어긋난 과지출이 발생되어 통역이 잘못된 것인가 미안하여 나중에 살짝

기현이 에게 물어 보니 우리가 몇 칠 동안 값싸게 살았기에 대차대조가 잘 맞았다고

한다.  점심후 각자 자유 여행으로 흩어 졌다.


론다 산지에 과달레빈(Rio Guadalevin) 강이 만든 깊은 협곡에다가 돌다리를 만들었으며 그 다리아래 협곡 속 100m 아래는 지하 감옥으로 만들어 사용 했다고 한다.

입장료 2유로 이다.

숑쎔하고 일직선상으로 시내를 관통하며 걸기로 한다.

옛날 궁전, 성당-모스크가 있던 자리에 기독교 교회를 지었다고 한다. 

전부 소소하게 입장료가 있어 겉만 보고 한 참 수다 떨고 있는데

앞에 여학생 셋이 한국 사람이다 하며 반긴다.

친구 셋이 배낭여행 왔다는데 안내책자를 숙소에 두고 와 난감해 하고 있다고 한다.

아까 그  i-센타를 알려 주었다.

쏭쌤도 간만에 싱싱한 아이들을 보니 상쾌해 하는 듯 즐거워 보인다.

우리 얘들하고 같은 또래인데.... 만나서 미팅 하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낡은 성루를 밣고 아래쪽으로 내려오니 다리의 아래쪽으로 협곡을 밑에서 위로

바라보게 되었다. 파노라마 광경을 보게 되어 흐뭇해하는데

아까의 그 여학생들을 다시 만나고 교수님도 만나 보게 됐다.

근데 집에서 전화 왔다고 해서 깜짝 놀랬다.

무슨 일이 있나...

이번에는 비행기 표도 없어 중간에 되돌아가지도 못 하는데...

집에 전화 해 달라고 하는데.... 걱정이 되어 전화 할 수 가 없다.

쑝쌤이 전화 카드를 빌려 주어  성공적으로 통화했다.

아주 짧게 간단하게~~별 일도 아닌것을 겁만 먹었다.

이 은혜를 무엇으로 갚을런지...


마트에서 시장을 보고 부산하게 저녁을 준비하고 그 와중에 모녀의 엄마가

자기 생각 속에 전념 하더니 우울 모드로 간다.

난 내게는 갈고리를 던지지 마소서 기도를 올리는 심정이다.

슬쩍 슬금 눈치를 보는데

그러나, 일어날 일은 언제가는 꼭 일어나게 되어 있으니...

자기는 이제부터 전적으로 식사 준비에서 손을 뗀다고 선언한다.

그럼, 내가 하지 뭐.... 밥은 전기밥솥이 하고 국이나, 찌개는 집에서 하듯이 하고

설거지는 다 남자들이 하는데...할 일도 없구만.... 정리만 하겠다고 하는데...

별 다른 생각이 안 든다. 그렇게 하지 뭐....

송쎔은 저녁을 원래 먹지 않는다. 과일이 있으면 그 것으로 족하다고 한다.

그래서 저녁 대신 아주 간단하게 둘이서 생맥주 한 잔 했다.

오늘 자연이 준 멋진 감동에 대하여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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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다의 협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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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예보 다리-밑으로 지하감옥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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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다의 빠라도르-오래된 성,궁,등을 개조하여 현대식 호텔로 만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