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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시대

레이지 데이지 2018. 9. 17. 02:58

<황금시대.>

중국의 격동기에 격랑속에서 꽃잎처럼 살던 샤우홍(萧红)의 이야기이다.

영정사진속의 주인공이 마치 독백을 하듯 자기 소개하는데 영화의 첫장면이 서늘하다.

그리고 다큐찍는듯이 주변지인들이 회상과 증언방식이었다. 하얼빈 옆 후란강변에서 음력 단오 양기가 절정일때 태어났지만 웬지 겨울같은 성장기이다. 아버지는 냉정하고 타인에 대하여 무심했다고 한다. 엄마가 8살쯤 돌아 가셨는데 그후로 더 심한다.

할아버지는 어른이 되면 다 좋아질것이라 하면서 다정하게 어여 쑥쑥 크라고 했는데

끝내 어른이 되지못한듯 좋을것이 하나도 없다.

 

20살에 유부남 친척오빠와 집을 나왔는데 결국 그 일로 아버지하고는 죽을때까지 얼굴을 안봤다고...

이유는 학교 졸업과 동시에 얼굴도 모르는 남자에게 시집가라고 하니 그건 그 시절에는 비일비재였었다지 아마도.

 

그 일로 집안은 망했다고 한다

교육공무원이었던 아버지는 학교에서 내좇김을 당하고 단 하나뿐이 남동생은 주변의 조롱에 제대로 공부를 못하고..떠돈다.


동네에서는 악녀로 낙인찍히고 집나와 떠돌다 원래 약혼했던 남자하고 다시 만났는데

결국 그 집안역시 완강한 반대끝에 일족 모두가 바람처럼 사라진다.

둘이 지냈던 여관비를 못내서 볼모로 잡혀있던 그녀는 만삭이었다..결국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20세에 사랑을 선택하고 아이를 낳고 그 아이는 낳자마자 남에게 양자주고

20대중반에 문필가가 된다.

 

영화 한장면속에 루쉰이 나온다.

그때 그는 촉망있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책도 내게끔 주선하고 그랬다고 한다.

 

原名张乃莹(장나이잉)본명인 그녀는

홍콩에서 병으로-폐결핵으로 죽을때가 전쟁통이라 가득이나 어려운 시절에 여기저기 병원을 전전하다가 그만...31살이라고하니 ...아까운데 사실 더 살아봐야 고생이다.

끝까지 옆에서 돌바준 남편이 있고 문우였던 사람은 샤우홍 사후 5년뒤에 처음으로 전기를 썼다.

 

살아간 모습이 지독했는데 제목이 황금시대라니...

역설도 독하다.

 

얼굴이 하얗고 눈이 크고 창백한 샤오홍은 우쨌든 사랑속에서 죽었다.

 

영화를 보면서 어제 두부 모임을 생각하니 자글자글 끓인 된장시래기가 생각나고 먹고 싶었다. 속이 개운하게

작년에 받은 선창마녀표 된장시래기가 한주먹 남아있는데...

거기에 아끼고 아낀 올해표 얼갈리 우거지를 썰지않고 긴 둥치그대로 한 주먹 넣고

자박자박 졸였다.

 

하얀 쌀밥에 양념 잘 배인 된장시래기 먹으며 가을비 추적대는 소리를 듣는다.

 

그렇지 모

내게 있어서 황금시대는 지금이구나 싶다.

청동시대도 가끔은 이리 속편할때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락이요 이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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