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에 만난 개싸가지는?
<괜한 짜증 >
타인에게만 마음을 쓰면 자신의 발목이 잡힌다. 자신의 의지만 주장하면 옹색해진다
- 나쓰메 소세키 -
지난 가을 파주 금정굴에서 1년에 한 번 지내는 위령 추모제가 있는 날이었다. 위치검색을 잘못하여 엄한곳으로 갔다. 주엽에서 대곡역 으로 되돌아가는 열차를 탔다. 촉박한 시간과 나의 멍청함으로 짜증과 조바심을 내는데 옆의 아줌마가 나를 툭 치며 말한다.
-그리 발을 꼬고 앉으면 자세가 안 좋고 어디도 안좋고 여기도 안 좋고....안 좋고...안 좋고...
다리를 풀고 발끝을 톡톡 떨었다. 다다닥 ...살살 떨려고 손을 움켜주는 찰라에
-그러면 복 나가요.
아주 작고 평이한 목소리로 최대한 억제하며
-그렇게 보이는대로 하고픈 말 다하고 살고싶은가요?
못 알아듣고 되 묻는다.
-네?
-세상에 모든 사람에게 하고픈 말, 하고픈 대로, 보는 대로 말하고 싶나요? 조금 참아보세요.
옆의 아줌마가 부르르 대면서 내가 몰 잘못 했나요..징징댄다.
-잘 생각하세요. 잘 잘못 말고 당신의 입을요.
얼른 대곡역에서 내려서 탄현으로 가는 전철방향으로 갔다. 이미 행사는 진행중이고 가봐야 끝나고 있겠지. 체념에 가까운 심정이 되니, 나머지 가는 시간내내 나 역시 내가 한 바로 그 말에 반사(反射)되어서 피 철철 흘리며 간다.
나자신에게 해야 짜증을 넘에게 했구나.
그럼 2023년의 개싸가지는 ?
<한 밤중의 추격>
우리 아파트단지는 역과 연결된 다리가 있고 그 다리끝에는 각기 승강기가 설치되어 달려 있다. 동네 승강기임에도 가끔씩 엄청 더럽다. 내꺼만 아니면 모조리 더럽게 하는 파괴 본능 이 있나 보다. 어쨌든 계단 보다는 편해서 거의 외출시 항시 사용 하고 있다.
지난 저녁에 승강기를 타고 1층을 누르고 문이 스르르 닫히는데 갑자기 없던 남자가 순간 낑겼다. 얼른 열림을 눌러 줬다. 몹시 얼굴이 커다란 험상스런 표정에 냅따 소리친다
-사람 타는데 왜 닫힘누르는거야? 18, xyxz...
(생긴대로 말하는군.) 내 손가락은 공중에서 얼름땡 상태이다.
- 닫힘 안 눌렀어욧. 열어줬잖아욧. 욕은 ...
다음 말을 할려고 하는데 앞의 여자가 내가 눌렀어요. 뒤 돌아있어 안 보여서 그랬어요. 사분사분 나긋나긋 말하는데 모두 조용하다.
문 열려 막 나가는데 그 여자가 싹 나의 오른 팔을 잡고 걸어가며서 인상 안좋으니 그냥 같이 가여 한다. 저런 사람은 상대해야 손해이지요. 그런 상태로 놀이터앞 갈림 길 까지 와서 헤어져 갔다.
무슨 귀인인가...천사인가.
이건 무슨 역 데쟈뷰인지...
지난 겨울 무지막지 추웠던 밤의 귀가가 생각 난다.
파주일대 겨울사진 다 찍고 날이 넘 추워서 두푸리없이 그냥 헤어졌다. 서울 방향은 같이 전철을 탔지만 난 백석에 사는 언니와 저녁 약속이 있어서 들렀다가 가기로 했기에 중간 에 내렸다.
언니는 집에서 만든 만두와 각종 밑반찬 김장김치..등등 가방 한가득 싸주었다. 엄청난 추위를 무릅쓰고 집으로 간다. 이고지고들고 집으로 간다. 꼭 여자놀부같았다.
예의 그 엘리베이터를 훅 뛰어 탔는데 먼저 탄 녀자가 몸을 진저리 치더니 저리 떨어지라고 소리치며 왜 건드리냐고 뒤돌아본다.
( 작은 여자라 안심했냐?) 난 겨우 문이 닫치는 쪽에 서 있는데 어쩌라구 하면서 뒤로 한 걸음도 못 가고 있다가 짜증 한 가득으로
- 도돼체 몇살이데 이리 소리치고 반말이얏!!
- 먹을 만치 먹었다. 왜
- 먹을만치 먹었는데 이 모양이야? 어디사는데? 몇동 몇호에 사냐? 이 아파트 에서 40년 사는 동안 이런 무례한 것 첨 본다. (이건 아닌데...아무 말로 소리 칠 일이 아닌데
이 여자 문이 열리자 막 뛴다. 도망치듯 가며
- 너 미쳤군. 몇 동은 알아모해.
뒤따라 나도 달리면서 소리 소리친다.
- 같이 미치자. 니네 식구들이 너 미친거 아냐? 경비에게 알려서 이 아파트 전체가 너 조심 하라고 할테다. 어디살아~~?
고레고레 소리치니 이 여자 더욱 더 빛의 속도로 달린다.
막 쫓아가면서
-너 그렇게 살면 안돼!
-너나 잘해.
어둠속으로 그녀는 쥐새끼 달리듯 달려가고 나는 갈림길 놀이터앞에서 0.00...1초 망설이며 그렇게 살지마... 소리치다가 순간 웃음이 나와 숨차 헐떡이며 아주 크게 웃었다.
어둠은 까맣게 깊고 이 난리 이야단 이추위에 아무도 내다보지도 관여하지도 않는다.
집으로 가는 길에서도 두어번 더 크게 웃었다. 집에 들어와서도 미친듯 씩씩대며 웃었다.
이 속 후련한 느낌은 몰까?
하루를 잘 마무리 했다고 하는것은 집에서 이불속으로 들어가도 모르는 일이다.
'느리게 피는 꽃 > 나는 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이 올때. (0) | 2023.05.16 |
---|---|
4월30일 (2) | 2023.04.30 |
<곱싸리 숙경> (0) | 2023.04.21 |
무사고 안전 제일주의 (0) | 2022.04.28 |
2022년 선거_결과에 놀란다. (0) | 2022.03.10 |